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락경혈학의 경혈-장기 연결고리, 신경약리학 측면에서 흥미로운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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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락경혈학의 경혈-장기 연결고리, 신경약리학 측면에서 흥미로운 주제”
  • 승인 2020.12.3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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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2020한의학학술대상 금상 수상한 양재하 대구한의대 교수

대학원 시절 침 관련 논문에 충격…알코올 중독 등 뇌의 정신조절 기능 연구
기초한의학 발전은 우수 연구자 양성이 기본…한의대에 KMD-PhD 과정 설치 도움 될 것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대한한의학회는 2020 한의학학술대상 금상 수상자로 신문혈 침자극의 알코올의존증 감소 효과와 관련된 논문을 발표한 양재하 대구한의대 교수를 선정했다. 약학 전공자로서 대구한의대에서 경혈학과 약물 중독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온 그와 한의학의 학문적 발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한의학학술대상에서 금상을 수상한 소감이 어떠한가.

이 큰 상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를 모르겠다. 한의학 연구에 더 정진하라는 뜻으로 받았다. 같이 연구를 수행한 김희영, 이봉효, 장수찬 교수 및 연구팀원들에게 대상의 영광을 돌리겠다. 대한한의학회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상을 받게 된 ‘Acupuncture attenuates alcohol dependence through activation of endorphinergic input to the nucleus accumbens from the arcuate nucleus(침술의 엔도르핀 활성화를 통한 알코올 의존증 약화)’ 논문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한다.

한의학에서 정신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수소음심경의 원혈인 신문혈에 침자극을 하여 알코올 의존증을 줄이는 지를 연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알코올 의존 동물모델에서 신문혈침자극은 시상하부 궁상핵에서 측좌핵으로 투사하는 엔도르핀 신경을 자극하여 활성이 저하된 중뇌변연 도파민신경계(약물 보상회로)을 회복함으로써 알코올 철회동안의 떨림, 불안, 알코올 음주 행동을 억제하였다. 알코올 의존 동물모델은 알코올 사용 장애자와 매우 흡사한 금단증상과 알코올에 대한 강박적 추구를 보인다. 즉, 이 결과는 신문혈침자극이 알코올 사용 장애를 줄이는데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대구한의대학교 중독제어연구센터 센터장을 역임하면서 알코올 중독 등에 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해왔다. 이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원 시절에 침 마취에 대한 논문들을 접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대구한의대에 재직하면서 경혈자극이 어떻게 뇌에서 정신을 조절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싶었다. 알코올 의존증은 알코올에 대한 강박적 추구가 강한 재발이 큰 특징인 뇌질환으로 경혈자극 치료의 신경기전 연구를 위한 좋은 모델이 되었다. 경혈자극이 직접적으로 뇌 신경회로를 활성화하고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여 중독행위를 제어하는 결과를 얻으면서 더욱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알코올 사용 장애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일으키는 점도 이유였다.

 

▶약학을 전공하고 한의대교수로 활동해왔는데, 한의학 비전공자로서 한의학 연구를 할 때의 강점이 있다면?

한의학만의 독특한 학문인 경락경혈학에서 신경과학적 측면에서의 경혈과 장기와의 연결고리는 약학을 전공했던 나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창의적 주제였다. 신경약리학을 공부하면서 얻은 신경회로에서의 신경전달물질의 동향과 작용에 대한 지식이 경혈자극 치료의 신경기전 연구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의계에서 기초 의생명과학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려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나는 많은 한의학도들이 기초 의생명과학 연구자가 되는 길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초 연구 분야에서 한의학 발전을 이루는데 우수한 연구자의 양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의학 전공자가 중심이 되어 기초 의생명과학 연구중심 대학에 가서 교수 및 연구자로 활동을 하거나 한의대에 우수 기초 의생명 연구자를 교수로 초빙하여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한의학도들이 학부 시절에 기초 연구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한의대에 KMD-PhD 과정을 설치하여 교수들이 하는 연구에 동참하거나 교수들과 함께 유명한 외국 학회를 가서 보고 배우는 것도 한의학도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줄 것이다.

 

▶지난해에는 35년 동안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면서 학교에 발전기금을 기부했는데, 이를 결심한 계기가 있나.

나는 대구한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구수행을 하는 과정에서 한방생명자원연구센터 및 중독제어연구센터 설립 등 큰 혜택을 많이 받았다. 좋은 여건에서 연구를 진행해 오면서 한의학을 사랑하게 되었고, 한의학이 나를 학문적이나 인간적으로 성장시켜줌에 깊은 감사를 느꼈기에 대학에 조그만 성의를 표하고 싶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작년에 퇴임하고 현재 대구한의대학교에서 연구교수 및 MRC 핵심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코카인 및 알코올 중독 동물 모델을 이용한 침 치료의 신경과학적 기전연구를 계속해서 수행하고 있다. 한 우물을 파는 연구자로서 학문에 정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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