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재의 임상8체질]火理
상태바
[이강재의 임상8체질]火理
  • 승인 2021.12.25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강재

이강재

mjmedi@mjmedi.com


8체질 의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_42

火理

권도원 선생이 19831024일에 탈고한 논문, 화리(火理)1)는 생명의 근원(宇宙原因火)2), 생명체의 기제(生物火理構造), 생명의 속성(火三現)3)에 관한 논설이다.

이 논문은 우주와 생명의 근원에 대한 거대한 통찰을 담고 있으며, 우주와 생명의 근본원리는 바로 불()의 원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창조주(창조신)에 관하여 명징한 개념을 설정하였다.

 

자화와 상화

나는 화리의 주인공은 자화(自火)4)와 상화(相火)5)라고 생각한다. 화리에는 인체에는 자율신경이라는 생물화리기구가 있어, 자화의 명령은 부교감신경을 통하고, 상화의 명령은 교감신경을 통하여 모든 장기에 전달된다.”는 중요한 문장이 있다. 화리는 어떤 아이디어에 기반을 두고 성립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1) 퇴계(退溪)심학도설(心學圖說)심자일신지주재(心者一身之主宰)”가 나온다.

2) 동의보감잡병편」 〈화문(火門)에는 화()에 관하여 논의한 세 의가의 중요한 논점이 있다.

火有君相之二

五行各一其性 惟火有二 曰君火人火也 曰相火天火也 東垣

君火者 乃眞心小腸之氣所爲也 相火者 乃心包絡三焦之氣所爲也 丹心

火爲元氣之賊

人身有二火 曰君火猶人火也 曰相火猶龍火也 河間

동원은, 화에는 두 가지 성질이 있는데 군화는 인화요 상화는 천화라고 했다. 하간은, 사람의 몸에 두 가지 화가 있는데 군화는 인화요 상화는 용화라고 했다. 단계는, 군화는 심과 소장의 기로, 상화는 심포와 삼초의 기로 작용한다고 하였다.

3) 동의수세보원사단론에서는 심()과 폐비간신(肺脾肝腎)의 역할을 구분하였다.

五臟之心 中央之太極也 五臟之肺脾肝腎 四維之四象也

심은 태극(太極)으로 폐비간신보다 상위구조이다.

4) 자율신경계오건(吳建) 克誠堂 昭和 9(1934)

인체의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다.

이상이 권도원 선생이 접할 수 있었던 기존의 이론과 아이디어였다. 권도원 선생은 10대 초중반에 미국 남장로회에서 파견된 선교사에 의해 입교6)한 후 아주 신실한 기독교인이었다. 그는 1956년부터 1958년까지 한국신학대학의 신과(神科) 과정을 마쳤다. 그때는 의업이 아니라 목회의 길로 갈 수도 있었다.

권도원 선생은 위에 나온 아이디어에 기독교적 창조론(창세기)과 종말론(요한계시록)을 결합하였다. 그런 후에 이것들을 종합하여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서술한 논편이 바로 화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화리의 임상적 운용

어느 날, OO 원장이 화리는 실제 처방에서 어떻게 응용되고 있는지 물었다.

62 논문에는 부증(副證) 치료처방이 나오는데, 이것은 화경락(火經絡)인 심경, 소장경, 심포경, 삼초경을 이용한 화조절법이다. 그리고 1차 논문에는 내부적인 화(internal ignis)와 외부적인 화(external ignis)에 따르는 보조적인 치료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2차 논문에 소개한 정신방은 자율신경불안정상태를 조절하는 처방이다. 8체질에 보이는 8종의 자율신경불안정상태는 4종의 부교감신경긴장형과 4종의 교감신경긴장형이다.

개별 생명체가 가진 자화는 생명의 근원을 상징하는 상화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바로 이렇게 자화와 상화가 생명을 유지하면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 소통이 끊어지면 죽는다.

자화의 명령은 부교감신경을 통하는데, 자화는 심경과 소장경으로 조절한다. 그리고 상화의 명령은 교감신경을 통하는데, 상화는 심포경과 삼초경으로 조절한다. 체질침 처방에는 자화를 조절하는 처방(自火方)7)과 상화를 조절하는 처방(相火方)8)이 있고, 이를 통한 자율신경조절법은 체질침의 위대한 인식이며 성취이다.

 

명왕성의 제외

권도원 선생은 화리에서 태양을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명왕성은 태양계 행성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공전주기와 자전주기의 통계를 내는 과정에서 태양계의 다른 행성은 약간의 불규칙성이 표현되나 공전과의 비(자전 대 공전의 )에서 규칙성을 보여주는데 비하여, 명왕성의 궤도는 자전 및 공전주기가 불합리하여 명왕성이 태양계의 행성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9)

화리나온 지 23년이 지난 2006년에 세계 천문학계는 명왕성은 태양계의 행성이 아니라고 공식 발표했다.

 

과학사상1999년 가을호

권도원 선생은 1983년에 화리를 완성했으나 발표하지 않았다. 전공 분야가 아닌 천문학 이론을 내놓는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유영익 교수를 비롯한 일부 지인들에게만 논문을 알렸다.

전상운 선생10)은 하버드대학교에 교환교수로 있을 때, 유영익 선생11)과 친분을 쌓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유영익 선생으로부터 논문 하나를 받게 된다. 권도원 선생이 쓴 화리였다. 유영익 선생은 그 논문을 발표할 매체를 찾고 있었다. 전상운 선생은, 한국과학사를 전공한 신동원 교수가 편집주간으로 있는 계간지 과학사상을 떠올렸다.

이런 인연을 통해서 화리16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1999년에 과학사상가을호에 실리게 되었다.12) 전상운 선생은 과학사상에 실은 소개글에서 권도원 선생의 사상과 8체질의학을 아래와 같이 평가하였다.

1) 새로운 체계의 東醫學, 2) 권도원 박사는 한국 전통의학의 위대한 줄기를 잇는 분, 3) 21세기 의학은 동아시아의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이 접목되고 조화되어야 새로운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4) 권도원 박사의 獨創的인 의학체계는 새로운 의학체계로 가는 이요 길이다.

전상운 선생은, 권도원 선생이 화리를 논리적인 이론으로 전개하려고 시도하지 않고, 자신 만의 언어와 직관적인 방식으로 서술한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 독창성 때문에 신동원 교수에게 추천했다고 내게 전해 주었다.

 

참고 문헌

1) 吳建, 自律神經系克誠堂 1934.

2) 과학사상30호 범양사 1999.

3) [권도원 선생 화리 강의 녹취록] 1999. 10. 21.

4) 8체질의학론 개요, 東方學志1061999. 12.

5) Dowon Kuon, PYROLOGOSInstitute for Modern Korean Studies 2002. 6.

6) 권도원, 화리(火理)동틴암연구소 2003.

7) 모든 사람은 8가지 체질을 타고 난다, 미래한국』 〈3572009. 11. 18.

8) 지구가 태양에 가까워지고 있다, 미래한국』 〈3632010. 2. 17.

9) 이강재, 시대를 따라 떠나는 체질침 여행행림서원 2019. 10. 20.

 

각주

1)  화리(火理 Pyrologos)
   인간을 위시한 모든 동식물의 생명작용과 저 빛나고 변화하며 생동하는 활우주의 운행이 다 화의 법으로 이루어진다는 이론체계.
   * 주, 1) ~ 5)의 내용은 「화리」에서 인용하였다. 

2) 우주원인화(宇宙原因火 Cosmoetiopyr)
   우주에 편재하는 전 우주화의 존재원인이 되는 본체로 창조신의 절대자존을 상징하는 명칭이다.

3)화삼위일체(火三位一體 Pyrotrinity)
   광(光)과 열(熱)과 력(力)이 하나로 되는 것을 초감성적인 화삼위일체라고 하며, 그것이 광과 열과 역으로 현상하는 것을 화삼현(火三現 three phenomena of fire)이라고 한다. 모든 생명작용과 모든 명(明), 열(熱), 동(動)이 다 이 화삼위일체에서 원인한다. 

4) 자화(自火 Idiopyr) 
   무생물이 생물 되는 법이 없고, 생물은 날 때부터 초감성적인 불을 소유하므로 생물이며, 천체들도 불을 소유하기 때문에 운행하는 생명체인 것이다. 이 생물과 천체들이 소유하는 자체의 불을 자화라 이름한다.

5) 상화(相火 Allelopyr)
   자화를 소유하는 생물과 지구의 생명운동은 태양의 자화와의 만남(火理)에서 이루어진다. 이때 태양의 자화는 모든 지상생물과 지구의 자화에 대하여 상화가 되며, 같은 이치로 태양이 행성들을 거느리고 공전하는 그 모항성의 자화는 태양의 자화에 대한 상화가 된다. 만물과 우주는 이와 같은 자화와 상화들의 화리의 법으로 단계 우주를 이루어 우주 화리의 본체인 우주원인화(Cosmoetiopyr)에 연결된다.

6) 미국 남장로회는 아주 보수적인 교단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충남 서천군에는 한반도에 처음 성경(聖經)이 전래된 지역인 마량포가 있다. 

7) 심방(心方)과 소장방(小腸方)

8) 심포방(心包方)과 삼초방(三焦方)

9)태양을 도는 수성부터 해왕성까지 모든 행성은 자전주기 수치는 줄어들고 공전주기 수치는 늘어나는 반면 명왕성만은 그 규칙에서 벗어나 있다. 권도원 선생은 명왕성은 태양계가 아닌 더 큰 범위를 돌고 있다고 풀이했다.

10)전상운(全相運 1928. 11. 21. ~ 2018. 1. 15.) 
   한국과학사 연구의 개척자이다. 1928년에 함남 원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국사학과 대학원의 연구과정에 들어가면서 한국과학사를 본격적으로 연구했다. 1977년에 일본 교토대에서 과학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부터 1984년까지 한국과학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1985년에서 1989년까지 성신여대 총장, 1990년부터 1992년까지 교토대 초빙교수로 있었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로회원이었다. 『한국과학기술사』가 대표 저작이고, 『한국의 과학문화재』, 『한국의 고대 과학』, 『시간과 시계 그리고 역사』, 『한국과학사의 새로운 이해』, 『한국과학사』 등을 지었다. 

11) 유영익(柳永益 1936. 4. 9. ~ )
   역사학자이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하버드대학교 인문대학원 역사·동아시아언어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휴스턴대 역사학과에 재직하다가 귀국해서, 고려대 사학과 교수, 한림대 사학과 교수, 스탠퍼드대 역사학과 객원교수, 한림대 부총장,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한국학 석좌교수, 한동대 국제개발협력대학원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제12대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었다. 

12)  『과학사상』 제30호 범양사 1999. p.258~276

 

이강재 / 임상8체질연구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