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1007> - 『同和藥房用藥寶鑑』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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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1007> - 『同和藥房用藥寶鑑』④     
  • 승인 2022.04.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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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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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조선동포 대동단결로 共和同利

  이 책을 소개한 첫 회에서 저자 민병호가 1912년에 쓴 서문에 나타난 취지와 목적에 대해 대략 기술한 바 있었다. 하지만 권미에 붙어 있는 부록의 논설 또한 중요하다고 보아 1회를 더 할애하기로 한다. 지은이는 딱히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발행인이자 창업주의 아들인 閔橿(1884~?)이 첨부한 것으로 추측한 바 있다.

◇ 『동화약방용약보감』

  민강은 1909년 安熙濟, 金鴻亮, 金東三 등 80여 명과 함께 대동청년당을 조직하여 독립운동을 전개한 인물이다. 1910년 조선이 강제 합병되자 서울에 昭義學校를 세우고 교육에 힘을 쏟았으며, 1919년 3·1운동에 적극 가담하였다. 또 韓南洙 등과 여럿이 서울과 인천 등지에서 대조선 임시정부 조직을 위한 국민대회 준비를 도맡아 활동하였으며, 같은 해 4월23일 이른바 한성임시정부 선포대회를 열다가 일본경찰에 붙잡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또한 金嘉鎭을 총재로 大同團을 조직해 포고문과 선언문을 인쇄하는 책임자로 활동했다. 대동단에서는 의친왕 李堈을 상해임시정부로 합류시키기 위해 망명계획을 추진했는데, 일경에 발각되어 1년6개월간 옥고를 치러야했다. 출옥한 뒤, 상해로 건너가 1924년 僑民團議事會 학무위원으로서 교포계몽과 후세교육에 전념했다. 같은 해 3월부터 항일투쟁의 선봉에서 활약하다가 체포되어 복역하던 중 옥중에서 순국함으로써, 부친보다 앞서 사망하였다.

  부록의 논설에 담겨진 요지를 간추려 소개하기로 한다. “唯我醫藥이 自神農黃帝發行五千餘年矣라 大凡人民이 斯有飮食男女之欲일 斯有疾病고 斯有醫藥니 天命이 雖重이나 人病이 甚危也라 盖疾病이 束縛血氣야 强奪身命이 譬如强盜가 壓制權利야 滅亡家道야라 是以로 前聖古哲이 創造文字야 垂訓後世사 使人格物致知야 咸得自由活權也 ……(운운).”(필자 띄어쓰기)

  표기법이 달라 읽어내기가 다소 어색하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비교적 평이하고 논리가 정연한 글인지라 이해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앞서 그의 이력을 살펴봐서 그런지, 윗글의 도입부만 읽어보아도 왠지 모를 비장한 각오가 엿보인다. 특히 질병에 대해 기혈을 속박하여 사람의 목숨을 강탈함이 마치 강도가 인간의 권리를 압박하고 통제하여 가정이 살아갈 방도를 괴멸시켜 죽이는 것과 같다고 비유해 일제강압통치를 은유하였다.

  또한 “洪惟上帝之造物也ㅣ 各於其土地氣候에 生出人種야 有肉體焉고 有靈魂焉니 靈魂은 唯一無二고 肉體는 有萬不同니 疾病이 各因其水土臟腑而不同故로 醫藥이 亦各有妙用也 於是神醫用藥이 隨宜立効고 遺書傳世니 乃所謂醫者 宜也라 ……(운운)”하였으니 조물주가 만물을 창조할 적에 풍토와 기후가 각기 달라 여러 인종이 생겨났으며, 영혼은 한 가지로되 육체는 서로 달라 각기 살아가는 환경과 타고난 장부가 다르기 때문에 의약에도 역시 각기 마땅한 절묘한 용법이 있게 됐다고 말하였다.

  한걸음 나아가 공익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민간에 흩어져 있는 숨은 비방을 수소문해 제보해 달라고 권유하기도 했는데, 글 가운데 이런 문구가 들어 있다. “無論誰某시고 如有神方이어든 已往舊習에 自家獨利 思想을 改良사 本舖에 送致시면 賞品도 特呈오며 濟活福利도 遍于一國야 咸與入於新世界恩惠也니 堯舜之大德으로도 猶且取諸人爲善이어든 況於凡人乎잇가…….”

  또한 매년 효험을 본 경험담을 모아 간행하면 공인증거를 확보하는 셈이요 관청허가를 받아 정부특허를 얻었고 公私간에 모두 이익을 나누게 되니 동포들이 共和同利할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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