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1015> - 臨床撮要硏究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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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1015> - 臨床撮要硏究集
  • 승인 2022.06.18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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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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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격랑을 헤쳐 나온 근현대 한의학 교육

이 책은 본격적인 근현대 한의학교육에 있어서 서장을 장식한 동양의약대학에서 교재로 활용하기 위해 1962년에 제작된 것이다. 어느 곳에서도 저자가 밝혀져 있지 않으며, 서문이나 판권도 붙어있지 않다. 본문을 들춰보니 이론이나 병리, 치법, 치방 등을 기재해 교강을 위한 전문교재로 펴낸 것이 아니라 각분과별로 나누어 문제은행식으로 구성한 것으로 보아 단지 수험용 교재로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 『임상촬요연구집』

일제강점기 의생, 침구안마사 수험교재로부터 시작해 50~60년대에 이르기까지 각종 의료인 자격증 획득을 위해 다종다양한 수험교재가 통용되었는데, 정규의과대학 체제가 완비되지 못했던 탓에 대개 고시학원 수준의 교육기관이나 입시학원 등지에서 몇 달 혹은 1~2년간 비교적 단기 교육을 이수하거나 원격지에서 통신강좌를 통해 수험준비를 한 다음 검정고시에 응시하는 경우가 잦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한의제도가 단절되었던 일제강점기 한의들의 자발적인 교육을 위해 경성과 대전, 대구 등지에서 이뤄졌던 한방의학강습소가 그 전형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과목별로 나누어 응시하여 수년에 걸쳐 차례로 통과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다.

한방의학강습소는 최초의 한의학교육기관이라 할 동제의학교가 1907년 폐지되면서 한의학 전승의 단절을 우려한 한의들이 모여 만든 것으로 3년제에 동의학과 서의학을 함께 강의했으며, 1913년 17명이 배출된 것을 시작으로 5명에서 49명까지 해마다 졸업생수가 일정하진 않았지만, 매년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1919년 3.1만세운동의 여파와 교장인 홍종철의 서거로 문을 닫고 말았다.

일제강점기 전 기간을 통해 동서의학연찬회, 조선의사연찬회, 의학강구회, 동서의학연구회, 조선의생회 등 여러 단체를 조직해서 한방강습을 이어갔지만 운영이 어려웠고 단속적이어서 교육과정이 일정치 않아 한방의료인 양성이 충실하게 이뤄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광복 이후 경기도의생회를 중심으로 조선의사회를 조직했으며, 이때 회장을 지낸 박호풍(1900~1961)을 교장으로 1948년 동양대학관이 설립되었다. 동양대학관은 1951년 한국동란 중 피란지 부산에서 서울한의과대학으로 승격되었으며, 1955년 동양의약대학으로 교명을 변경하였으니, 이로써 정규 한의학교육의 단초를 연 셈이라 하겠다.

곧이어 1957년 대학교수자격 검정위원회를 거쳐, 洪成初(1897~1972), 朴性洙(1897~1989), 金長憲(1897~1976) 3인이 최초로 한의과대학 교수자격을 취득하였다. 동양의약대학은 독립된 단과대학으로 운영하다가 재단이 경영난에 봉착하여 1965년 경희대학교에 흡수 통합되었으니, 이 자료는 독자적으로 운영되던 시절 졸업예정인 재학생들을 위한 수험대비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목차를 보면 크게 專攻科目과 基礎科目 두 파트로 구분되어있다. 전자에는 진단학, 부인과, 소아과, 잡병, 상한 등 5과목이 전공과목으로 되어 있고 후자인 기초과목으로는 침구학, 醫事法規, 생리학, 병리학, 방제학 5과목이 분속되어 있어 현행 고시과목과는 차이가 크다.

문제 제출 양상이 각과별로 서로 다른데, 진단은 단순한 질문에 모범답안을 단문형식으로 제시한데 반해, 부인과는 사지선다형 문제은행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타 임상각과는 대개 갖가지 병증에 대한 원인, 증상, 치법, 치방 등으로 구분해 요약 정리해 놓은 것이 많다.

기초과목의 침구과는 원리론에 대한 기술이 위주이며, 의사법규는 답안제시 없이 문제만 제시한 것도 있고 사지선다형이 섞여있다. 기타 생리, 병리, 방제는 단순한 문제에 대해 수험자의 의견을 기술하는 형식으로 답안이 제시되어 있어 오늘날 국가고시 예상문제집의 오래 전 원형을 보는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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