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불면과의 사투를 벌이는 당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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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불면과의 사투를 벌이는 당신을 위하여!
  • 승인 2021.06.2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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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naiching@naver.com

대구한의과대학에서 학부과정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내경한의원장과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및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있으며, 의사학전공으로 논문은 '의림촬요의 의사학적 연구' 외에 다수가 있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도서비평┃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

지구 위에 사는 모든 생명체는 잠을 잔다. 그 모습과 형태가 조금 차이가 날 뿐이지 잠을 안 자고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종은 없다. 인류 또한 자연계의 한 종으로써 오랫동안 잠을 취해왔다. 그러나 유인원을 지나 인류로 진화하기까지 그 시작부터 인류는 빙하기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흐린 날씨가 많았고, 맹추위 속에서 활동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그들은 따뜻한 곳을 찾아 이동하며 수렵 생활을 하기는 해도, 대부분은 동굴 같은 곳에서 자신의 안위를 지키며 사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즉 음기(陰氣)를 얻기 위한 수면은 많이 취했으나, 양기(陽氣)를 얻기 위한 활동은 생계를 위한 수렵을 제외하곤 극히 드물었다. 그것이 구석기시대까지 이어졌으나 신석기시대의 농업혁명이 일어나고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매슈 워커 지음, 이한음 옮김, 열린 책들 출간
매슈 워커 지음, 이한음 옮김,
열린 책들 출간

경작 활동을 통한 일터에서의 활동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류는 근대 산업혁명이 일어나기까지 생산을 담당하는 일부 하층민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잠을 많이 자면서 에너지 소모를 가급적 삼가해왔다. 즉 수면을 통해 음기를 충전시키기보다 양기를 기르는 노동 또는 운동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때문에 동양에서는 『황제내경』 시대부터 음기보다 양기를 중요시해왔고, 서양에서는 좋은 햇볕을 즐기며 양기를 기르기 위한 스포츠가 발달해왔다. 또한 의료계에서도 운동을 통한 체력을 키우기 위해 여러 가지 데이터를 내놓았다. 그러나 그러한 과학적 통계에도 불구하고 극복할 수 없는 질병의 영역은 더욱 넓어지고, 그 한계를 실감하는 위협된 전염병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책은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에게 또 다른 생각이 깃들게 한다. 여기서 제시하는 많은 통계와 실험들이 새로운 사고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의 세상은 점차 잠들지 못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우리나라는 1982년 1월 5일을 기점으로 통금이 해제되고, 1997년 IMF를 겪으면서 더욱 잠들지 못하는 시기를 지내왔다. 그리하여 불면증은 급격히 늘어났고, 그로 인한 질병의 상태는 다양한 형태에서 우리의 생활을 압박하고 있다. 코비드19 시대 또한 그러하지만, 이제는 아예 포기라도 하듯이 당뇨, 고혈압, 아토피, 비만, 소아발달장애로 규정하는 각종 정신질환 등에 있어서 불치병으로 규정하는 사례가 자꾸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실험을 통한 증거를 제시하며 저자는 반격을 가하고 있다.

실제로 임상적으로도 해지면 자고 해뜨면 일어나는 단순한 생활 조건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치료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많은 약이 쓰이지 않고도, 자연의 조건에 순응하며, 질병을 극복하고, 회복력을 높이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으며, 삶의 질을 개선하는 이러한 우리 전통의학의 치료법이 보편적 가치를 지닐 수 있을 때 세상은 더욱 밝아질 것이다. 이 책의 저자나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과학자와 의료인들은 음양(陰陽)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지만, 이들의 노력은 점차 우리 전통의학의 논리에 한층 접근하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실험으로 무장하고 통계로 입증하는 그들의 노력은 결과적으로 한의학의 이론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우리 의학에 보다 확신을 가져야 할 때다.

 

김홍균 金洪均/ 서울시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김홍균
대구한의과대학에서 학부과정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내경한의원장과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및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있으며, 의사학전공으로 논문은 '의림촬요의 의사학적 연구' 외에 다수가 있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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