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1009> - 『尙論太陽經篇』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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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1009> - 『尙論太陽經篇』①
  • 승인 2022.05.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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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상한병 太陽經증 치료의 시작과 끝

  2년 여 지루하게 이어졌던 코로나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이제 서서히 막을 내릴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호에서 상한병을 육경표본으로 구분하여 변증용약하는 방법을 약술한『육경표본』이란 소책자를 소개한 바 있다. 상한병 변증치법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기회에 잇대어서 상한전문서 한편을 더 살펴보기로 한다.

   ◇ 『상론태양경편』
   ◇ 『상론태양경편』

 원작은 청대 초기의 학자 兪昌(1585~1664, 字 嘉言)이 1648년에 지은 『尙論張仲景傷寒論重編三百九十七法』이란 다소 긴 제목의 책이다. 줄여서 보통 ‘尙論篇’(전8권)이라고 부르는데, 오늘 살펴볼 조선 사본은 이 중 가장 요체가 되는 태양경편의 상중하 3권만을 가려내어 단본으로 엮은 것이다. 표지에는 ‘상론태양경상중하’란 제목이 붙어 있어 원작에서 발췌한 사본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이제면에는 ‘光緖二年(丙子) 四月十五日(丁丑) 始’라고 적었고 또 권미에는 같은 해 ‘七月初一日(己未) 終’이라고 적혀 있어 등사한 시작시점과 완료시기가 명료하게 밝혀져 있다. 이로보아 1876년 필사하기 시작해 이 책을 꾸미는데 대략 2달반 가량의 시일이 소요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등사기 옆에는 또 ‘光武2年 西一八九八’이란 명문이 적혀 있는데, 아마도 세월이 흐른 뒤 표지를 입혀 다시 장정한 시기를 적어둔 것이 아닌가 싶다.

  발췌요약본이라서인지 목차는 붙어 있지 않으며, 상중하 3권으로 분권된 본문을 한 책으로 합본하여 제책한 상태이다. 권수제면에는 제목과 저자명이 표기되어 있으며, 이어 서문을 대신해 ‘論太陽經傷寒證治大意’란 제목의 通論이 가장 먼저 자리하고 있다.

  지면의 제한으로 여기에 담긴 내용을 모두 옮길 수는 없으나 논설에 담긴 요지인 즉, “風傷衛證에 桂枝湯을 위주로 다스리고 寒傷榮證에는 麻黃湯을 위주로 치료하며, 風寒兩傷榮衛證에는 大靑龍湯으로 주치한다.”는 말로 상한병 태양경증치에 있어서 대강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상한태양경증 치료에 있어서 3대 원칙이라고 할 법한 이 말은 책의 첫머리에도 표어처럼 제시되어 있다.

  위의 대원칙은 또한 이 사본의 목차에 갈음한 것이기도 한데, 본문 첫 권은 ‘太陽經上篇’이란 소제 아래 ‘凡風傷衛之證, 列於此篇, 法五十三條.’라고 쓴 주기가 달려 있다. 같은 방식으로 둘째 권 중편에는 寒傷榮證에 해당하는 치법이 58조문, 셋째 권 하편에는 風寒兩傷榮衛證 치법이 24조문 들어 있다고 표기해 놓았다.

  부연하자면, 이 내용은 원작인 상론편 8권중 제1권 태양병편에 해당하는 것인데, 풍상위, 한상영, 풍한양상영위로 상중하 3편으로 구분하여 구성한 것이라는 말이다. 나아가 치법치방에 있어서는 각각 계지탕, 마황탕, 대청룡탕으로 주력 처방을 삼아 이들 3대치법과 대표처방이 마치 솥발처럼 호각세를 이룬다는 주장이다.

  이는 지난주에도 설명한 바와 같이 “仲景治傷寒, …… 桂枝, 治傷風, 麻黃, 治傷寒, 靑龍, 治傷風見寒脈, 傷寒見風脈, 三者如鼎立.”이라고 한, 『동의보감』대청룡탕 설명조문에 들어 있는 구절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문장이다. 태양병 상풍, 상한증을 다스리는 계지탕과 마황탕, 그리고 풍한이 교착되어 맥증상반한 경우에 쓰는 청룡탕, 이 3가지 대표방을 적용하는 기준점을 적시한 것이다.

  이 책은 특히 명말 方有執이 제시한 ‘三綱鼎立說’에 따라 錯簡이 된 상한론 조문을 재배열하고 이에 따라 주석을 가한 것이 특점인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덧붙이기로 한다. 봄은 봄이로되 봄 같지 않은 날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나 고르지 않은 일기, 국내외 정세나 경제동향, 모두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어서 화창한 봄볕을 맘껏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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