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무오년 역병 3.1 혁명의 도화선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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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정유옹의 도서비평] 무오년 역병 3.1 혁명의 도화선이 되다!
  • 승인 2020.03.2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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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옹

정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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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암은성한의원 원장이자 경희대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사암한방의료봉사단 위원장이며, 서울 중랑구한의사회 수석부회장이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도서비평┃바이러스 쇼크

우리나라의 세계기록문화유산인 승정원일기에서는 역병에 대처하는 조선 왕실의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1742년(임술년) 기근으로 인해 역병이 돌아 죽는 사람들의 숫자를 헤아릴 수 없다는 상소가 올라온다. 당시 영조 임금은 활인서 등의 의료 기관을 통해 백성들을 구휼하라는 명을 내린다. 임술년 역병에 관한 내용은 조선 중기 사암도인에 의해 창안된 사암침법의 운기(運氣)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임술년 봄에 한 남자가 어제저녁부터 배가 아프고 토하고 폭풍 설사를 하며, 배에 소리가 나고 오늘 오후에 와서는 두 눈을 뒤집고 아무것도 보지 못하며 전신이 마비되어 만져도 알지 못하고 누워서 설사만 하며 물 한 모금만 먹어도 곧 토하여, 竅陰·至陰을 瀉하고 解谿·陽谷을 補했더니 자침이 끝나고 비로소 말하며 ~중략~ 모든 증상이 쾌차하더라.”라고 하여 임술년 역병에 사암침법으로 치료했다는 내용이 임상례로 등장한다.

최강석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출판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으로 전 세계가 패닉에 빠져 있다. WHO에서는 이미 팬대믹을 선언하여 전 세계적인 감염병으로 인정하였다. 이러한 역병의 창궐은 우리 일상생활을 바꾸고 있다. 원내에서는 난생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진료를 하고 있다. 내원하는 환자들에게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원내 소독을 자주 하여 감염병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중국, 일본, 한국을 비롯하여 유럽, 북미 등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바이러스 쇼크』에서는 이러한 신종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에 대해 인류에 의한 자연훼손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사람들의 주거지가 확장되면서 점점 야생 동물과 가까워지고 바이러스가 변종이 되어 인간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저자는 철저한 개인위생의 준수, 국제적인 감염병 대책 마련, 백신 접종과 치료제 개발 등을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인류가 개발과 자연 파괴를 멈추지 않는 이상 무수한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수의사이자 동물바이러스 전문가인 저자의 식견으로 바이러스에 대하여 깊이 이해하게 된 기회가 되었다.

읽다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이 책에는 지금 유행하는 코로나-19처럼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이 없다. 개인의 위생 관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만으로는 치료가 힘들다. 그렇다고 지금 양의사들이 시도하는 것처럼 매번 에볼라 치료제나 에이즈 치료제 등으로 환자들에게 실험적으로 치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바로 한의학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1918년(무오년) 스페인 독감이 한반도에 상륙하여 무려 700만 명이 감염되었고 약 14만 명이 죽었다. 그리고 이 무오년의 스페인 독감은 당시 일제강점기 사회·경제적인 상황과 맞물려 3·1 혁명이 일어나는 도화선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김택중,·「1918년 독감과 조선총독부 방역정책」, 『인문논총』제74권 제1호, 2017년 참조) 일제강점기의 양의학은 국민에게 접근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대부분 환자는 한의학으로 치료하였다. 이러한 계기로 무오년 이후에 나오는 의서에서는 운기 의학, 상한론 의학, 체질 의학, 침구 의학 등을 중시하게 된다. 즉 한의학이 스페인 독감의 경험으로 감염병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의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외부의 사기가 들어와서 인체의 방어 기전으로 발열이 날 때 열을 끄기보다 오히려 외사를 바깥으로 내보내는 치료로 인체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치료를 하였다. 물론 일제강점기 수탈에 의한 기근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독감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지만 한의학의 강점으로 감염병에 대처할 수 있었다.

현재의 코로나-19사태에 대해서 중국에서는 西醫와 中醫를 함께 이용하여 바이러스를 치료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중의학의 치료 논문도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도 여러 한의사가 코로나-19 치료를 자원하고 나섰다. 정부에서는 환영하였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실제 치료에 있어서 투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한의사 협회에서는 전화 상담을 통한 한약 처방으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스페인 독감으로 3.1 혁명이 일어났다면 이번 코로나-19 이후에는 새로운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종교 갈등, 공공 의료의 부족, 외국인 혐오, 마스크와 같은 의료기기의 공공 자원화 문제, 양의사의 한의학 폄하 등 이번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드러나게 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한 혁명이 시작될 것이다.

끝으로 코로나-19로 고통받으시는 환자분께서는 1668-1075 전화하셔서 꼭 한의약 치료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정유옹 / 사암한방의료봉사단, 한국전통의학史 연구소

정유옹
서울 사암은성한의원 원장이자 경희대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사암한방의료봉사단 위원장이며, 서울 중랑구한의사회 수석부회장이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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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영 2020-04-10 10:45:27
현재 진행 중인 바이러스의 전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Eco-systemic 관점으로 분석한 저자의 요지에 동감합니다. 한의약치료의 대중화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들의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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