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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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이야기-
  • 승인 2021.05.0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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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쓴 한의학 이야기 (7)

오행이론에 다소 부정적인 이유

이 준 우 탑마을경희한의원
이 준 우
탑마을경희한의원

음양이론에 비해 오행이론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간혹 있는 것 같다. 음양이론은 ‘양은 밝고 음은 어둡다’ 혹은 ‘양은 가볍고 음은 무겁다’와 같이 사물의 상대적인 양면성을 가리키기 때문에 비교적 받아들이기 쉬운 반면, 오행이론은 그 속에 내재된 보편적인 원리가 무엇인지 선명하지 않아서 보다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듯하다.


오행이란?
주지하다시피 오행은 木火土金水 다섯 가지를 말한다. 우리말로 해석해보자면 나무, 불, 흙, 금속, 물 정도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오행 중에서 木이라는 한자단어가 나무 하나만을 가리키는 것이면 오행이론이라는 것이 성립할 수 없다. 木이라는 한자단어는 때로는 계절 중에서 봄을 가리키기도 하며, 때로는 방위 중에서 동쪽 방향을 가리키기도 한다. 인체에서는 肝이나 膽과 같은 장기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는 봄이나 동쪽 방향 혹은 간이나 담과 같은 장기들이 공통적으로 木이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오행에서 말하는 木은 나무가 아니라 ‘木이라는 성질’을 의미하며, 자연에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이나 사물들을 다섯 가지 성질로 나누어서 분류해 놓은 것이 오행이론이다. 고대인들은 ‘木이라는 성질’을 가진 것들이 무엇인지 분류해놓음으로 인해서 ‘木의 성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힌트를 남겨놨다고 할 수 있다. 


나무 불 흙 금속 물
오행에 담겨있는 보편적인 원리를 찾기에 앞서, 우선 오행의 대표주자로 선택된 나무, 불, 흙, 금속, 물 다섯 가지가 가지고 있는 성질들이 현대적으로는 어떻게 밝혀졌는지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하고 넘어지고자 한다.
나무는 인류가 구할 수 있는 재료 중 가장 가공이 쉬워서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다양한 물품의 재료가 되었다. 가공이 쉽고, 무게나 밀도대비 강도가 높다는 점 때문에 여전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 나무는 오행 중에서 유일한 생명체이며, 아주 오래전부터 연료로서 활용되어 왔다. 나무는 구부렸다가 손을 놓으면 다시 돌아가는 탄성이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불은 격렬한 산화 반응의 일종인 연소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생기는 뜨거운 열과 빛이 방출되는 현상이다. 정확하게는 산화반응의 연쇄반응이다. 산소 또는 산소 공급원이 존재하고, 불에 탈 만한 물건이 있으며, 그 물건의 발화점 이상 온도가 가해질 때 불이 붙는다. 산소, 탈 물질, 온도를 연소의 3요소라 부른다. 
흙은 가소성이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모양을 자유자재로 변형시킬 수 있는 성질을 말한다. 점토를 구워서 압축한 단단한 블록을 벽돌이라고 하며, 질흙으로 빚어서 고온에 구워낸 제품을 도자기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흙은 수많은 생명들이 자라나는 토양이 된다.
금속은 일반적으로 열과 전기를 잘 전달하는 도체이며, 불투명하면서 금속 특유의 광택을 띠고 상온에서는 결정구조를 가진 고체 상태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판처럼 얇게 펼 수 있고 실처럼 가늘게 뽑을 수 있는 성질, 즉 전성(展性) 및 연성(延性)을 갖고 있다. 이러한 금속들의 특징들은 모두 금속결합이라는 결합 때문에 나타난다. 주기율표에서 왼쪽에 있을수록 최외각 전자수가 적어지고 아래로 갈수록 원자핵과 최외각 전자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최외각 전자가 원자로부터 떨어져 나가기 쉬워지게 되어 최외각 전자들이 구름처럼 비교적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이런 경향이 강한 원자들끼리 모여서 형성하는 결합이 금속결합이다. 이러한 금속원소들은 전자가 잘 떨어져 나가므로 산화되어 양이온이 되는 경향이 크다.
물은 우리 주변의 물질 중에서 가장 비열이 큰 물질이다. 어떤 물질 1g을 1℃ 올리는 데 드는 열량을 비열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1g의 물을 1℃ 올리는 데 드는 열량은 1cal이고 1g의 구리를 1℃ 올리는데 드는 열량은 0.0924cal 이다. 이는 물질이 갖는 고유한 특성 중의 하나인데, 물의 비열이 큰 이유는 수소결합에 기인한다. 수소결합의 구조로 인해 산소와 두 개 수소 사이의 각이 104.5도에 가깝게 되고, 이 기울어짐 때문에 상당한 극성을 갖게 되어 지구에 존재하는 많은 극성물질을 녹일 수 있다. 수소 결합이 물 분자를 붙들어 놓고 있으며 끓기 위해서, 즉 수소 결합과 물 분자 사이의 인력을 끊고 날려 보내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는 온도를 올리기 쉽지 않고 열을 잘 저장한다고 바꾸어 말할 수 있다. 덕분에 지구의 적도에서 남아도는 열이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물에 실려 극지방으로 옮겨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지구의 기온을 유지하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나무위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물은 가장 비열이 큰 물질이고, 열을 잘 저장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두자!

오행은 삶의 중요한 재료들이다

고대인들은 사물의 성질을 나타내는 상징으로써 왜 나무, 불, 흙, 금속, 물을 선택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재료이자 도구들이었기 때문이다. 음식을 만들 때도, 무기를 만드는데도, 집을 짓는데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도구들이 이들 나무, 불, 흙, 금속, 물 다섯 가지였을 것이다. 지금도 건축자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재료들이 나무와 흙과 금속이다. 불과 물은 말할 것도 없다.
생활 속에서 항상 다루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각각의 성질들을 잘 알게 되었을 것이고, 그래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성질들이 보편적인 성질을 상징하는 기호로까지 발전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기호가 오행 즉 木火土金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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