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方活套 3단 편집의 底本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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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方活套 3단 편집의 底本에 대한 연구
  • 승인 2020.10.10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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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mjmedi@mjmedi.com


임상 한의사 3인이 연구한 황도순, 황도연 (66)

Ⅰ. 서론

<醫方活套>1)의 3단 구성은 매우 독특한 형태의 편집 방식이다. David Kord Murray2)는 “세상을 바꾼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되었다.”라고 하였는데, 그렇다면 惠庵은 어디에서 靈感을 얻어 3단 편집으로 의서를 구성한 것일까? 어느 책의 편집 체계가 惠庵에게 영향을 미쳤을까?

이번 호에서는 <醫方活套>, <增訂本草備要>의 편집 체계와 다른 고서의 3단 편집 체계를 살펴봄으로써 <醫方活套> 3단 편집의 底本이 무엇이었을지 연구한 바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Ⅱ. 본론

1. <醫方活套>의 3단 구성

<醫方活套>의 서문은 1단으로 되어 있지만 본문은 3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단, 중단, 하단 모두 같이 67-68mm 높이로 되어 있다(그림 1). 서문 다음에 나오는 惠庵心書古今三統醫方活套鍼線은 3단이면서 가로 界線은 없고 活套上統目錄, 活套中統目錄, 活套下統目錄부터는 가로 界線으로 되어 있고 惠庵心書古今三統醫方活套부터 끝까지 3단 체계가 유지된다.

2. <增訂本草備要>의 2단 구성

<本草備要>와 <增訂本草備要>3)는 모두 2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단은 짧고 하단은 길게 되어 있다. 多段 체계를 갖춘 다른 책이라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序文이나 凡例 만큼은 1단인데 비하여 특이한 구성이다. <本草備要>는 傳本이 귀하여 惠庵은 보지 못한 것으로 생각되며, 여기서는 惠庵이 인용한 것이 확인된 <增訂本草備要>의 2단 구성을 소개한다(그림 2). <增訂本草備要>는 이 밖에 여러 판본이 존재하는데 2단 구성이라는 편집체계는 동일하다.

 

3. <三韻通考>와 <新訂四書補註備旨>의 3단 구성

<三韻通考>4)(그림 3)는 상단, 중단, 하단이 모두 같은 높이로 되어 있는데 四聲 중 平·上·去聲字를 한데 모아 3단으로 만들고 入聲字만을 책 끝에 따로 모아 나열하였다. <新訂四書補註備旨>5)(그림 4)는 大學, 論語, 孟子, 中庸 각각을 3단으로 만들었는데 상단은 제일 짧게, 중단은 조금 길게, 하단은 제일 길게 되어 있다.

 

Ⅲ. 고찰

필자는 지난 호에서 <增訂本草備要>와 <醫宗損益附餘> 서문과 본문을 비교한 결과 <醫宗損益附餘> 서문은 <增訂本草備要> 서문과 語句가 상당 부분 일치함을 밝혔다(민족의학신문 2020.9.17.자 참조). 惠庵은 <增訂本草備要> 서문의 語句를 베끼다시피 한 점으로 미루어 보건대 汪昂을 상당히 추앙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增訂本草備要>는 편집 체계가 상하 2단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汪昂이 저술한 <增訂本草備要>의 2단 편집은 惠庵에게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醫宗損益>이나 <醫宗損益附餘>에서는 1단으로 편집하고 이후 출판된 <醫方活套>에 이르러 <增訂本草備要>의 多段 편집 체계를 참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惠庵은 왜 하필이면 3단으로 편집하였을까? 그 해답은 惠庵心書古今三統醫方活套序에 나오는데 “初不可援例, 分門, 次爲三綂, 以見, 補和攻之三品, 別爲鍼線, 使學者, 開卷而該兼治.”라고 하였다. 즉 補劑, 和劑, 攻劑 3品으로 나타내고, 배우는 자가 그에 맞춘 치료를 겸하도록 한 것이다. 연이어 惠庵은 “此雖古人之不傳, 亦可爲對投之一例, 因是推究庶其汎應而入門矣.”라고 하여 이렇게 새로운 3단 편집이 古人이 傳한 방식은 아니지만 對症·投藥의 一例로 삼을 수 있고, 이로써 병을 고치는 門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하였다. 즉 초학자를 위한 책으로서 처방 선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3단 편집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불어 출판업자의 요구도 있었으니 서문 앞부분에는 “特未素攻者, 猶不敢爲之汎應, 而滋惑焉. 於是乎坊友有要, 余求合璧者.”라고 나온다. 즉 <醫宗損益>을 간행한지 얼마 되지 않아 치료에 미숙한 이들이 오히려 감히 응용하지 못할뿐더러 의혹만 불어나니 초보자들에게도 합당한 의서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3단 편집의 <醫方活套>에 대해 김중권6)은 이 의서가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집하여 근대 출판형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켰다고 하였다.

<三韻通考>는 조선시대 科擧를 볼 때 널리 사용한 韻書로서 상단, 중단, 하단 모두 같은 높이로 배치된 점이 <醫方活套>와 동일하다. 惠庵도 科擧를 준비하였으니 <醫方活套>를 편집할 때 이 책을 참고하였을 수도 있다. <新訂四書補註備旨>는 3단 편집의 四書인데 惠庵이 科擧를 준비하며 四書는 보았겠지만 <新訂四書補註備旨>를 참고하였는지는 알 수가 없다.

David Kord Murray는 “모방으로부터 창조”를 강조하면서 “아이디어는 기존의 다른 아이디어들 속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아이디어의 세계에서는 독창성과 도둑질이 종이 한 장 차이다.”라고 하였다. 惠庵은 汪昂의 <增訂本草備要> 2단 편집 또는 <三韻通考>의 3단 편집에서 영감을 받아서 이를 모방하여 <醫方活套> 3단 체계를 새롭게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醫方活套> 3단 체계의 확실한 底本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추가 연구를 기대한다.

 

Ⅳ. 결론

<醫方活套> 3단 편집의 底本에 대해 연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醫宗損益附餘>가 <增訂本草備要>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아 惠庵은 <增訂本草備要> 2단 편집에서 영감을 얻어 <醫方活套> 3단 체계를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

2. 3단 체계의 <三韻通考>는 조선시대 科擧를 치를 때 널리 사용한 韻書로서 科擧를 준비했던 惠庵이 <醫方活套>을 편집할 때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참고문헌>

1. 惠庵, 醫方活套, 필자 소장.

2. David Kord Murray 저, 이경식 역, 바로잉(Borrowing Brilliance), 흐름출판, 2011:32.

3. 汪昂, 增訂本草備要, 일본 국회도서관 소장.

4. 편자 미상, 三韻通考,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청구기호 古朝41-124).

5. 鄧林(明) 著, 鄧煜(明) 編次, 杜定基(淸) 増訂, 新訂四書補註備旨, 필자 소장.

6. 선본해제15-의서류-, 국립중앙도서관, 2013:215-216.

 

한기춘·서정철·최순화 / mc맥한의원·우리경희한의원·보광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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