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헐리우드 영화의 정수를 되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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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헐리우드 영화의 정수를 되돌아보다
  • 승인 2021.03.2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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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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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medi@mjmedi.com


영화읽기┃맹크
감독 : 데이빗 핀처출연 : 게리 올드만, 아만다 사이프리드, 릴리 콜린스, 알리스 하워드
감독 : 데이빗 핀처
출연 : 게리 올드만, 아만다 사이프리드, 릴리 콜린스, 알리스 하워드

 

혹시 학창시절 영화에 관련된 교양과목을 들었거나 평소 영화에 지대한 관심이 있어 고전 할리우드 영화를 즐겨봤다면 <시민 케인>이라는 영화제목을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고,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진정한 씨네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왜냐하면 영화 <시민 케인>은 영화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수작이기 때문에 영화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관객들에게는 필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맹크>는 바로 <시민 케인>을 만들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에 마치 패키지 상품처럼 함께 본다면 좀 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냉소적이고 신랄한 사회 비평가이자 알코올 중독자인 시나리오 작가 허먼 J. 맹키위츠(게리 올드만)은 오손 웰즈의 의뢰로 <시민 케인> 시나리오를 집필하게 된다. 그러나 맹키위츠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치게 되고, 오손 웰즈는 그가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시골에 집을 구해주고 작품을 타이핑해줄 비서까지 고용하면서 전폭적으로 지원을 하지만 맹키위츠는 매일 술만 먹고 억지로 글을 쓰다가 마감일까지 완성하지 못할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주인공 맹키위츠의 별칭을 제목으로 한 영화 <맹크>는 <시민 케인>의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과정을 통해 1930년대의 할리우드를 재조명하는 영화이다. 그 당시 스튜디오 시스템 속에서 영화를 제작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부정부패와 정치적인 내용을 녹이며 영화 산업의 부조리한 문제점 등을 비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세븐>, <파이트 클럽>, <나를 찾아줘> 등 임팩트있는 영화를 연출한 데이빗 핀처 감독이 자신의 아버지인 잭 핀처가 30여 년 전에 만든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출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를 갖는다. 원래는 90년대에 제작할 예정이었으나 투자해 줄 제작사를 찾지 못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넷플릭스의 투자로 제작하게 되면서 오래 숙원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영화는 마치 1930~40년대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디테일한 미장센이 돋보이는 흑백 영화로써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지만 오히려 그 시대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할 경우 영화를 끝까지 보는 것이 힘들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물론 한 컷 한 컷 완벽에 가깝게 연출한 데이빗 핀처 감독과 독특한 캐릭터를 열연한 게리 올드만의 연기는 명불허전이기에 이를 보는 재미 또한 있으니 무게감 있는 작품을 보고 싶은 관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4월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최다인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미나리>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작품이기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으며, 현재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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