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982> - 『單方新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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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982> - 『單方新編』 
  • 승인 2021.10.16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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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목민관이 펼치는 壽世濟民의 꿈

  이 책은 대한제국 말기 錦石 李義絅이 舟村 申曼과 茶山 丁若鏞의 경험방 가운데 효과 좋은 단방만을 모아 병증문별로 분류하고 한글로 번역하여 펴낸 것이다. 이미 오래 전에 간략하게 소개한 적이 있지만 돌이켜보니 빠트린 설명이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표기도 눈에 띄어 한두 번 더 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로 하였다.(417회 사람과 짐승의 병, 함께한 한글의서/ 2009.05.15.일자.)

 ◇ 『단방신편』
 ◇ 『단방신편』

  우선 해제류 가운데 서로 다른 부분에 대해 논하기로 한다. 한국의학대계에서는 저자 “이의경(생몰년미상)이 수집 편찬, 전문을 한글로 번역한 것을 대한제국 융희2년(1908)에 唯一書館에서 연활자본으로 간행한 것이다.(인본은 고 김두종박사 소장)”라고 적어놓았다. 그런데 정작 대계에 수록된 판본은 서울대 일사문고에 소장된 필사본으로 시중 간행본을 저본으로 삼아 등출한 것으로 보이나 판권부가 실려 있지 않기에 출판사항을 확인하기 어렵다.

  이에 三木榮『朝鮮醫書誌』를 들춰보니 “정약용과 신만의 경험방을 이의경이 융희2년(1908)에 수집하여 단방신편이란 이름을 붙여 1권의 책으로 간행하였다.”고 설명했다. 또 “각문에 440~450조 병명을 擧例하고 그 아래 처방을 들어놓았는데, 전문에 언해를 부가해 놓았다.”고 설명을 붙였다. 하지만 정작 서명 아래 기재된 책 수가 현전본(단권)과 다르게 2책으로 되어 있다.

  저자표기에 있어서는 본문의 권수제 아래 ‘著: 茶山 丁若鏞, 舟村 申曼, 譯 錦石 李義絅’이라 밝혀져 있으니, 크게 이의를 달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간행 시점에 있다. 앞서 소개한 2책의 해설에서 1908년으로 소개하였으나 당년에 곧장 간행까지 이어진 것 같지 않다. 왜냐면 권두에 실린 李應翼과 高永周의 서문이 각각 1908년 12월과 동짓날(長至日)로 밝혀져 있어 세밑에 임박하였고 현전하는 1908년 간본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지목록에 따르면, 처음 선보인 이후로 1909년 유일서관, 1911년 동문관, 1913년 신구서림 등에서 이 책을 발행하였으며, 1922년에는 지송욱이 이 책을 토대로 내용을 증보하고 역시 한글로 번역하여 박문서관에서 펴낸『증보단방신편』이 전해지고 있어 관련 연구가 시급하다. 1909년(융희3년) 간행본에는 校洞 右文館에서 인쇄하고 寺洞 唯一書館이 元賣所라고 밝혀져 있다.

  서문을 지은 이응익은 晦觀居士라는 별호를 붙였으나 생몰년은 미상이며, 조선 말기의 관리로 1883년에 개화정책의 일환으로 설립된 기기국의 사사를 지냈고, 1894년 갑오개혁 때에는 공조 참의로 特除되어 군국기무처 회의원으로 참여하였다. 이후 승정원승지, 학무아문참의, 학부학무국장, 한성사범학교교장, 외국어학교교장, 법부참서관, 법률기초위원, 법부민사국장, 한성재판소판사, 홍주군수, 외부교섭국장, 거창군수, 창원감리 등 요직을 역임하였다.

  1903년에는 海西査覈使로 임명되어 천주교 관련 충돌사건의 진상을 조사한 「해서사핵사보」를 남겼다. 1906년에 훈4등 太極章이 수여되었고, 1910년 정2품이 되었다. 따라서 서문작성 무렵은 말년으로 보이며, 역자인 이의경과는 친우(吾友)로 표현하였다.

  惠舫 高永周는 1839년생 역과출신자로 한역통사로 오랫동안 일하였으며, 1886년 연천현감을 지낸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서문작성 시기에는 70이 넘은 고령이었을 것이며, 역시 역자인 이의경과의 친분으로 서문 작성을 의뢰받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판권부에는 이의경이 ‘編譯兼發行者’로 표기되어 있고 그도 1894년 전라도 운봉현감을 지낸 것으로 밝혀져 있어 이들이 모두 조선 말엽 관리로 등용되어 지방관을 역임했던 것으로 보인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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