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의 소통이 새로운 치료법? 인정되면 한의계 위상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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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의 소통이 새로운 치료법? 인정되면 한의계 위상 저하”
  • 승인 2021.05.11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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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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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측 징역형 선고받고 전문기관 및 전문가에 감정의뢰에 피해자들 ‘울분’
한의사 동료에게 수년간 ‘신의 능력있다’ 난치병 치료법 전수한다며 편취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자신이 ‘신(神)’과 소통해 라사치료법으로 난치병을 치료하는 법을 전수하겠다며 한의사들에게 돈을 편취한 일당이 징역형을 선고받고 재판이 진행 중이다. 피고인 3명 중 2명은 한의사다. 

대전지법 형사11부는 지난 2월 9일 사기와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들에게 징역 1년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한 바 있다.

이들에게 피해를 당한 한의사들은 “피고인들은 현재 항소를 한 상태이고 ‘사기 시술이 아니라 기공 치료 등의 새로운 치료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새로운 치료법을 오랫동안 연구했고, 그 새로운 치료법을 전수하는 명목으로 돈을 받았을 뿐 이라고 했다. 향후 이 치료법을 전문기관과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하겠다고 했고 법원에서 이를 용인해 5월 12일 공판에서 어느 곳으로 감정을 보낼 것인지 결정한다고 했다”며 “만약 저들의 주장처럼 한의계의 어느 한 단체라도 라사치료법을 새로운 치료법이라고 법정에 제출하게 된다면 한의계에 미치는 악영향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피고인들은 추(錘)로 신을 불러내어 난치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전수한다면서 수천만 원씩 편취. 난치병 환자들에게 라사치료를 한다면서 기치료라는 명목으로 인당 수십만 원에서 1000만 원 이상 편취했다고 한다. 

피해를 당한 A 한의사는 “우리는 한의사 사회에 피해가 갈 수 있으니 더 이상의 사회 이슈가 되지 않도록 하고 있고, 자신의 가족들도 잘 단속하고 있다”며 “하지만 피고인들이 징역형 없이 그대로 사회로 나오게 되면 이들에게 세뇌되어 따르는 무리가 와해되지 않고 그대로 있게 되고, 향후 계속 세를 확장해 한의사 피해가 늘어날 것이 명백히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도 아직 피고인들을 신으로 믿고 추종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신으로 믿고 추앙하는지라 피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한 때 이들과 같은 상태였다”며 “피고인들이 징역형을 면하게 되면 앞으로 더욱더 피해가 커질 것이고 사회에 더 큰 물의를 일으켜 종래에 우리 사회에 큰 피해를 줄 것이 자명하므로 현명하고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B 한의사는 “1심에서 피고인은 자신이 고소인들에게 가르친 것은 단순히 레이키(霊気)라고 진술하며 그 내용은 ‘빛과 사랑의 에너지를 갖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가 이번 항소이유서에는 피해자들과 함께 하는 기(氣)치료 스터디 모임이라고 번복 했다”며 “단순한 능력으로 기 치료법을 전수한다고 했다면 다방면으로 연구에 매진한 나는 그를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C 한의사는 “일반인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사건이다. 피해를 입은 한의사들은 열정으로 한의학 실력을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에 매진하다보니 이런 일에 엮여서 순수한 열정이 물거품이 되고 정신적 물질적 피해만 남겼다”고 호소했다. 

D 한의사는 “신을 불러서 추로 신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하는 치료법이 어떻게 한의학적인 치료법이 될 수가 있는가. 이것은 한의학을 멸시하는 것이며 한의학의 위신을 저하시키는 행위”라며 “면허증이 있는 한의사가 하는 치료가 무엇이든간에 다 정당하다고 주장한다면 과연 한의학의 미래가 어떻게 되겠나. 한의학을 위해 또한 국민의 건강을 휘해 다시는 이런 비상식적인 행위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송호섭 한의사협회 학술부회장은 “통상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라면 일차적으로 정상적인 치료방법이 아닐 개연성이 높겠지만 절차에 의거해 결정해야 한다”며 “민형사상의 문제가 제기된 상황으로 보이고 법원의 판단에 의해 한의사협회로 사실 조회가 올 수 있다. 그 후 한의학회로 오게되고 분과학회로 의견을 구하는 사실 조회 신청이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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