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의 강점은 개인 체질에 맞춘 치료…일본 환자 코디네이터풀 구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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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의 강점은 개인 체질에 맞춘 치료…일본 환자 코디네이터풀 구축할 것”
  • 승인 2021.09.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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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정준호 리봄한방병원 본부장(외국인환자 유치 지원프로그램 일본 지원센터)

생약에 익숙한 일본인, 한의학도 쉽게 익숙해져…환자 유치 성공요인은 ‘환자와의 교감’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약진흥원이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인접 국가 대상 맞춤형 한의 의료기관을 육성‧지원하고자 일본과 중국 지원센터를 선정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일본 지원센터는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과 리봄한방병원이 지정됐는데, 이 중 하나인 정준호 리봄한방병원 본부장에게 향후 센터 운영 방향과 일본인의 한의약 인식 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의약 외국인 환자 지원 프로그램에서 일본 지원센터로 선정되었다. 지원센터로 활동하고자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으며, 준비과정은 어땠나.

전 세계의 대체의학 시장은 그동안 꾸준히 성장했다. 다양한 국가가 대체의학 시장에 주목하면서 우리의 한의약 역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지금은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는 위치에 올라섰다고 생각한다.

리봄한방병원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한의약을 해외에 소개하여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는 외국인 환자들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데 훌륭한 자산이 되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우리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언어 문제부터 시작해서, 증상과 치료 과정에 대한 안내, 문화적 차이로 인한 문제, 결제 등 다양한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고민을 해왔다.

이러한 경험이 있었기에 지원센터의 취지에 대해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었고, 그동안 저희가 쌓아온 노하우를 공유하여 더 많은 훌륭한 한의약을 외국인 환자들에게 소개하여 한의약의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는 마음에 지원센터로서 지원을 하게 되었다.

 

▶지원센터로서 참가 의료기관에 앞으로 3년간 일본 맞춤형 지원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인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일반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데 가장 힘든 건 무엇보다도 인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병원의 경우 외국인 환자를 위한 담당 직원이 있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외국인 환자를 위해 담당 직원을 둔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또한 진료에 필요한 여러 가지 서식이나 외국인 환자를 위한 자료를 준비하는 일 역시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지만, 환자 진료에도 바쁜 의료기관에서 이 과정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역시 많은 시간과 충분한 자금이 필요하기에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많다.

이를 잘 알기 때문에 우리는 일본 지원센터로서 의료기관들의 이러한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그동안 쌓아온 외국인 환자 유치 노하우를 바탕으로 어느 기관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일본어 서식이나 양식을 만들어 제공하고, 일본인 환자 진료를 위한 다양한 자료, 일본 환자를 위한 마케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인 인력 확보를 위해 일본인 환자를 위한 코디네이터 풀을 구축해서 의원급 의료기관이라도 부담 없이 일본인 환자를 유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그렇게 구축된 코디네이터 풀을 이후 점차 다양한 외국어로 확대하게 되면 이 지원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에도 의료기관들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 부담 없이 나설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조성되리라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대응책이 있나.

코로나19는 이미 세계적인 문제다. 2년이 다 되어가는 긴 기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 역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의 종식을 기다리는 대신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을 지속하면서도 경제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위드 코로나’에 대한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흐름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막혀 있던 해외사업에 있어 청신호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런 흐름은 우리 한의약이 세계로 더욱 발돋움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 방식이 전환된다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모색될 것이고, 당연히 예방을 위한 대체의학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때문에 한의약 또한 지금부터 이 흐름에 올라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지금부터 해외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환자 유치가 어려웠지만, 위드 코로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을 기회로 살리기 위해 우리 한의약과 정부 역시 노력이 필요하다. 한의약을 세계인이 신뢰할 수 있는 통합대체의학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의학적인 연구와 성과, 체계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며, 정부 역시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경험을 통해 외국인 환자가 자국에서도 우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원격 의료 같은 제도적 장치를 시급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일본과 중국에서의 사업대상질환은 현지 한의약 수요조사에 따라 다르게 선정되었다. 일본은 항노화(피부미용)와 면역향상에 선호가 높았는데,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쉽게 언급하기가 어렵다. 한의약의 가장 큰 장점이 개인의 체질에 맞춰 진료하고 처방한다는 점인데, 특정 질환에 대한 선호도에 대해 섣부르게 이야기하다가 자칫 민족적 특성이나 국가별 차이점을 언급하여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개인의 체질에 맞춰 진료하고 처방한다는 점을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도 이런 부분에 매력을 느끼는 환자들이 있고, 이는 어떤 한 국가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리는 많이 경험해봤기 때문에, 일본 역시 그런 마음가짐으로 다가가려고 한다.

 

▶일본은 이미 캄포의학이 대중적으로 퍼져있는데, 이들이 한의 치료를 선택하게끔 할 수 있는 한의학의 강점과 전략이 궁금하다.

일본의 캄포의학 역시 한의학과 마찬가지로 생의학적 진단 치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한의학과 다른 부분은 한의사가 아닌 양방 의사들이 진단과 치료를 위해 부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약 또한 제약회사에서 대량으로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또한 한의학은 환자 개인의 체질과 생리에 맞춘 진료가 가능하고, 이 점이 캄포의학과는 다른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보고 있다. 같은 증상이라고 해도 개인의 여러 가지 환경을 검토하여 진단하고 치료한다는 점은 한의학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일본인들은 캄포의학을 통해 생약에 상당히 익숙해져 있다. 이런 점은 캄포의학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오히려 다른 나라보다 한의약에 쉽게 익숙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우리 한의학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이 통합대체의학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구를 통해 한의학의 진단 치료 방식에 대한 근거를 지금보다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인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한의 의료기관이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무엇보다도 환자와의 교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이는 모든 의료기관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개인의 체질과 환경을 중요시하는 한의학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다. 아무리 좋은 설비를 갖추고 우수한 의사들이 포진하고 있는 병원이라고 해도 의사와 환자와의 교감이 부족하다면 당연히 병을 치료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우리 한의사는 더욱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병의 원인과 환자에게 맞는 처방이 가능하다. 이는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그만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것만 유의해준다면 우리도 지원센터를 통해 최선을 다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원프로그램 참여를 고민하고 있는 의료기관 등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리봄한방병원은 그동안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열심히 고민했고, 지금도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겪은 많은 어려움과 문제점 역시 잘 알고 있다. 이는 우리만이 아닌 많은 의료기관이 겪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이 여러분이 고민하는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지원센터를 통해 여러분이 일본 환자를 조금 더 편하게 유치할 수 있도록 최대한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세계대체의학 시장에서 한의약의 우수성을 더 많이 알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신청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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