[이강재의 임상 8체질] 時代의 脈絡을 짚다, 宋康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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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의 임상 8체질] 時代의 脈絡을 짚다, 宋康昊
  • 승인 2020.02.2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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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이강재

mjmedi@mjmedi.com


8체질의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_10

세상을 바라볼 때 나는 항상 체질이라는 안경을 쓴다. 인물을 관찰하면서, 호기심이 생기거나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사람을 집중적으로 탐색하고 그의 체질을 추정해보는 것을 즐긴다.

배우는 다른 사람의 삶을 표현하는 예술가이다. 그래서 작품 속에서 연기를 통해 드러나는 것은 보통 원래 그가 가진 특징은 아니다. 작품 홍보를 위한 인터뷰에서는 배우 개인보다는 작품이 주제가 되는 때가 많으므로 개인적인 특성을 표출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종종 대담자의 관심과 능력에 의해서, 그 배우가 삶을 살아가는 태도나 성향 등 그만이 가진 특성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런 인터뷰 자료를 가려 뽑아서 인물과 체질을 분석한다.

 

(1) 매울 신(辛)

유해진(柳海眞)은 1997년 「블랙잭」에서 ‘덤프1’ 역할로 데뷔한 이후에 단역과 조연을 거쳐 충무로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송강호와 유해진은 20년이 넘게 인연을 맺었지만 연기를 통해 만난 것은 2014년에 찍은 라면 광고1)가 처음이다. 그리고 영화로는 2017년에 「택시운전사」에서 함께 연기했다. 2010년 2월 4일에 개봉한 「의형제」를 2009년에 촬영할 때, 유해진이 세트장이 있는 남양주종합촬영소에 찾아 가서 송강호의 연기를 몰래 훔쳐보기도 했다는 것이다.

갑골문(胛骨文)2)은 한자(漢字)의 기원에 대해 알려준다. 그리고 금문(金文)3)으로 이어진다. 갑골문과 금문으로 남은 글자 중에 해석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매울 신도 그런 문자다. 학자마다 의견이 제각각인데, 기존의 해석은 형벌용 칼이나 꽃의 씨방을 형상했다는 주장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것은 ‘맵다’는 의미와는 잘 연결되지 않는다.

 

나는 갑골문 연구자들이 한자의 기원이 상형(象形)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간과했다고 생각한다. (미리 밝히지만 내 해석이 무리할 수도 있다.) 그림에서 보이듯이 설 립(立)은 사람이 땅 위에 서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간단하고 쉽게, 이 글자를 거꾸로 뒤집으면 매울 신이 된다. 가로지른 어떤 물건에 사람이 거꾸로 매달린 모양이다.4) 그러니까 매울 신은 상형에 지사(指事)가 추가된 것이다. 몽골 유목민에게 배신자는 거꾸로 매달아서 죽이는 풍습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사람이 오랜 시간 거꾸로 매달렸을 때 느낄 수 있는 고통이 신(辛)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즉 신(辛)이라는 글자의 출발은 괴로움이라는 것이다.

 

(2) 체질분석

봉준호 감독의 체질은 전부터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다. MLB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 선수와 외모(얼굴)가 무척 닮았기 때문에 류현진 선수도 같은 체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영화 「기생충」 덕분에, 2019년 5월의 칸영화제 그리고 2019년 9월 텔루라이드 영화제(Telluride Film Festival)에서 2020년 2월 9일의 아카데미 시상식을 향해 이어온 5개월여의 아카데미캠페인 기간 동안 봉준호 감독에 관한 정보가 쏟아졌다. 봉준호 감독의 발언을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창의(創意)였다. 그래서 창의와 그의 체질을 비교적 쉽게 연결할 수 있었다.

나는 송강호가 출연한 영화를 23편 보았다.5) 그리고 늘 관심을 둔 배우라 그와 관련한 자료는 자주 찾아서 보곤 했다. 그렇게 많은 자료를 쌓았지만 그의 체질을 아는 일은 오리무중이었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포함해서 4관왕을 달성한 날로부터 송강호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3) 체질 찾아가기

이번에 분석을 하면서 자료로부터 내가 찾아낸 조각들을 스무고개 방식처럼 나열하면서 그의 체질을 찾아가 볼까 한다.

1) 성격이 급하고6) 결정이 빠르다. 그래서 후회하고 나중에 결정을 번복하기도 한다.

: (○) Pan./Cho./Gas./Pul. (×) Ves./Ren./Col./Hep.7)

2) 표현력이 좋다. 8)다른 사람 흉내를 내는데 자신의 방식으로 소화해서 표현했다. 누구를 똑같이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누가’ 흉내 내는가가 중요하다.

: (○) Pan./Gas./Pul.

3) 내성적인 성격이고, 예민하고 편집증적이다. 9)

: (×) Pan.

4) 송강호는, ‘부친은 교직에 몸담은 적이 있었고 동양화가였고 또 농부였다. 부친의 표현력을 물려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담담하게 말했다. 배우 이병헌이 부친을 포장10)한 것과는 다른 태도이다.

: (×) Pan.

5) 촬영 현장의 분위기메이커이다.

: (×) Ren./Ves./Pul.

6) 고기를 못 먹는다. 받지를 않는다. 회나 생선이나 젓갈 등 해산물을 즐긴다. 「변호인」에서 돼지국밥, 「의형제」에서 닭백숙 먹는 연기가 무척 힘들었다.

: (×) Hep./Cho.

7) 연극영화과에 지원한 입시 면접에서 ‘가장 존경하는 배우가 누구냐’는 물음에 ‘홍금보’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 나는 이 일화에서 송강호의 ‘솔직함’을 읽었다.

8)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고, 박자감각이 없다.

: (×) Col./Pul.

9) 술을 좋아하고 친한 사람들과 술자리를 즐긴다. 용돈을 쓰는 건 거의 술과 관련해서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방에 콕 박혀 지내거나 은둔형은 아니라는 것이다. 배우 이성민 같은 경우에는 ‘사회성이 없다’고 자평한 바 있다.

: (×) Ren./Ves./Pul.

 

(4) 송강호

1995년에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처음 영화 작업에 참여한 이후에, 그의 삶은 ‘영화를 찍거나 혹은 안 찍거나’였다. 영화를 안 찍을 때는 ‘연기의 스승이라고 언급한 신문’을 자주 보고 사회적인 문제에 늘 관심을 둔다. 그의 수상소감이나 인터뷰를 보면 사회 각 분야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과 정확한 인식을 보여준다.

그는 영화 제작 전에 대본 리딩을 할 때, ‘아주 잘 못 한다’고 소문이 나 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오면 신들린 듯한 연기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는 맡은 배역을 위해 해당하는 인물의 직업이나 상황을 경험해보아야 그 역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해당되는 예술분야의 특수성과 미학을 잘 파악”하고, “내 연기의 의미를 아는 것, 그것이 배우의 도리”라고 믿는다면서, 배역을 소화해서 송강호式 캐릭터를 표현하고 창조해낸다.

「살인의 추억」이 크게 히트한 2003년에 송강호는 서른일곱살이었다. 동아일보의 황호택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어떤 누구와도 닮지 않은 자기만의 연기세계를 가진 배우였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후에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서 시대의 맥락을 짚어내면서11) 이것을 계속 증명해 왔다. 그는 다른 어떤 누구로 절대 대체할 수 없는 배우가 된 것이다.

 

(5) 辛은 괴로움

유해진과 찍은 라면 광고는 훌륭한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그가 매운 맛을 좋아하는지, 이와 관련한 자료를 찾지 못했다. 그의 체질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이 질문이 필요하다.

송강호 씨, 당신에게 매운 맛은 즐거움입니까, 아니면 괴로움입니까?

※ 참고 문헌

1) 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영화배우 송강호 『신동아』 2003. 5. 26.

2) 하재봉이 만난 영화, 영화인 ‘남극일기’의 송강호 『주간동아』 2005. 5. 20.

3) 영화배우 송강호씨 음주운전 입건 『한겨레』 2005. 11. 1.

4) 김혜리가 만난 사람, 배우 송강호 『씨네21』 2006. 9. 4.

5) 우리가 잘 아는 사람 같은 동시에 그 모든 패턴을 비껴가는 『씨네21』 2015. 4. 21.

6)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 『일요시사』 (1257호) 2017. 8. 8.

7) 나무위키 https://namu.wiki/w/송강호

 

이강재 / 임상8체질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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