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996> - 『東洋醫學要論』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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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996> - 『東洋醫學要論』②
  • 승인 2022.01.22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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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우생학을 四象에 대입한 문제작

  지난 호에 미처 다 소개하지 못한 수록내용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총론에 이어 2장 사성론 말미에는 사성론의 우생학적 고찰이란 제목으로 유전과 지역별 사성인 분포에 대해 기술했다. 특히 중국 동북지방과 남방지역의 특성 및 일본인의 기질적 분포에 차이가 있음을 말하였다. 나아가 우생학적 입장에서 남녀 간에 사성인을 고려해 배우자를 선택해서 결혼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 『동양의학요론』

  이어 제3장 사성치료론에서는 한약으로 치료한 경험론, 사성론의 치료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는데, 음성인과 양성인의 치료와 더불어 냉성인의 치료와 열성인의 치료에 대해 논하고 있다. 제4장 약성론에서는 약성구별이란 제목 아래 이른바 사성인(냉성인, 음성인, 열성인, 양성인)에 따라 각기 필요한 약물 및 주요 음식물을 분류해 놓았다.

  또한 약성의 음양에 대해 설명하였는데, 약성의 기미와 약성의 복합이라는 항목 아래 한약의 기미에 따라 갖추어진 약의 성질이 寒熱溫涼平으로 나뉘고 미각을 자극하는 약성을 신감함고로 구분하는데, 성능에 따라 열약, 온약, 냉약, 한약으로 구분하였다. 아울러 한약을 복용한 후에 발현되는 효능이 사성에 따라 서로 달라짐을 말하였다.

  제5장 사성별 치료각론에서는 앞서 말한, 4성인의 구분에 따라 각각 전용처방을 제시하였으며, 제6장 사성별 치료처방 大要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서양의학에서 통용되는 질병명에 대해 각각 사성인별 치료처방을 구분하여 제시한 것이다. 예컨대, 장티프스 같은 전염성 질환에도 냉성인은 인삼오수유탕이나 계지탕을, 음성인은 한다열소탕이나 마황금수탕, 열성인은 저령차전자탕을 써야한다고 제시하였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책은 애초 광복직전인 1944년 5월경 長春에서 日語로 처음 간행되었으며, 이후 1955년 金昌德에 의해 번역되었다. 광복이후 저자는 고국으로 귀환하여 남한에서 활동한 것으로 보이는데, 1995년에 이르러 이 책이 다시 발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에는 연변민족의약연구소 朴仁范에 의해 국가중의약관리국 민족의약문헌정리총서로 『東洋醫學要論校釋』본이 출판되었다.

  여기에는 1995년에 쓴 저자의 재판서문이 실려 있는데, 간략하게 요지만 간추려 옮겨보기로 한다. “본서가 제1판은 중국에서 출간된 지 불과 수개월에 다 賣書되여 애독자 여러분의 요구에 수응치 못하였기로 제2판은 부수를 늘여서 곧 再刊하기로 하였었으나 그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착수하지 못하였었다. 그러나 천행으로 …… (다시) 국한문으로 출간케 되니 감개가 무량하다.”(필자 일부 표기법 수정)

  또한 “再刊에는 모든 未及한 점을 보충하여 좀 더 자세히 詳論코저 했으나 역시 지면관계도 있고 시간관계로 원만히 論及치 못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삼천리 방방곡곡에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다소의 도움이 될 것을 믿는 바이다.”라고 재간행의 소감을 밝혔다.

  2005년 연변에서 발행된 中譯판에서는 전반부에 현대중국어로 번역한 내용을 앞쪽에 배치해 놓고 후반부에는 국한혼용으로 된 원문을 부록으로 붙여놓았다. 이로보아 중국 연변에서 박인범이 다시 발행한 교석본은 1955년 서울 新敎出版社서 발행한 판본 즉, 家庭醫典이란 부제가 붙어 있는 신활자판을 저본으로 삼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근간 연변에서 발행된 『中國朝醫學』(의학사권) 안에도 이 책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서의학적인 시각에서 예시를 통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사상(사성)의학의 실험연구, 임상연구, 학리연구 결과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조리 있고 상세하게 설명하였다.”고 말하였다. 따라서 이 책이 朝醫學 서적으로 연구가치가 있다고 평하였다.

  이 책은 다소 무리한 접근방식이 동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의학을 서의학적 관점에서 해석해 보고자 시도한 문제작이라 하겠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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