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 교육에 4,000여명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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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식 교육에 4,000여명 신청
  • 승인 2004.11.0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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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기능과 중복, 입장정립 필요

지난 10월 24일 대구를 시작으로 6차례에 걸쳐 실시되는 건강기능식품 영업자 단체 교육에 한의사 4000여명이 신청해 건기식에 대한 한의계의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대변해주고 있다.

아직 신청을 접수중인 지역도 있고, 단체교육이 끝난 후에도 다수의 한의사들이 요구할 경우 한의협은 단체교육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교육 이수자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숫자는 건기식에 대한 한의사들의 긍정적 기대만을 나타낸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건기식에 대한 한의계의 입장 정립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단체교육을 신청한 한 한의사는 “건기식에 대해 좀더 연구해보고, 주변의 동정을 살펴가며 우리 한의원에서 취급할지를 결정 할 것”이라며 “교육을 신청한 것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대비하자는 차원”이라고 털어놓았다.

건기식은 인체의 기능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으로 양방에서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는 이제까지 양방약이 인체의 기능향상에는 그다지 큰 역할을 하지 못했는데 건기식이 이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건기식의 기능성은 한약이 인체의 기능을 향상시켜 질병을 치료하는 부분과 중복돼 얼마나 치료 보조제로서 역할을 해낼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대구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한의사는 “기능성에 있어서 훨씬 뛰어난 한약을 한의원에서 조제할 수 있는 상황에서 건기식이 한약의 보조제로 취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의원에서 자체 조제가 어려운 해초류나 발효식품의 경우 응용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첩약 환자가 약 이외에 건기식을 더 복용할 것을 쉽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첩약 대신 건기식을 권유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하다. 따라서 건기식을 한방의료와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가 숙제인 것이다.
하지만 건기식에 대해 한의사가 뚜렷한 입장을 취하지 않을 경우 건기식은 양약의 한 부분으로 잘못 인식될 우려가 높아 한의사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食藥同源의 철학적 배경을 갖고 있는 한의사가 건기식을 이해하고, 차원 높게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수적인 열세와 한의계의 대응이 미약할 경우 건기식의 전문가는 양의·약사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양방에서 한약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둔갑시킬 수도 있어 이를 등한시 할 수도 없는 게 한의계의 처지다.
수 많은 보건의료관련 연구기관에서도 발표했듯이 앞으로 건기식은 현재의 의약시장보다 몇 배 능가할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할 경우 더욱 한의계가 어떻게 건기식에 대응할지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달 22일 영국 로이터통신은 ‘2009년 건강·기능성 식품의 새로운 이익창출 전망’ 조사를 통해 2009년 식품 시장은 ‘기능성’이 가장 높은 이익을 창출해 미래시장을 견인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2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식품시장 품목으로 콜레스테롤 저하용 식품이 1위, 당뇨환자 친화성 식품이 그 뒤를 이었다.
보도는 무엇보다 기능성을 표방한 식품들이 활기를 띠는 것은 노화과정의 속도를 지연시키는데 효과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인구 10명당 1명 꼴의 비율을 보이고 있는 60세 이상 고령자들의 비율이 오는 2050년에 이르면 5명당 1명, 2150년에는 3명당 1명의 비율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건기식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한의계는 이러한 건기식을 단순히 판매하는 영업자적 위치가 아니라 건기식에 한의학적 해석을 내리고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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