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 흔한 남매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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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 흔한 남매를 아시나요?
  • 승인 2020.04.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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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김영호

doodis@hanmail.net

12년간의 부산한의사회 홍보이사와 8년간의 개원의 생활을 마치고 2년간의 안식년을 가진 후 현재 요양병원에서 근무 겸 요양 중인 글 쓰는 한의사. 최근 기고: 김영호 칼럼


김 영 호한의사
김 영 호
한의사

사랑스러운 아들이 둘이다. 특히 큰 아이는 <흔한 남매>를 무척 좋아한다. <흔한 남매>가 무엇인지 모르는 분도 많으시겠지만, SBS공채 개그맨 출신의 두 남녀가 남매컨셉으로 콩트 영상을 올리며 17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이다. 개그프로그램 <웃찾사>가 잠정 폐지된 후에 연인이었던 두 개그맨은 다른 직장 대신 유튜브를 선택했다.

사실 그들의 개그가 재미있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그들은 엄청난 구독자수를 자랑하는 인기 유튜버가 됐다. 구독자는 179만 명에, 책을 내면 베스트셀러가 되고, 그들의 이야기로 만든 뮤지컬은 매진이 될 정도로 아이들의 <아이콘>이 되었다.

직업으로 하는 일의 성과가 좋지 못하면 우리는 대부분 2가지 방식을 선택한다.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거나, 같은 분야에서 이미 성공한 사람의 방식을 따라가려고 한다. 그런데 비슷한 능력을 가진 수많은 동종업자들 중에서 눈에 띄게 탁월해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먼저 성공한 사람의 성공 방식을 따라하는 것 역시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채널 선택권을 가진 아들과 같이 <흔한 남매>를 멍하니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성공은 <발견과 도전>이 아닐까? 내가 부족한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할 시간에, 차라리 지금 내가 가진 능력 정도가 가장 필요한 대상을 찾아내고 <발견>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바둑도 초보자에게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가 더 좋은 선생이 되듯, 내가 가진 능력의 수준이 꼭 필요한 대상은 분명 어딘가에 존재한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선택받지 못했던 <흔한 남매>의 두 개그맨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이들에게 최고의 개그맨이 되었듯, 우리도 누구나 지금의 능력만으로 충분히 인정받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여러분! 누구나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성공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 듣고서는 코웃음이 나왔던 이 말이 지금 생각해보니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이라는 말이 아닌 것 같다. 열심히 해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는 떠나라는 의미로 느껴진다. 나의 능력이 필요한 <장소><대상>을 찾아 옮겨가라는 것이다.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그곳에서 눈물을 머금고 좌절하며 버티지 말고 일단 움직여 보라는 말이다. 옮긴다고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안되면 또 옮기면 된다. 자기 스스로를 실패자로 규정짓는 내면의 목소리가 커지기 전에 즉시 옮길 수 있는 행동력만 있다면 언젠가 반드시 성공한다.

뭘 해도 성공할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미친 듯이 도전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지금의 조건과 내 머릿속의 생각으로는 어떻게 성공적인 미래로 갈 것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래의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을 것이란 믿음은 굳건하다. 내가 어떻게 이루어낼지 구체적 그림을 그릴 수는 없지만 결국엔 원하는 미래와 만나리라 믿는다. 주어진 변화를 받아들이고 다가오는 모든 것들이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을 지켜낼 것이기에.

누구나 힘든 과거가 있다. 버거운 현재를 지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 과거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과거의 희생자로서 미래를 살아갈 수밖에 없다. 과거의 나에게 다가왔던 일이 무엇이든 간에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힘든 시기일수록 움직여야 한다. 인생은 필기시험과 달리 횟수도 시간도 제한이 없으니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해도 괜찮다. 믿음과 꿈을 꼭 쥐고 계속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이유 없이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순간과 만난다.

김영호
12년간의 부산한의사회 홍보이사와 8년간의 개원의 생활을 마치고 2년간의 안식년을 가진 후 현재 요양병원에서 근무 겸 요양 중인 글 쓰는 한의사. 최근 기고: 김영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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