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80년 된 앙숙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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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80년 된 앙숙이 돌아왔다
  • 승인 2021.03.19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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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톰과 제리
감독 : 팀 스토리출연 : 클로이 모레츠, 마이클 페나, 켄 정
감독 : 팀 스토리
출연 : 클로이 모레츠, 마이클 페나, 켄 정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음직한 애니메이션이 한 편 있을 것이다. 바로 <톰과 제리>. 아직도 앙숙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톰과 제리 같다는 얘기를 할 정도로 애니메이션계의 레전드 캐릭터들인데 이들은 고양이와 쥐라는 태생부터 숙명적인 관계에 놓인 주인공이지만 익히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게 항상 쥐에게 당하는 고양이를 통해 웃음을 줬던 작품이다. 어떻게 보면 약자인 쥐가 강자인 고양이를 골탕 먹이는 장면을 통해 이 세상의 약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는 나름대로의 주제 의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작품을 보면 볼수록 어느 순간 톰을 응원하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일 수밖에 없는 일 같다.

생쥐 제리는 성대한 결혼식이 열리게 될 뉴욕의 한 고급 호텔로 이사를 오게 되고, 남의 이력서를 도용하여 호텔에서 일을 하게 된 이벤트 플래너 카일라(클로이 모레츠)는 자신의 일을 방해하려는 제리를 잡기 위해서 고양이 톰을 고용한다. 그 후 카일라는 안전하게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톰과 제리에게 딜을 하게 되지만 테렌스(마이클 페나)의 방해로 톰과 제리의 역대급 대소동이 벌어지게 되며, 카일라의 커리어는 물론 결혼식과 호텔까지도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1940년에 처음으로 탄생한 <톰과 제리>는 80여 년 동안 끊임없이 콘텐츠를 생산하며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이번에는 실사 영화와 함께 하면서 여타의 영화들이 3D 캐릭터로 선보인 것과 달리 원본 애니메이션처럼 2D 캐릭터를 활용하고 있는 독특한 구성을 선보이고 있다. 그로인해 관객들 간의 호불호가 나누어질 수도 있지만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이질적이지 않고 마치 그 시대의 느낌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시대의 변화에 따라 힙합 음악과 함께 퀵보드와 드론, 태블릿 PC 등의 최첨단 기기를 톰과 제리가 사용하는 장면이 웃기게 다가올 수도 있고, 갈 곳 없는 톰과 제리의 짠내나는 장면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둘 사이의 변함없는 앙숙 케미는 더할 나위 없는 쾌감을 전하고 있다. 요즘 같이 답답한 시기에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슬랩스틱 코미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할리우드 여동생이라고 하는 클로이 모레츠가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톰과 제리>의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매우 빈약하고 개연성이 떨어져 오히려 톰과 제리의 이야기 비중이 더 많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성세대들에게는 추억을 소환시키고, 어린이들에게는 톰과 제리 뿐만 아니라 금붕어, 개, 코끼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하면서 즐거움을 주고 있기에 온 가족이 함께 감상하기에 좋다. 또한 말을 하지 못하는 톰과 제리의 바디 랭귀지와 그림 솜씨 등을 볼 수 있는 깨알 같은 재미와 함께 톰과 제리의 귀여움 가득한 모습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엔딩 크레딧 끝에 가장 현실적인 쿠키 영상이 있으니 놓치지 말고 감상하시길 바란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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