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안세영의 도서비평] 선진국 대한민국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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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안세영의 도서비평] 선진국 대한민국에 관하여
  • 승인 2021.10.1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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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안세영

ajhj@unitel.co.kr

1987.02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1993. 02 경희대학교 대학원 한의학박사 1996.10-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1997.03-2012.02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신계내과학교실 주임교수 2017.03-2020.02 대한한방내과학회장 저서 남자 그리고 여자, 갑상선클리닉,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 성학, 다한증의 이해와 치료 등


도서비평┃눈 떠보니 선진국

초유의 코로나 탓에 그동안 거의 불가능했던 해외여행이 머지않아 재개될 전망입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할지라도 큰 혼란 없이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하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해외여행을 떠올릴 때면 늘 30여 년 전 프랑스 파리가 생각납니다. 생전 처음 가 본 유럽이었다는 이유도 있지만, 지하철 역사에 검표원이 없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와, 과연 선진국은 다르구나.” 하며 감탄조로 중얼거렸던 당시의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물론 우리나라도 언젠가부터 역사에서 역무원을 찾아보기 쉽지 않아졌습니다. 얼마 전 운크타드(UNCTAD; 유엔경제총회)에서는 195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우리나라를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시켰는데….

박태웅 지음, 한빛비즈 출간

『눈 떠보니 선진국』은 매주 금요일 밤마다 즐겨 찾는 유튜브 채널에 저자 박태웅 님이 출연하여 우리나라의 실태를 낱낱이 설명하는 영상을 보고 즉각 구입한 책입니다. 채 30분도 되지 않는 짧은 분량이었지만, 평소 크게 의식하지 못하며 지나쳤던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어낸 시각에 깊이 공감했거든요. 부지불식간에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등을 타내고, 빌보드를 휩쓸며, 경제규모 세계 9위일뿐더러, 효과적인 방역조치로 OECD 회원국 중 GDP 위축이 가장 적은 나라가 되었지만, 명실상부 선진국이라 자부할 수 있는가라는 성찰!

책은 3부로 나뉩니다. 1부 「선진국의 조건」에서는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을 제안합니다. 이전까지는 ‘왜’라는 물음 없이 ‘어떻게’만을 따지며 개도국에서 벗어나는 성과를 이루었지만,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이제부터는 해답보다 질문이 더욱 중요함을 깨달아야 하니 우선 정의(定義)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면서…. 또 데이터에 기반하는 사회,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 협상·타협하는 사회가 되어야만 명실공히 선진국이 된다면서…. 2부 「고장난 한국사회」에서는 현재 우리나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속속들이 파헤칩니다. 화이트칼라 고위층이 많이 떼먹을수록 상을 주고, 사람을 죽이는 편이 더 싸게 먹히며, 노력하면 벌을 내리는 잘못된 시스템이 현재진행형입니다. 또 사회 안전판은 부실하기 짝이 없고, 포털은 클릭 수에 따라 돈을 매기는 탓에 선정적인 가짜뉴스를 쏟아내며, 교육은 여전히 구습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지요. 이외에도 읽노라면 자연스레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부끄러운 면면 투성입니다. 3부 「AI의 시대」에서는 바야흐로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만큼 IT분야 전반에 포진된 문제점들을 지적합니다. 매일 PC와 모바일을 만지작거리면서도 지식이 일천한 분야라 좀 어렵던데, 컴퓨팅적 사고능력의 중요성만큼은 이해하겠더군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당내 경선이 한창입니다. 이 와중에 튀어나오는 정계·재계·법계·언론계 인사들의 갖은 의혹과 그에 대한 해명, 또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를 보면 기가 막힐 정도입니다. 선진국은커녕 아직도 개도국, 아니 오히려 후진국에 가깝다고 할 지경이더군요. 내년 대선에서는 국민의 현명한 선택에 의해 불로소득이 근절되고 검찰개혁·언론개혁이 완성되길 기대합니다.

 

안세영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안세영
1987.02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1993. 02 경희대학교 대학원 한의학박사 1996.10-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1997.03-2012.02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신계내과학교실 주임교수 2017.03-2020.02 대한한방내과학회장 저서 남자 그리고 여자, 갑상선클리닉,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 성학, 다한증의 이해와 치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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