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코로나19 바이러스 누적 확진자 수가 1,6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거의 3명에 1명꼴인 셈이지요. 저는 한 달여 전 인후통 없는 몸살감기를 사나흘 극심하게 앓았는데, 자가검사 키트로는 음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잔기침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걸 보면, 스텔스 오미크론이지 않았을까 의심되네요. 전 국민의 86.7%가 2차 접종을 마쳤고 3차 접종 완료율도 64.2%에 이르러 ‘집단면역’이 이루어졌을 법도 한데, 1일 60만 명까지 넘겼던 급격한 확산세는 최근에서야 서서히 줄어드는 모양새입니다. 이러니 백신의 효능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두어 달 전 집어 들었던 토마스 코완(Thomas S. Cowan)의 『백신과 자가면역(Vaccines, Autoimmunity, and the Changing Nature of Childhood Illness)』은 백신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견지한 책입니다. 수년 전 읽었던 율라 비스(Eula Biss)의 『면역에 관하여(On Immunity: An Inoculation)』는 백신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음에도 백신 찬성론자의 입장이었죠. 반면에 코완 박사는 인체의 자연치유능력을 무시하는 의학적 개입(예방접종)은 득보다 실이 훨씬 많다면서, 평생 지속될 건강의 기초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수두·홍역 등 특정한 아동기 질환에 노출되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가 인지학의 창시자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teiner)의 열렬한 추종자이고, 주 관심 분야가 영양학·동종요법·인지의학·약초학 등임을 감안하면 당연하다 하겠지요.
책은 3부 12장 및 부록으로 구성됩니다. 1부 「자가면역의 기원」에서는 수 십 년 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한 만성질환들은 인체의 면역시스템을 훈련시켜주는 급성 감염병의 감소와 직결된다고 주장합니다. 세포성 면역반응이 선행되지 않은 채 의도적으로 항체 생산을 유발하면 면역 체계의 불균형과 과도한 항체 생산 상태를 야기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항체의 과다 생산 상태가 바로 자가면역 질환의 ‘정의’라면서…. 돌이켜보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주로 급성이었던 아동기 질환이, 대규모의 백신접종 정책이 시행되면서부터 자폐증·천식·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발달장애·알레르기 등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만성적인 자가면역 질환으로 성격이 변했음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2부 「백신에 대한 잘못된 믿음」에서는 수두처럼 대체로 양성적인 질병이 어떻게 뇌암의 위험을 감소시키는지, 반면 백신은 어떻게 대상포진의 위험을 증가시키는지 설명합니다. 또 수천 년 동안 우리 장(腸)에서 별 탈 없이 공존했던 무해한 바이러스가 어떤 연유로 소아마비에 대한 책임을 떠안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공포가 현재의 백신 제조 산업의 태동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살펴봅니다. 아울러 어릴 때 홍역을 앓으면 왜 심장병·관절염·알레르기 과민반응 등의 위험이 감소되는지도 보여줍니다. 3부 「치료 및 회복」에서는 코완식 식이요법의 원리와 첫 6개월 식단의 예를 소개하는데, 뭐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마지막의 부록에서는 자폐증과 백신의 인과 관계 및 유통 중인 백신의 구성성분에 대한 내용인데, 저는 꽤 쇼킹하더군요,
이왕이면 백신 접종의 부작용(특히 자폐증) 사례가 등장하는 『Vaxxed』라는 다큐멘터리 영화 관람도 추천합니다. WHO·CDC 등에서는 무관하다고 했지만, 저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이라고 받아들여지진 않던데….
안세영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