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지가작약탕, 계지가작약대황탕, 소건중탕 – 한방 소화관 진경제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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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지가작약탕, 계지가작약대황탕, 소건중탕 – 한방 소화관 진경제②
  • 승인 2021.10.0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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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권승원

mjmedi@mjmedi.com


일본 CPG 속 한방약 엿보기(43)
경희대학교한방병원순환신경내과 부교수 권승원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CPG 속 계지가작약탕, 계지가작약대황탕, 소건중탕의 모습은? (표 1, 2 참조)

CPG 속 계지가작약탕, 계지가작약대황탕, 소건중탕은 어떤 모습일까? 총 8가지 CPG에 이 처방들이 등장한다. 앞서 소개했던 각 처방의 발전사를 그대로 반영하여 계지가작약탕과 계지가작약대황탕은 주로 복부팽만감, 복통, 그리고 설사 또는 변비를 동반한 소화기계 이상과 관련된 권고에 주로 등장한다. 소건중탕 역시 역사적으로 이어져 내려온 “허로(虛勞)”라는 키워드가 그대로 반영되어 주로 허약성 병태와 관계된 권고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장 주목할 질환은 바로 “과민성대장증후군(IBS)”이다. “기능성 소화관질환 진료가이드라인 2014 과민성대장증후군(IBS)”에서는 기존의 근거를 토대로 판단했을 때, IBS 치료에 한방약을 활용해볼 것을 제안하면서, 근거가 있는 처방으로 계지가작약탕을 언급했다. 보다 자세한 권고사항은 “만성변비 진료가이드라인 2017”에 등장하는데, 여기에는 만성변비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한방처방을 수록하고 임상활용 시 도움이 될 만한 처방관련 정보(사용목표, 하제로서의 타입, 해당처방의 특징)가 제공되어 있다. 이 중 오늘의 주인공인 계지가작약탕과 계지가작약대황탕도 등장하는데, 계지가작약탕은 교대형 IBS, 계지가작약대황탕은 변비형 IBS에 활용하도록 권고되어 있다. 두 처방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표 2에 정리해 둔다.

각종 상황 별 변비에 대한 내용도 주목해 볼만 한다. 먼저, 소아의 만성변비 관련 내용을 보자. “소아 만성기능성 변비 진료가이드라인”에는 오늘의 주인공인 세 처방이 모두 등장한다. 소아변비를 경련성 변비와 이완성 변비로 나누어 처방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다들 예상하겠지만, 작약을 함유한 이 세 처방이 경련성 변비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제시되어 있다. 참고로 이완성 변비에는 대건중탕과 대황을 함유한 한방처방을 적용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소아에 이어 임산부 변비와 관련된 내용도 보인다. “임신, 수유와 약 대응 기본 매뉴얼 (개정판)”에서는 계지가작약탕과 소건중탕을 임산부 변비에 응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덧붙여 대황, 망초, 견우자 같은 약재를 함유한 한방처방은 유산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어 사용하기 어려움도 덧붙였다.

반복적으로 호소하는 복통을 호소하는 소아에 대한 대처 관련 내용도 보인다. “반복되는 소아 통증의 이해와 대응 가이드라인 -소아심신의학회 가이드라인집 개정2판”에서는 반복적으로 복통, 상복통을 호소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한방처방으로 3 처방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허약체질 경향의 소아가 보이는 복통에 이 3 처방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 점을 참고하면 좋겠다.

의외일 수도 있으나 신경계질환에서도 이 처방들이 보인다. “일본신경치료학회 표준적신경치료: 삼차신경통”에는 삼차신경통에 긍정적 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된 적 있는 한방처방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중 소시호탕과 함께 계지가작약탕을 사용했던 증례가 함께 소개되어 있다. 또한, 소아의 기립성 조절장애에는 소건중탕이 추천되어 있다. “소아 기립성 조절장애 진단, 치료 가이드라인 -소아심신의학회 가이드라인집 개정2판”에서는 기존의 치료법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중증례에 소아 본인이나 가족이 희망할 경우 각종 보완대체요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반하백출천마탕, 보중익기탕, 진무탕과 함께 소건중탕을 소개했다. 중증 기립성 조절장애를 심각한 허로(虛勞)의 병태로 판단하여 제안한 내용인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야뇨증에 소건중탕이 추천되어 있다. “야뇨증 진료가이드라인 2016”에는 야뇨의 병태(다뇨, 과민성방광, 수면장애, 스트레스)에 따른 한방처방 사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소건중탕은 과민성방광 병태의 중간증(中間證)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제안되어 있다. 작약을 사용해야 할 정도로 긴장을 잘하면서도 실증으로는 볼 수 없는 경우 소건중탕을 활용하면 될 것이다.

 

임상의의 눈

 지금까지 살펴 본 내용을 요약하면, 이들 계지가작약탕 유방(類方)은 중간~허증 경향, 경련성, 긴장성 병태를 보이는 소화관 이상에 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소건중탕은 교이를 함유함으로써 소화관 뿐 아니라 전신계통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계지가작약탕 유방을 활용하려 하면, 이 세 처방을 감별할 명확한 포인트가 없어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때 도움이 될 만한 타츠노 카즈오가 제시한 팁(tip)을 전달한다. 그는 『일본동양의학회기요』 제1집 “상한론 금궤요략 요방해설”에서 계지가작약탕을 기준으로 나머지 두 처방과의 감별점을 제시했는데, 참고할만 한다.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계지가작약탕증의 주소는 복부팽만, 복통, 설사 등이며, 정적인 경향을 보이고, 상충(上衝) 등은 없다. … 복부에 저항이 있더라도 대개는 얕은 부위에만 있다. … 복통에 사용할 때는 소건중탕과 감별이 필요하다. 리허(裏虛)의 정도는 소건중탕이 더 심하며, 전체적으로 허로 경향을 보인다. 또한, 계지가작약탕증은 복벽 전체가 얇고 긴장되어 있으나, 소건중탕증은 주로 복직근이 긴장되어 있다. 하지만 두 처방증 모두 복벽이 연약한 경우도 있다. 계지가대황탕증은 더욱 실증 경향이다. 복부 저항도 심부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압통은 계지가작약탕증과 계지가대황탕증 모두 나타나므로 그것 만으로는 구별이 어렵다.”

또한, 최근에는 계지가작약탕이 IBS에 많이 사용되는데, IBS 치료 시 가미소요산과 사용법을 구분을 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로 가미소요산증은 소화기 증상 외 호소증상의 폭이 넓은 편이나, 계지가작약탕은 소화기 증상에 국한된다. 또한, 가미소요산증은 변비형, 계지가작약탕은 교대형일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계지가작약탕증의 경우가 가미소요산증에 비해 평소 위장기능이 약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참조해 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막상 임상에서 계지가작약탕 유방을 사용하고자 할 때, 하나 아쉬운 점이 바로 온보진통(溫補鎭痛)의 효과가 비교적 약하다는 것이다. 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부자를 가미하면 된다는 의견이 『유취방광의(類聚方廣義)』에 있으며, 이 처방을 ‘계지가작약부자탕’이라 명명했다. 임상현장에서 계지가작약탕 유방을 활용할 때 참조가 되길 바란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29-31, 182-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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