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영의 제주한 이야기](3) 제주맘, 아이와 함께 주말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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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영의 제주한 이야기](3) 제주맘, 아이와 함께 주말 보내기
  • 승인 2022.07.15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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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영

남지영

mjmedi@mjmedi.com


 

주말이 다가오면 고민이 시작된다. 이번주는 뭘 하면서 아이와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정말 알찬 시간을 원했다면 미리 계획을 했어야 마땅하지만 개원의의 주중은 녹록치 않다. 하루종일 진료를 하면서 여러 가지 행정처리를 해야 한다. 급여 정산, 필요 물품 주문, 약재 상태 점검, 직원 요청사항 해결 등등. 작은 업체의 대표이지만 해야 할 일이 많다. 가만히 앉아서 진료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 그것은 상상 속의 일이다.

그 와중에 딸래미는 초등학교 1학년이기 때문에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혹여나 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지, 방과 후의 일정들은 괜찮게 진행되고 있는지 여러모로 체크해야 할 것이 태산이다.

그래서 준비를 거의 하지 못한 채로 주말을 맞게 되기 일쑤다. 하지만 어떻게든 시간은 지나가고 어떻게든 일정은 채워지는 법.

이럴 때 제주에 살고 있다는 게 정말 다행으로 느껴진다. 미취학아동 내지는 저학년 아이를 키우기에 제주는 참 좋은 환경같다. 다양한 자연체험과 체육활동을 원하는 부모라면 정말 만족할 것이다.

이번주 주말 우리집 일정은 이러했다.

점심 즈음 축구클럽에 가서 1시간 반 동안 신나게 뛰어놀고, 근처 식당에서 제주돼지고기를 실컷 먹은 뒤, 친구 가족과 함께 동네 해변에 가서 스노쿨링과 대나무 낚시를 즐기고, 시원한 물막국수(제주는 메밀 특산지이다)를 먹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토요일 일요일 모두 비슷한 스케줄이었는데 육지(제주에서는 제주 이외의 곳을 모두 육지라고 한다)친구들은 놀라기 일쑤다. 체력적으로 가능한 지를 가장 궁금해 한다.

제주에서는 어디에서든 차로 10분만 가면 바다 혹은 산이 나온다. 레저활동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이고 이 부분은 제주에 사는 특권 중 하나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대신 야간에는 배도 비행기도 운항을 하지 않기 때문에 섬에 갇히게 된다. 육지의 목적지로 밤에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은 사람에게는 마치 유배 온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때때로 제주 특유의 괸당문화(혈연 지연 학연 이웃 등의 공동체 문화)와 지리적 조건이 결합되는 타이밍에는 아주 외롭고 힘겨운 시간이 되기도 하는데…이 부분은 다음 칼럼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남지영 / 경희미르애한의원 대표원장, 대한여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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