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암흑에서의 선과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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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암흑에서의 선과 악
  • 승인 2021.09.10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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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맨 인 더 다크 2
감독 : 로도 사야구에즈출연 : 스티븐 랭, 매들린 그레이스
감독 : 로도 사야구에즈
출연 : 스티븐 랭, 매들린 그레이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과 노인은 많은 사회구성원들이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어야 하는 사회적 약자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세상이 변화되면서 장애인과 노인에 대한 시각도 다양화 되고 여러 대중문화에서도 그들이 주변 인물로만 머무르지 않고 당당히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해내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2016년에 개봉한 <맨 인 더 다크>는 주인공 노먼이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노인이라는 설정으로 인해 당연히 피해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관객들에게 반전을 선사하며 장애인과 노인이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닌 강자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며 변화된 위상을 보여 주었다.

비밀스러운 과거를 가진 소녀 피닉스(매들린 그레이스)와 함께 세상과 단절된 일상을 보내던 눈 먼 노인 노먼(스티븐 랭)의 집에 어느 날 밤,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침입한다. 그들은 노먼과 격렬하게 싸우다가 피닉스를 납치하게 되고, 노먼은 소녀를 구하기 위해 그들이 있는 곳으로 잠입하게 된다.

전편에서 모두가 피해자라고 생각했던 주인공의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며 관객들이 오히려 10대 빈집털이범을 응원하게 만드는 아이러니한 영화적 경험을 하게 했던 것의 뒤를 이어 <맨 인 더 다크 2>는 이전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관객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전편과는 다른 엄청난 침입자들이 쳐들어오는 것은 물론, 주인공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이자 최적의 안전지대인 집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숨바꼭질을 비롯해, 납치된 피닉스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집을 벗어나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액션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해준다. 전편의 공동 각본을 집필한 로도 사야구에즈가 속편의 연출을 맡고, 전편의 공동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페데 알바레즈가 속편의 제작 및 각본에 참여하면서 절대적인 선도, 절대적인 악도 없는 <맨 인 더 다크> 시리즈의 재미를 높이고 있다. 또한 대사만큼이나 강렬한 긴장감을 이끌어내는 효과음은 적재적소에 배치되면서 스릴러 영화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주인공 노먼의 특성을 알고만 있다면 전편을 안 봤다고 하더라도 <맨 인 더 다크2>를 보는 데 큰 문제없을 정도로 특별히 전편의 이야기가 이어지지는 않다. 하지만 전편을 본 관객들이라면 스케일이 커졌지만 전편에서 느꼈던 예상치 못했던 신선한 스릴이 속편에서는 약간 아쉬울 수도 있으며, 중간중간 잔인한 장면도 있으니 관람 시 유의해야 할 것이다. 여하튼 사회적 약자로만 치부되었던 장애를 가진 노인을 주인공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영화적 상상력을 확장시킨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영화이다. 엔딩 크레딧 부분에 짧은 쿠키 영상이 있으며 과연 향후 다음 시리즈가 나올 수 있을지 궁금증을 던지고 있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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