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924> - 『特殊經驗秘方選集』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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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924> - 『特殊經驗秘方選集』①
  • 승인 2020.07.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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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全國名醫들의 임상경험을 한데모아

이 특별한 경험방 모음집은 1960년대 당시 한의계에서 활약하던 기라성 같은 명의들의 임상경험 비방들을 한 자리에 모아 각과별로 분류한 다음, 질병증상별로 유효 처방을 구분하여 수록한 것으로, 경기도 수원에서 의화한의원을 열고 활약했던 斗庵 李殷八(1912~1967)이 대표작 『醫窓論攷』에 덧붙여 간행했던 것이다.

◇ 『특수경험비방선집』
◇ 『특수경험비방선집』

원래 『의창논고』는 제1편에 연구와 고찰, 제2편에 충수염 연구시리즈라는 제목으로 크게 양분하여 나뉘어져 있고 연구편에 이어 권말 부록편으로 이 ‘특수경험비방선집’이 수록되어 있었던 것이다.(‘의창논고’에 대해서는 진즉 이 코너에서 소개한 바 있으니, 708회 근현대 한의학 轉換期의 명품 醫論集 ①, 2015년12.17일과 709회 空論妄想 배격한 醫疾直結의 경지 ②, 2015년12.24일자 참조할 것.)

1965년『의창논고』초간 이후 1971년 행림서원에서 처방편만 분리하여 별도로 출판했는데, 106쪽 분량에 경험방 448수가 수록되었다. 이로보아 당시 한의학계 대표적인 명논설집으로 널리 알려진 『의창논고』연구편 못지않게 이 경험방집 또한 독자들로부터 호응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의창논고』는 1976년 의약사에서 판형을 확대하여 재판하였으며, 이 경험방집도 중판을 거듭하였다.

이렇듯 명의들의 경험방이나 가전비방을 수집하여 펴내는 것은 1960~1970년대 한의계에 널리 유행했던 경향으로 임상가 중심의 당시 학술계에 큰 흐름을 이루었다. 이 무렵에 나온 잘 알려진 임상경험집 가운데 몇 가지 실례를 들어보자면, 1965년 『經驗方三百選集』(행림서원)을 비롯하여 1971년『(實效特方)驗方集』(한성사), 1972년 김창겸 지은 『(한약침구)특수비방집』(행림서원), 1976년 김영기 지은『(漢方醫學)救急療法』(한성사) 등이 있다.

한편 趙世衡(1926~2004)은 경희대 재학시절 한의대 교수진 전원의 임상경험방을 한데 모아 임상실습 부교재로 만들었던 『동의임상처방집』을 8년이 지난 1971년에 증보하여 『동의새임상처방집』(수문사, 고려서점)으로 펴내어 임상가로부터 호평을 얻은 바 있으니 이러한 흐름을 앞장서 펼쳤던 선구라 할 수 있겠다.

이보다 앞서 許松菴도 또한 1958년 전국한방의학종합연구회라는 단체를 결성하고 전국적인 조직망을 통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명의들의 경험방을 낱낱이 수집하고 이를 병증별로 분류하고 배열하여 『(漢方經驗)鶴囊』(뒷날 ‘(經驗秘方)鶴囊寶訣’이라는 서명으로 개제.)을 발행한 바 있다. 이렇듯 선배명의들의 경험방을 모아 처방집을 펴내어 임상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은 1950~1970년대를 관통하며 주된 흐름을 이루었던 한 축이었다고 할 것이다.

이 책의 체제는 호흡기병, 순환기병, 소화기병, 비뇨기·생식기병, 부인과병, 소화과병, 신경계병, 신진대사병, 안과병, 이비인후과병, 피부과병, 외과병, 기타잡병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크게 보아 서양의료 임상각과 분류에 대응하여 편성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기타 잡병에는 독감, 학질, 두한증, 범방상한, 犯房傷元, 중년백발변흑방, 비뉵, 변혈, 각종하혈토혈방, 지혈제 등이 있다.

이 중 소화기는 위병, 장병, 간담병, 기생충 및 기타로 다시 세분하였고, 부인과는 調經, 胎前, 임산, 胎後, 부인잡병으로 나누었으며, 신경계는 관절염류, 신경통 및 신경마비류, 정신신경질환류로 구분하여 수록하였다. 실제 본문을 찾아보면 동일 질환에 대해 제공자가 여럿인 경우도 있고 다수의 처방이 제시되어 있기에 아마도 여러 명의들로부터 수집된 경험방들을 적응증이나 치료대상 질환에 따라 분류하여 재배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처방 제공자들은 서울경기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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