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한의학 인물사 (393): 李鳳敎(193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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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한의학 인물사 (393): 李鳳敎(1933〜2021)
  • 승인 2022.08.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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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김남일

southkim@khu.ac.kr

경희한의대 교수로 의사학을 전공하였다. 현재 한국의사학회 회장으로 역임하고 있다. 최근 기고: 근현대 한의학 인물사, 명의의안


“맥진의 과학적 연구를 위해 평생을 바친 한의학자.”

이봉교교수께서 작년말에 서거하셨다. 이봉교교수는 평생 맥진의 과학적 연구라는 주제로 평생 매진한 진단학계의 권위자였다. 그의 수제자 박영배교수(前 경희대 한의대 진단생기능의학교실 교수)께 부탁드려서 이봉교교수의 약력을 전달받아 그의 생애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본다.

1973년 간행된 한국의료총감에 나오는 이봉교교수 관련 기록
1973년 간행된 한국의료총감에 나오는 이봉교교수 관련 기록

이봉교교수는 충남 서산군출신으로 서산중학교를 졸업하고, 대전고등학교를 2학년까지 다니다가 건강상의 문제로 중퇴하고 검정고시 후 경희대 한의학과에 진학하여 1960년 13회로 졸업하였다. 1972년부터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에서 맥진실을 상근 운영하면서 1982년부터는 외래부교수로 근무하였다. 1984년 이후 대구한의대학교 교수로 근무하면서 대학원장을 역임하였다. 1996년 대한한의진단학회가 창립될 때 초대 학회장에 피선되었다. 그는 청량리 미주상가에 이문한의원을 개원하여 개원의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그의 연구 논문은 맥진계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脈診計에 의한 八要脈의 波形 記録判別에 관한 실험적 연구」, 「脈診計에 의한 脈波形 觀察」, 「脈診計에 의한 陰陽 虚實證의 脈波形 観察」, 「診脈計에 의한 促,結,代脈의 脈波形과 心電圖와의 比較観察」, 「診脈 現代化의 現況」 등이 그것이다.

그의 연구의 의미는, 먼저, 세계 최초로 맥파를 이용한 맥진계를 개발하였다는 것 (등록 5667호,1969년), 둘째, 맥진계를 통해 기존에 사용하였던 추상적인 맥상 해석에서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방법을 통하여 맥상을 분석하는 연구 방법론을 처음으로 제안하였다는 것 (1969년도부터 발표한 팔요맥 음양허실맥 등 연구), 셋째, 의공학적 방법을 통해 진단 분야 특히 맥진 영역의 현대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 등이다. 그는 국내 최초로 맥파전달 시간, 속도에 관한 연구를 하였고, 1980년 초 컴퓨터 통계를 이용하여 한국인의 정상범위와 중풍 고혈압 환자의 대동맥 맥파속도에 대한 임상 사례를 보고하였다.

이봉교교수는 연구에서 실증적이지 않은 이론이나 주장은 배제하였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고를 항상 유지하도록 주위에 권고하였다. 아울러 한의학적 핵심이론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연구방법론에 대해 항상 고민하였고 타 학문과의 적극적인 교류도 강조하였다.

그의 저서로 『漢方診断學』(成輔社, 1986년), 『症狀鑑別治療』(成輔社, 1991년), 『脈診 現代化의 理論과 實際』(成輔社, 2003년) 등이 있다.

 

김남일 /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김남일
경희한의대 교수로 의사학을 전공하였다. 현재 한국의사학회 회장으로 역임하고 있다. 최근 기고: 근현대 한의학 인물사, 명의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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