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925> - 『特殊經驗秘方選集』②
상태바
<고의서산책/ 925> - 『特殊經驗秘方選集』②
  • 승인 2020.07.25 0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호흡기 감염병을 치료한 名醫名方

1960년대 서울 장안에서 내노라 이름난 명의들의 경험방을 살펴보기로 하자. 이 책은 본디 『醫窓論攷』에 덧붙여져 발행했던 것으로 별편에는 ‘의창론고보완편’이란 부제가 달려 있다. 우한폐렴으로 시작했던 호흡기 감염병이 전 세계인의 발걸음을 꽁꽁 묶어두고 있는 형편인지라 첫머리에 놓인 호흡기병부터 눈길이 간다.

◇ 『특수경험비방선집』
◇ 『특수경험비방선집』

먼저 수원의 김재봉(이하 선생 호칭 생략)이 폐렴에 가미사백산을 선보였다. 상백피, 지골피, 황금이 각각 2돈씩에 치자와 박하가 1돈씩 들어간 강력한 방제이다. 空心服하는데 胃氣를 잃을까 저어해선지 갱미 1숟갈을 첨가하였다. 이 처방에서 특별한 것은 복약 전후로 牛肉을 못 먹게 금한 것이다. 해수에 돼지고기는 먹을 수 있으나 쇠고기는 기침을 심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서울의 韓祚海는 가미청폐탕을 추천했는데, 방제의 전반적인 구성을 일견해 보면, 작약, 감초와 길경, 패모를 주재로 삼아 발작성 기관지 경련을 제어하자는 처방 목표가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또 저령, 택사, 목향, 등심 등과 같은 이수 효능의 약재가 들어 있어 폐수종이나 부종에도 효과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비해 서울의 맹화섭은 좀 더 대증적인 처치법을 구체적으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다. 병증명은 ‘攣性頓嗽’로 되어 있는데, 기관지 경련으로 인한 발작성 기침을 말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3단계로 나누어서 적합한 치료방을 제시하였는데, 초기 外邪가 심한 경우, 乾葛을 군약으로 삼은 가미삼소음을 먼저 쓰고, 앞의 처방으로 기침이 그치지 않고 아직 외사가 남아 있는 경우에는 가미마행감석탕, 그 다음으로 외감증이 이미 사라졌지만 여전히 발작성 기침이 그치지 않은 경우에는, 가미맥문동탕을 권유하였다.

아울러 호흡기병에 폐결핵과 늑막염 치료방이 아주 많이 실려 있는 것도 특징적이다. 부산의 이우룡은 폐결핵 진행 경과에 따라 1~2기에 쓰는 1호방, 3~4기에 쓰는 2호방 2가지를 제시했다. 또 서울의 권영식(가미지황탕, 진사육일산, 향초산), 허재숙(윤폐탕), 인천의 신경희(신기사육탕, 가미군자탕), 서울의 주면우(보폐진해고), 최경찬(호미초산) 같은 분이 자신의 특효 처방을 공개하였다.

늑막염에 대해서는 대구 김재성(가미은화탕), 서울 이기순(3방), 대전 조충희(화담탕), 서울 왕희필(포공영산)이 처방을 제시했고, 또 인천 신경희, 서울 한조해, 이기순, 허재숙, 정정성, 광주 한남수, 공주 전병태 등이 시령탕, 시호소요산, 지각탕, 가미보익탕, 가미소요산, 가미궁하탕, 가미이진탕, 가미청간익영탕, 청간배농탕, 시호청간탕, 궁하탕합사물탕과 같은 다양한 치방을 내놓았다.

한편 서울의 강동직은 복막염에 금은화와 당귀 각 5돈, 황기, 현삼, 포공영, 조각자, 천화분 각2돈으로 이루어진 가미선화탕을 제안하였는데, 증상이 위중할 경우에는 군약을 1냥으로 높이고 부재를 3돈으로 증량하여 쓰면 더욱 좋다고 자신하였다. 또 최병도는 폐디스토마(土疾)에 가미불환금정기산, 신길구는 폐디스토마로 인한 각혈에 萎陵菜(虎眉草)를 주재로 한 가미사물탕을 썼다.

이후 순환기병에는 전북 부안의 정한모가 내놓은 고혈압처방 가미곽향정기산 등 3방, 소화기병에는 대전 곽석준의 정중탕, 나주 정찬옥의 가미건리탕 등 60여방이 수재되어 있다. 간담병에는 수원 김재봉이 제출한 가미화간전을 필두로 18방이 실려 있다. 이중 간경화에는 실증(가미시호탕), 허증(가미해로산), 허실중간증(가미사역산) 3가지로 나누어 제시했는데, 허실감별은 주로 맥상과 대변상태, 설진으로 구분하였다. 출전이 두암경험방이니, 본편인『의창논고』의 저자 이은팔(1912~1967) 자신의 경험방이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