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그 해 여름 이탈리아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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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그 해 여름 이탈리아 바닷가에서
  • 승인 2021.06.2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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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루카
감독 : 엔리코 카사로사목소리 출연 : 제이콥 트렘블레이, 잭 딜런 그레이저, 엠마 버만
감독 : 엔리코 카사로사
목소리 출연 : 제이콥 트렘블레이, 잭 딜런 그레이저, 엠마 버만

2021년도 벌써 반이 지나가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가 뉴스의 한 축이지만 백신접종률이 점차 증가되고, 2학기에는 전면 등교 추진되고 있는 것을 보면 곧 그동안 기다렸던 일상의 삶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젠 마스크 쓰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려서 마스크를 안 쓴 채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색해질 것 같은 느낌이지만 말이다. 그러는 사이에 어김없이 올해도 여름이 찾아왔고, 많은 사람들이 7~8월의 달콤한 방학 또는 휴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아직 코로나 때문에 마음 놓고 휴가를 떠날 수 없다면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통해 미리 여름을 만끽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 바다 밖 세상이 궁금하지만 두렵기도 한 호기심 많은 소년 루카(제이콥 트렘블레이)는 자칭 인간세상 전문가인 알베르토(잭 딜런 그레이저)와 함께 모험을 감행한다. 그러나 물만 닿으면 바다 괴물로 변신하는 비밀 때문에 둘은 매사가 아슬아슬하지만 우연히 줄리아(엠마 버만)를 만나게 되고, 줄리아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된다. 그러다가 포르트로소 컵 대회에 출전하게 되고, 우승을 위해 서로 힘을 합치게 된다.

지난 주에 소개했던 <소울>과 마찬가지로 픽사의 작품인 <루카>는 이탈리아 출신 감독인 엔리코 카사로사의 어릴 적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그로인해 영화의 주된 배경은 이탈리아의 바닷가 마을이며, 바다 속에 바다 괴물이 살고 있을 것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사실 호수 괴물이라는 세계적으로 불가사의한 이야기가 있듯이 바다 속에도 괴물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상상력을 <루카>는 실현시켰지만 캐릭터 자체가 너무 귀여워서 괴물이라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을 정도이다. 거기다가 물 밖으로 나오면 완벽한 사람이 되지만 물이 묻으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설정은 영화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로 사용되면서 관객들에게 나름대로의 긴장감을 선사하며 매우 흥미롭게 진행시키고 있다. 그래서 역시 픽사가 픽사했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 <루카>는 어린이가 주인공이지만 어른들에게는 어릴 때 기억을 소환해주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함박 미소를 지으며 감상할 수 있고, 아이들에게는 유쾌한 에너지와 우정이라는 메시지를 찐하게 전해주고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산타 모짜렐라’와 ‘산타 고르곤졸라’ 등의 재미있는 이탈리어가 섞여 나오는 대사를 통해 깨알같은 언어적 유희를 즐길 수 있으며, 엄청난 덩치의 소유자인 줄리아 아버지의 반전 매력과 그를 똑 닮은 고양이를 비롯하여 등장인물들의 성격에 맞게 잘 구성된 캐릭터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있다.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아싸(아웃사이더)들이 똘똘 뭉쳐 인싸가 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는 <루카>는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못 떠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이탈리아 여행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영화가 끝난 뒤 엔딩 크레딧을 통해 영화의 에필로그를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으며, 맨 마지막에 짤막한 쿠키 영상이 있으니 절대 놓치지 말고 감상하길 바란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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