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받은 공무원들은 한국한의학에서 배우고 싶은 분야로 침구와 한약재의 표준화, 의료기기를 꼽고 있다. 더러는 교육과 연구 시스템이 부럽다고 솔직히 말한다. 또한 한양방 협력진료에도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가 의식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이들 요소가 한국한의학의 장점이자 국가적 경쟁력임을 알 수 있다.
연수교육도 우리나라가 입지를 넓혀가는 분야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에는 무료로 오라고 해도 오지 않던 해외 한방의료담당자들이 앞다투어 우리나라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조금만 더 세련되게 가다듬으면 충분히 승산 있음을 확인해주는 사례들이다.
정부파견한의사도 4명으로 늘었다. 그만큼 해외의 한의학 수요가 늘었다는 뜻이다. 해외의료봉사의 성과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여실하게 증명되었다. 에티오피아 해외의료봉사 결과 현지 대사는 "외교관이 1,2년에 걸쳐 할 일을 한의학봉사단원이 1주일만에 해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해외 전통의학관계자들의 잇달은 방한은 10여년간 뿌려놓은 땀의 결실이다. 전인미답의 한의학 불모지에 뿌린 씨앗이 이제 막 싹을 틔운 것이다. 작으나마 좋은 성과를 낸 데에는 KOICA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한몫 했음은 물론이다.
전세계 전통의학이 성장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다 아다시피 서양의학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자연친화적 의학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 그 하나이고, 또 다른 하나는 치료비용을 줄여보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해외에서 한의학 붐은 국내인보다 세계인이 먼저 한의학을 자연친화적이면서 치료비용이 저렴한 의료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 점에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 한의학을 아끼고 보다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발전시키지는 못할망정 한의학을 푸대접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직제에서 한의학부서가 완전히 배제된 것이 대표적이다. 한의학적 치료로 말기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여준 사실이 입증되었는데도 국가가 설립한 암센터에 한의사를 한명도 배치하지 않은 것은 뭐라 설명해야 하는가? 국내에서 좌절한 한의사가 러시아와 손잡고 해외에서 바람을 일으켜 국내로 진입하겠다고 한이 서린 맺힌 말을 할 때 관계당국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제3세계가 자국의 본초자원으로 개발한 약물에 대해 로열티를 받겠다고 나서고 있을 때 우리나라는 우리의 본초자원을 보호·발전시키기 위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세계의 한의학 시장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한의학의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한국의 경제는 한의학이 살린다"는 대한한의사협회의 2001년 캐치프레이즈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관계당국도 한의학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리는 데 앞장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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