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과전공의 약 47% “수련환경에서 부조리 경험”…대부분 문제 제기 못해
상태바
한의과전공의 약 47% “수련환경에서 부조리 경험”…대부분 문제 제기 못해
  • 승인 2020.08.07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한전협, 2020년도 한의과 전공의 수련환경 조사 보고서 발간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수련한방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의 절반가량이 수련환경에서의 부조리를 경험한 적이 있으나 대부분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대한한의과전공의협의회(의장 민백기)는 2020년도 한의과전공의 수련환경 조사를 시행하고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 조사는 전국 54개 수련한방병원에 근무하는 일반수련의와 전문수련의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지난 6월 24일부터 7월 4일까지 49개 병원의 전공의 420명의 응답을 취합하였다. 현재 한의사전공의는 약 700명이다.

내용은 수련환경에서 전공의가 겪는 폭력 및 부조리에 대한 조사, 수련 환경에서 전공의가 의료행위를 하며 보장받는 안전의 체감 정도, 급여와 교육의 만족도 등이었다.

우선 폭력 및 부조리에 대한 조사 결과, 24%의 전공의가 언어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으며, 월 1회 이상 언어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진술한 전공의는 6.4%에 달했다. 신체적 폭력은 전공의 중 1.2%가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한, 설문에 참여한 전공의 중 3.1%가 수련환경 중 성폭력을 경험하였다고 응답하였으며, 언어적 성폭력, 성추행이 보고되었다.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가해자의 직위에 대한 조사를 시행한 결과 언어폭력과 신체적 폭력의 경우 선임 전공의(각 56.1%, 80%), 교수 및 진료과장(38.3%, 40%) 순으로 나타났으며, 성폭력의 경우 교수 및 진료과장(58.8%)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수련환경 중 겪은 부조리에 대해서는 47.9%의 전공의가 어떤 유형으로든 부조리를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전공의의 19.3%는 연차 및 오프 관련한 부조리를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금전 관련 문제(7.1%), 업무 관련 문제(6%), 과도한 징계(6%) 등의 문제가 뒤를 따랐다.

이에 폭력을 겪고 부조리를 인지한 전공의를 대상으로 어떤 방식의 대응이 있었는지 질의한 결과, 대부분의 전공의는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였다고 응답하였다. 특히, 성폭력은 94.1%가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제 문제 제기 후 병원 차원에서 받아들여 내규 등으로 개선된 사례는 언어 폭력에서 2%, 기타 부조리 문제에서 2.8%에 불과했다.

또한 전공의가 체감하는 안전의 정도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환자 및 보호자의 폭언 및 돌발행동에 대해 과반이상의 전공의 (52.1%)가 안전하지 못하다고 여겼다. 의료 환경에서의 발생할 수 있는 재해에서도 28.8%의 전공의가 안전하지 못하다고 응답하였다.

의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있고, 지도 전문의의 지도 및 책임 하에 진료하고 있다고 느끼는 전공의는 과반 이상(79.2%)을 차지하였으며 긍정적인 응답을 한 전공의의 비율이 높았다.

아울러 급여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는 전체적인 만족도 조사 결과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였으며, 과반 이상의 전공의 (57.9%)가 급여 수준에 대하여 만족하지 못하였다고 응답했다. 지도 전문의의 지도를 통하여 학문적, 임상적 지식을 충분히 습득하고 있는지에 대한 응답에서는 만족한다는 응답이 다소 우세하였다. 수련환경의 전반적인 만족도 역시 만족한다는 응답이 우세하였으나, 응답자의 26.2%는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해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편, 병원별 수련환경 평가는 전공의협의회 위원들이 문항별 가중치를 협의하여 정량화했으며, 이에 따라 병원의 규모 및 수련 성격에 따라 각 병원들을 상위그룹과 하위그룹으로 나누었다. 구체적인 점수 및 순위는 한의플래닛에 회원가입을 한 후 한의과대학 학생 혹은 한의사임을 인증하면 열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평가에 따르면 전체 전공의 인원수가 ‘30명 이상’으로 분류되는 병원은 총 4개 병원이었으며, ▲자생한방병원(강남)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경희대학교한방병원 ▲대전대학교대전한방병원 순이었다.

전공의 ‘20명 이상, 30명 미만’으로 분류되는 병원은 총 8개 병원으로, 부산대학교한방병원, 부천자생한방병원이 상위그룹 30%내에,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동서한방병원이 하위그룹 30%내에 위치하였다.

전공의 인원 ‘10명 이상 20명 미만’으로 분류되는 병원은 총 20개 수련병원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상지대학교부속 한방병원 ▲동수원 한방병원 ▲동국대학교분당한방병원 ▲세명대학교부속한방병원 ▲분당자생한방병원 ▲광주자생한방병원 등이 상위 30% 그룹 내에 속했으며, ▲목동동신한방병원 ▲대전대학교천안한방병원 ▲원광대학교익산한방병원 ▲동신대학교나주한방병원 ▲동신대학교목포한방병원 ▲동신대학교광주한방병원 등이 하위 30% 그룹 내에 위치하였다.

전공의 인원 ‘10명 미만’에 해당하는 병원은 4개 병원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가천대학교부속길한방병원이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하였다.

일반수련병원은 총 13개 병원이 조사되었으며, ▲잠실자생한방병원 ▲그린한방병원 ▲일산자생한방병원은 상위 30% 그룹에, ▲중화한방병원 ▲대구자생한방병원 ▲대전대학교서울한방병원은 하위 30% 그룹에 위치하였다.

민백기 의장(국립중앙의료원 전공의)는 “본 조사는 한전협에서 처음으로 각 병원별 수련환경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에 의의가 있다”며 “상위그룹에 해당하는 병원의 수련환경과 하위 그룹에 해당하는 병원의 수련환경을 비교하여 상향평준화를 이루고, 전체 한의과 수련환경의 질을 재고하기 위해 시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인지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자체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 또한 병원별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를 파악하고 실근무시간 산정에 따른 임금 지급, 불필요한 당직 일수 제한을 유도하며 더욱 선진적인 한의과전공의 수련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