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二原者에 대하여(17)- 빛-에너지 수송시스템(carrier-system): 장기(臟氣)·부기(腑氣)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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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二原者에 대하여(17)- 빛-에너지 수송시스템(carrier-system): 장기(臟氣)·부기(腑氣) ②
  • 승인 2020.08.2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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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모

김선모

mjmedi@mjmedi.com


1. 장기(臟氣)·부기(腑氣)

오장(五臟)으로 365절(節)의 기미(氣味)를 공급하는 시스템이 장기(臟氣)의 에너지 수송 시스템이었다면 육부(六腑)로 365절의 기미를 공급하는 시스템의 주체는 부기(腑氣)이다.

장기(臟氣)와 마찬가지로 수족(手足) 말단(末端)의 정혈(井穴)에서 맥외(脈外)로 출(出)한 부기(腑氣)는 원혈(原穴)에서 365절(節) 기미(氣味)를 실어 합혈(合穴)에서 맥내(脈內)로 입(入)하여 육부(六腑)까지 기미(氣味)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장기(臟氣)·부기(腑氣)의 시스템은 정형수경합(井滎輸經合) 혈(穴)의 출류주행입(出溜注行入)-시스템을 따라 365절(節)의 외부(外部) 원천(源泉)으로부터 천지지정기(天地之精氣)를 끊임없이 오장육부(五臟六腑)로 실어 나르는 것이다.

여러분과 꽤 긴 시간을 공부하여 수송시스템(carrier-system)으로서의 장기(臟氣)와 부기(腑氣)를 소개하기에 이르렀다. 《동의16형인. 권건혁》을 통해 《황제내경》의 해석역사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개념들이기에 매우 생소할 것이라 짐작되지만 미천하나마 최선을 다해 이해를 돕고자 한다. 장기(臟氣)·부기(腑氣)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2. 《동수.영62.》에 나타난 장기(臟氣)의 운행양상(運行樣相)

黃帝曰, 氣之過於寸口也, 上十焉息? 下八焉伏? 何道從還? 不知其極.

岐伯曰, 氣之離臟也, 卒然如弓弩之發, 如水之下岸, 上於魚以反衰, 其餘氣衰散以逆上, 故其行微.

國譯/국역

황제(黃帝)가 말씀하였다. “기(氣)가 촌구(寸口)를 지날 때에 위로 10푼(十分)쯤 되는 기(氣)는 어디에서 증식(增殖)되고 아래로 8푼(八分)쯤 되는 기(氣)는 어디에서 잠복(潛伏)되며 어느 길을 따라 돌아오는 것입니까? 그 끝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기백(岐伯)이 대답하였다. “기(氣)가 장(藏)을 떠남에 졸연(卒然)함이 마치 궁노(弓弩)가 발사되는 것과 물이 강변을 따라 내려가는 것과 같으나 어제(魚際)로 올라가면 오히려 쇠(衰)해지는데 그 나머지 기(氣)는 쇠(衰)해져서 역상(逆上)하기 때문에 그 운행이 미약(微弱)합니다.”

《동수.영62.영추연구집성.》

여러분은 본 국역을 읽고 황제의 질문과 기백의 대답을 이해할 수 있는가?

이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해석들은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자주 맞닥뜨리는 난관들이다. 하지만 논문의 저자가 여러 제가들의 의견들 중 가장 납득할만한 해석들을 선택하기 위해 심혈(心血)을 기울였을 것임은 분명하다.

 

3. 제가(諸家)들의 해석

《동수.영62.》는 폐기(肺氣)의 운행양상(運行樣相)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기록이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려 한다.

“황제왈, 기지과어촌구야, 상십언식? 하팔언복? 하도종환? 부지기극.(黃帝曰, 氣之過於寸口也, 上十焉息? 下八焉伏? 何道從還? 不知其極.)”에 대해 제가들은 어떤 해석을 제시하고 있을까? 아래 제가들의 해석은 《동수.영62.영추연구집성.》에서 발췌하였다.

『太素』: 氣는 謂手太陰脈氣가 從手寸口로 上入肺而息하고 從肺로 下至手指而屈이라 伏은 屈也라 肺氣가 循手太陰脈道하여 下手至手指端하고 還肺之時에 爲從本脈而還가 爲別有脈道還也아 吾不知端極之也라

『太素』는 “氣는 手太陰脈氣가 손의 寸口로부터 위로 肺로 들어가 增殖하고 肺로부터 아래로 手指에 이르러 굽어지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 伏은 屈의 뜻이다. 肺氣가 手太陰脈道를 따라 아래로 手指端에 이르고 肺로 돌아 올 때에 本脈을 따라 돌아오는가? 아니면 다른 脈道가 있어 그 길로 돌아오는가? 내 그 끝을 알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太素』의 원문에는 숫자10과 8은 아예 빠진 채 ‘상언식 하언복(上焉息 下焉伏)’으로 기재되어 있다. 또한 원문에는 ‘상입폐이식(上入肺而息)’이라 되어있는 부분을 폐(肺)로 들어가 증식(增殖)한다고 해석한 것은 국역자(國譯者)가 다른 의가의 해석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특징적인 해석은 폐기(肺氣)가 폐(肺)로 돌아올 때 다른 길이 있는지 알지 못하겠다라고 해석한 것이다.

馬: 脈之過於寸口也에 上之從息而行者는 可擬十分이요 下之伏於臟內者는 可擬八分이나 但不知其何道而來며 何道而還하여 罔有抵極하니 帝之所以復問也라

馬는 “脈이 寸口를 지날 때에 위로 숨을 따라 운행하는 것은 十分에 비길 수 있고 아래로 臟內에 잠복하는 것은 八分에 비길 수 있으나 다만 그것이 어느 길로 오고 어느 길로 돌아가는 지를 알지 못하여 끝나는 곳이 없는 것 같으므로 黃帝께서 다시 질문하신 것이다.”고 하였다.

마시(馬蒔)는 숨을 따라 운행하는 것은 10 정도이고 장내(臟內)에 잠복(潛伏)하는 것은 8 정도라고 해석하였다.

景岳: 寸口는 手太陰脈也라 上下는 言進退之勢也요 十八은 喩盛衰之形也라 焉은 何也라 息은 生長也라 上十焉息은 言脈之進也에 其氣盛하니 何所來而生也오 下八焉伏은 言脈之退也에 其氣衰하니 何所去而伏也오 此其往還之道는 眞若有難窮其極者라

景岳은 “寸口는 手太陰脈이다. 上下는 進退의 形勢를 말하는 것이고, 十과 八은 盛衰의 形態를 비유한 것이다. 焉은 何, 息은 生長의 뜻이다. 上十焉息은 脈이 나아갈 때에 그 氣가 盛하는데 어느 곳으로부터 와서 생기는 것인가하고 말한 것이고, 下八焉伏은 脈이 물러 날때에 그 氣가 衰하게 되는데 어느 곳으로 가서 잠복되는가하고 말한 것이다. 이 脈이 가고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그 끝을 窮究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하였고,

경악(景岳)은 ‘상십언식, 하팔언복(上十焉息, 下八焉伏)’을 맥기(脈氣)의 진퇴(進退)에 따른 성쇠(盛衰)로 해석하고 ‘하도종환(何道從還)’은 그 진퇴(進退)의 나고 드는 곳을 알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張: 帝問氣之過於寸口 上十焉息者는 乃營氣衛氣宗氣가 盡走於息道而變見於寸口也요 下八焉伏者는 謂流溢於中之營血하여 下伏於胞中이라 故로 如水之下岸也라 按本經營氣篇에 曰 營氣之道는 內穀爲寶하니 穀入於胃하면 乃傳之肺하여 流溢於中하고 布散於外하니 精專者는 行於經隧하여 常營無已하여 終而復始라하니라 夫帝言下伏之營血有八은 是精專而行於經隧之營은 止二分矣라 夫營氣는 行於脈中하고 衛氣는 行於脈外하며 宗氣는 兩行營衛之道하니 此經脈外內之氣가 相爲和平하면 而有形之營血도 分行于外內하여 亦相爲勻等者也라 夫衝脈은 起於胞中하여 上循背裏하여 爲經絡之海요 其浮而外者는 循腹右上行하여 至胸中而散하여 充膚熱肉하고 澹滲皮毛하니 此下伏於胞中之血은 半隨衝脈而行於脈內하고 半隨衝脈而散於皮膚라 又足陽明之脈은 與衝脈으로 循臍左右之動脈하여 而出於腹氣之街하고 衝脈은 與少陰之大絡으로 循陰股而下出脛氣之街라 夫精專者는 二分하여 行於經隧하고 隨衝脈者도 二分하여 出於氣街하니 是經脈外內之氣血이 相爲勻等矣라 皮膚之氣血은 從指井而溜注於營兪하고 脈中之血氣는 從本標而外出於膚表하여 從道往還하니 莫知其極矣라 
張은 “黃帝께서 질문한 ‘氣之過於寸口 上十焉息’은 바로 營氣와 衛氣 그리고 宗氣가 다 息道로 走行하여 寸口로 變化되어 나타나는 것이고, ‘下八焉伏’은 내부의 營血로 流溢되어 아래의 胞中으로 潛伏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마치 물이 강둑 아래로 내려가는 것과 같다고 한 것이다. ...(중략)... 精專한 氣運이기는 하지만 經隧로 운행되는 營은 다만 二分일 뿐이다. 무릇 營氣는 脈中으로 운행하고 衛氣는 脈外로 운행하며 宗氣는 營과 衛의 두 길로 운행되니, ...(중략)... 이 胞中으로 내려가 潛伏하는 營血은 반은 衝脈을 따라 脈內로 운행이 되고 반은 衝脈을 따라 皮膚로 흩어진다....(중략)... 皮膚의 氣血은 指井을 따라 營兪로 溜注하고 脈中의 血氣는 本標를 따라 膚表 밖으로 나와 길을 따라 가기도 하고 돌아오기도 하여 그 끝을 알 수 없는 것이다.”고 하였다.

장지총(張志聰)은 매우 자세하고 긴 해석을 하였는데 식도(息道)로 주행(走行)하여 촌구(寸口)로 변화되는 영기(營氣)·위기(衛氣)·종기(宗氣) 10 중(中)에 8은 영혈(營血)로 유일(流溢)되고 경수(經隧)를 운행하는 것은 2라는 내용이다.

종합하면 ‘상하(上下)’를 진(進)/퇴(退)나 장외(臟外)/장내(臟內) 또는 경수(經隧)/영혈(營血)등으로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으나 결국 세력(勢力) 속성에 따라 10과 8정도의 방향이나 위치의 분배차이가 있다는 뜻으로 보이며 ‘부지기극(不知其極)’은 그 운행의 구체적인 경로를 알지 못하겠다는 뜻 정도로 해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궁금했던 의문이 풀리는 속시원한 해석을 찾으셨는가?

들여다보면 비슷한 듯한 해석들임에도 굳이 제가마다 꽤 차이가 나는 해석들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 제가들의 자존심과 고집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아 흥미롭다.

물론, 10과 8의 차이에 대한 설명들 덕에 황제내경의 진의(眞意)에 한발 더 다가가는 만족감을 느꼈다고 하기에는 찝찝함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경로(?)에 대한 황제의 질문이 과연 기백의 대답에서 속시원히 밝혀질 것인가에 대한 기대는 남지 않는가?

 

4. 없느니만 못해!

벌써부터 여러분의 기대에 초를 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오늘 부분에 대한 《영추연구집성》 논문저자의 고찰을 소개한다.

【考察】

‘上十焉息 下八焉伏’이 『太素』卷九脈行同異에는 ‘上焉息 下焉伏’으로, 『甲乙』卷二第一에는 ‘上出焉息 下出焉伏’으로 되어 있는데, ‘十’과 ‘八’이라는 용어는 內經의 다른 문장에는 전혀 나오지 않고, 또한 寸口脈의 氣의 盛衰를 숫자로 표현한다는 것도 어색하므로 『太素』와 『甲乙』의 기재가 정확한 것으로 사료된다. 《동수.영62.영추연구집성.》

‘상십언식 하팔언복(上十焉息 下八焉伏)’에 대한 제가들의 열의에 찬 여러 논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십(十)’과 ‘팔(八)’은 내경의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용례(用例)이며 기(氣)의 성쇠(盛衰)를 숫자로 표현하는 것도 어색하므로 아예 ‘십(十)’과 ‘팔(八)’이 빠진 『태소(太素)』와 『갑을(甲乙)』의 판본을 따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다.

이 결론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 이도 저도 마음에 드는 해석이 없는데다 마침 논쟁거리가 빠져있는 판본도 있으니 이것 또한 연문(衍文) 아니겠는가라며 속시원해 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된다.

고증학(考證學)의 대표학자인 황룡상씨의 책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논리이다. 그 속시원한 결론에 제가들의 해석에서 느낀 일말의 찝찝함은 없는가? 다음에 이어가겠다.

 

김선모 / 반룡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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