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호탕 – 한방 항염증약!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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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호탕 – 한방 항염증약!②
  • 승인 2021.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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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권승원

mjmedi@mjmedi.com


일본 CPG 속 한방약 엿보기(41)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CPG 속 소시호탕의 모습은? (표 1 참조)

CPG 속 소시호탕은 어떤 모습일까? 총 10가지 CPG에 소시호탕이 등장한다. 앞서 소개했던 소시호탕 관련 간질성폐렴 발생의 경험 때문일까? 소시호탕에 대해서는 유효성 관련 컨텐츠도 분명 존재하나 부작용 관련 유의사항을 담고 있는 CPG 역시 적지 않다.

 우선, 원 처방의 목적대로 호흡기계질환 관련 권고가 가장 많다. 기관지천식 관련 권고가 있는데, “알레르기질환 치료가이드라인 95개정판”에서는 기관지천식에 대한 한방약 사용법을 발작기인 급성기와 관해기인 만성기로 나누어 제시했다. 이중 중등도의 체력을 지닌 만성기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소시호탕과 시박탕을 제안했다. 감기치료에 대한 권고도 있다. “호흡기질환 치료용 의약품의 적정사용을 목적으로 한 가이드라인”에서는 『상한론』 조문의 내용 그대로 5일 이상 경과한 감기환자(기침, 구강내 불쾌감, 식욕부진, 권태감을 동반한 경우)를 대상으로 시행한 위약대조 임상시험의 결과를 토대로 아급성기 감기환자에 대한 소시호탕 활용이 가능함을 언급했다. “임신 수유와 약-대응 기본 매뉴얼(개정판)”에서는 임산부 감기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약 중 하나로 소시호탕을 제안하기도 했다. 여기에 함께 이름을 올린 한방약으로는 향소산, 삼소음, 맥문동탕, 시호계지탕, 시호계지건강탕, 소청룡탕, 갈근탕이 있다.

신경계질환 중에는 삼차신경통과 관련된 권고가 있다. “일본신경치료학회 표준적신경치료-삼차신경통”에서는 근거수준이 비록 증례보고 수준이기는 하지만 소시호탕을 활용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소시호탕 외 오령산, 시호계지탕, 시호가용골모려탕, 계지가작약탕, 작약감초탕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구강건조감을 해결하기 위한 처방으로 제안되기도 했다. 아마도 『상한론』 조문 속 ‘혹갈(或渴)’과 관련 방후주(方後註)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과민성방광 진료가이드라인 제2판”에서는 항콜린제 사용에 따른 구강내 건조감을 개선할 수 있는 한방약 리스트를 제안했는데, 여기에 소시호탕이 등장한다. 소시호탕 외에 백호가인삼탕, 자음강화탕, 오령산, 맥문동탕, 십전대보탕, 시호계지건강탕, 팔미지황환, 당귀작약산, 시박탕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쇼그렌증후군 치료지침 매뉴얼”에서도 쇼그렌증후군의 건조증상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소시호탕과 함께 맥문동탕, 인삼양영탕을 수록해두었다.

마지막으로 소시호탕의 부작용을 언급하고 있는 내용을 살펴보겠다. 이미 널리 알려진 간질성폐렴 관련 내용을 일단 찾아볼 수 있다. 약인성 호흡기장애에 대한 가이드라인인 “약인성 폐장애 진단, 치료 매뉴얼 2018 [제2판]”에서는 소시호탕 관련 간질성폐렴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다루고 있다. 주요내용을 요약하자면, 우선 앞서도 언급했듯 소시호탕 관련 간질성폐렴은 C형 만성간염에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 자체가 간질성폐렴의 발생과 악화에 관여할 가능성도 있다.  C형 간염 자체도 면역학적 반응이 일어나기 쉬운 병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C형 간염 환자에게 소시호탕을 투여할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하며, 간질성폐렴으로 의심할 수 있는 마른기침과 같은 증상이 복약 2개월 이내에 발생했다면 조기 투약중지와 함께 검사진행이 필요함이 제안되었다. “산부인과진료 가이드라인-부인과외래편”, “고령자 안전한 약물요법 가이드라인 2015”에서도 동일한 간질성폐렴 관련 부작용을 설명했다. 이 외, 출혈성방광염 관련 주의가 필요함을 언급한 CPG도 있다. “남성하부요로증상 전립선비대증 진료가이드라인”에서는 소시호탕이 알레르기성 방광염을 일으켜 출혈성 방광염의 원인이 된다고 언급했다. 소시호탕이 함유된 소시호탕의 변방(시박탕, 시령탕, 시호계지탕)도 함께 출혈성 방광염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이 언급되었다. 본 부작용은 알레르기 반응에 의한 증상인만큼 투약을 중단하면 소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의의 눈

필자는 지금까지 소시호탕의 항염증효과에만 초점을 맞춰 서술했는데, 현재 동양의학을 하는 전세계 의료인들(한국 한의사, 일본 의사, 중국 중의사)에게 소시호탕은 단순히 감염증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다. 왠지 모르게 날카로우면서도 식사는 잘 하지 않는 소아나 아토피나 습진과 같은 각종 피부질환 등을 대상으로 일종의 체질개선약으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그와 관련된 보고도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사실 현대 임상현장에서 소시호탕은 이러한 방면에서 더욱 빈번히 활용되고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된 최초의 언급을 일본의 일관당의학(一貫堂醫學) 관련 서적인 『모리 도하쿠 선생전』 (1933년, 야가즈 카쿠 저) 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관당의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본 연재의 ‘온청음편’을 참조해주길 바란다.) 독자분들의 임상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당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우선 체질개선을 위해 소시호탕을 사용해야 할 사람은 일관당의학에서 제시한 시호청간산이나 형개연교탕을 사용해야 할 체질과 유사하다고 언급했으며, 이 체질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소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감염성 질환에 자주 이환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특히 연약하지는 않은 몸을 가졌지만, 왠지 모르게 신경질적인 소아에서 효과적이라는 언급을 하였다. 곧, 감염상황에 자주 빠지는 사람 중 그다지 허약하지는 않은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처방이라는 취지의 내용인데, 앞서

 

계속 살펴본 것처럼 항염증효과를 지닌 약이다 보니 별로 특별한 내용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무엇보다 스스로의 감염방어능을 키워야 할 현재로선 매우 중요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울러 비록 드물게 발생하는 부작용이라고는 하나 간질성폐렴이나 출혈성방광염 발생 가능성에 대해 항상 숙지하는 것이 좋겠다. 의료인이라면 수 백 명의 환자를 호전시키더라도 단 한명에서 발생한 부작용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188-196.

3. 薬剤師のための漢方薬の副作用―正しい服薬指導のためにー第2版. 協和企劃.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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