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재의 임상8체질] Rocket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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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의 임상8체질] Rocket Man
  • 승인 2022.10.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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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이강재

mjmedi@mjmedi.com


8체질의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_60

로켓맨(Rocket Man)은 영국 가수 엘튼 존(Elton John 1947.3.25.~ )의 별명이다. 1972년에 발표한 그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 〈Honky Château〉에 수록된 곡인 「Rocket Man」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노래의 가사는 엘튼 존과 많은 곡 작업을 함께 했던 버니 토핀(Bernie Taupin)이, 1951년에 발표된 SF 작가 레이 브래드버리(Ray Douglas Bradbury)의 단편에서 영감을 받아서 썼다. 엘튼 존의 생애를 다룬, 2019년에 개봉한 뮤지컬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다.

2022년 6월 19일에 MBC TV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 한 사람의 생애에 대한 에피소드가 방영되었다. 여기에 나오는 미국인 마이크 휴즈(Mike Hughes)의 별명도 로켓맨이다. 리무진 운전기사로 일했던 휴즈는 2002년에 최장거리 리무진 점프로 기네스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데 21세기에 휴즈는, ‘지구는 둥글다’는 것은 거대한 음모론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손수 로켓을 만들어, 고도 100㎞로 지구와 우주의 경계인 칼만라인(Karman line)으로 올라가 지구가 둥근지 평평한지 직접 눈으로 보고 사진을 찍는 것이 평생 목표였다.

 그는 스스로 로켓을 제작하려고 공부를 시작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으로 고물상에서 재료를 찾아 증기 로켓을 제작하던 그는, 2012년에 첫 실험이 완전히 실패로 돌아간 후 2년 뒤 첫 비행에 성공했다. 2014년 1월 30일에 혼자서 만든 로켓에 몸을 싣고 420m 상공까지 도달했으나, 낙하산을 타고 착륙하면서 부상을 입어 한동안 목발 신세를 져야만 했다. 다시 로켓을 제작하고 발사 실험을 하기 위해 후원자를 찾았지만 여의치 않다가, 사이언스 채널의 텔레비전 시리즈인 「홈메이드 우주비행사」에 출연하게 되었다.

 

2020년 2월 22일, 캘리포니아주 사막도시인 바스토우(Barstow) 근처 모하비사막(Mojave Desert)에서 그의 로켓을 발사하는 행사가 촬영되었다. 나중에 공개된 영상에서 그의 로켓은 처음 발사되자 낙하산이 나가떨어졌고, 휴즈를 태운 발사체는 발사 10초 후 그대로 사막에 추락했다. 이날 발사는 1.5㎞ 상공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는데, 휴즈의 로켓은 약 600m 상공까지 도달했다가 시속 56㎞ 속도로 추락했다.

엘튼 존은 피아노를 치면서 “나는 로켓맨이야(I'm a rocket man).”1)하고 외친다. 노래 속의 로켓맨은 집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면서 그곳에서, “혼자서 퓨즈를 다 태우고 있다(Rocket man burning out his fuse up here alone).”고 노래한다. 그리고 또 다른 로켓맨 마이크 휴즈는 로켓과 함께, 64년을 지탱했던 자신의 몸과 생명을 태워버렸다.

 

창의

8체질론에서 금양체질의 특징을 말할 때, 가장 중요한 단어는 창의(創意)라고 생각한다. 창의란 새로운 생각이다. 8체질론에서 금양체질을 말할 때, ‘새로운 생각’이란 기존의 질서와 체제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흔히 이해되고 있다. 그래서 니콜라 테슬라, 토머스 에디슨, 칼 마르크스, 스티브 잡스 같이 인류의 역사를 바꾼 인상 깊은 발명가나 혁명가를 떠올리는 것이다. 지미 핸드릭스나 마이클 잭슨, 이소룡 같은 대중예술가도 있다.

그런데 금양체질과 창의를 연결시키면, 대중은 마치 ‘금양체질은 모두 천재인가보다’ 하고 오해할 여지가 있다.

 

특징표

8체질론에서 각 체질의 특징을 나열하면서 비교하여 설명하거나, 알아보기 쉽게 정리된 특징표를 제시하는 것은, ‘체질이란 다름’이라는 체질론의 기본적인 원리를 잘 이해시키기 위한 방법과 도구이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금양체질인 사람들이 모두 특별히 천재적인 창의성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리고 지극히 평범하게 보이는 금양체질도 많다.

 

엉뚱한 생각

새로운 생각이란 흔히 엉뚱한 생각이기도 하다. 천동설이 상식이던 시대를 살았던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지동설은 종교재판에 회부될 정도로 불경스럽고 엉뚱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개명한 세상이 된 21세기에 지구평평설(Flat Earth)을 믿는 것 또한 엉뚱한 생각이다. 로켓맨 마이크 휴즈의 사례로 본다면 ‘금양체질은 엉뚱한 생각을 품은 사람’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금양체질을 좀 더 쉽고 부담 없게 바라보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엉뚱하다’를 상정하면 금양체질이 ‘비현실적이고 비노출적이며 비사교적인 사람’이라는 설명도 쉽게 받아들여진다. 금양체질이 품은 엉뚱한 생각이 꼭 실현될 필요도 없는 것이다.

태양인

사상인론에서 8체질론이 나왔으므로 8체질론과 사상인론은 호환한다. 8체질론에서 금양체질과 금음체질은 사상인의 구분으로 태양인이다. 기존의 자료에서 보통 태양인은 독창성과 창의성을 지닌 천재형이고 기인형이라고 표현되었다. 직관력과 통찰력이 있고 진취적인 성향에 소통을 잘하고 직선적이고 직설적이며 독선적인 경향이 있다. 완벽주의 성향이면서 엄격하고 공평하며 또한 주위 사람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지녔다. 사회에서 혁명가 발명가 선동가 정치가 전략가 전위예술가 중에 태양인이 많다고 했다.

역사적인 인물 중에서 나폴레옹(Napoléon Bonaparte) 히틀러(Adolf Hitler) 공자(孔子) 이태백(李太白) 테슬라(Nikola Tesla) 에디슨(Thomas Edison) 피카소(Pablo Picasso) 이소룡(李小龍) 스티브 잡스(Steve Jobs)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같은 사람들이 언급되었고, 한민족 중에서는 이제마(李濟馬) 권도원(權度杬) 박정희(朴正熙) 조용필(趙容弼) 안철수(安哲秀) 봉준호(奉俊昊) 류현진(柳賢振) 이런 인물들이다.

 

태양인수절소(太陽人數絶少)

이렇게 보면 태양인은 무언가 특출하고 위대한 인물들만 있는 것 같다. 그렇다. 태양인은 지극히 적다고 하면서 또한 특별하다고 지금까지 인식되어 왔다. 그 숫자가 지극히 적으니 특별해질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모두 「사상인변증론」의 첫 조문 때문이다.

동무 공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동무 공은 자신이 태양인이니 자신과 닮은 사람들만 태양인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적게 태어나고 자손을 남기지 못하고 요절해버린다고 판단한 것은 아닐까. 그러니 만나기가 아주 힘들다고. 동무 공은 그렇게 탐색과 판단의 범위를 좁혔다. 그러니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찾아내기도 만나기도 어려웠다.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태양인에 대한 경험이 적어질 수밖에는 없었다. 이것이 〈수세보원〉의 「태양인병증론」이 부실해진 이유이다.

나는 『동의수세보원』의 「사상인변증론」 조문 11-1에서 “태양인은 지극히 적다(太陽人數絶少).”고 한 동무 공의 개념은, 태양인에 관한 동무 공의 심각한 오해이며 오류라고 결론을 내렸다. 위에서 밝혔듯이 동무 공은 아마도 특별하고 천재적인 금양체질만 태양인일 거라고 단정했던 것 같다.

 

비인(鄙人)

동무 공은 「사단론」에서 장리에 따른 분류로 태소음양인을 규정하고, 이어서 심욕에 따라서 비박탐나인(鄙薄貪懦人)으로 나누었다. 비박탐나인은 욕심을 쫓다가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잃어버려서, 사람으로서 품격을 지키지 못하고 천박해진 사람에 대한 분류이다. 이때 비인은 태양인이고, 박인은 소양인, 탐인은 태음인, 나인은 소음인인데, 비인이란 예를 버리고 제멋대로 구는 사람이라고 했다.

태양인은 종종 사회의 규범과 제도를 무시하는 태도를 갖고 무례하게 굴고, 유아독존적인 태도로 독선적이며 상대방의 의견을 묵살하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또한 타인의 성취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성과와 업적만을 소리 높여 자랑하는 버릇이 있다. 비사교적이고 비타협적이며 비현실적인데 이상주의적인 사고로 허황한 생각을 품어 과대망상형이라고 지칭되기도 한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아주 지질한 처지에 빠진 경우도 많다. 하지만 설령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해도 스스로는 그런 현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으며 때론 전혀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대응하기도 한다.

 

오해

그동안의 사상의학은 「사상인변증론」 조문 11-1 때문에 평범한 태양인을 잃어버렸다. 이 조문은 태양인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심었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안으로 숨어 들어가 버린 평범한 태양인을 찾아내야만 한다.

그들은 목소리가 카랑카랑하다. 소리에 민감해서 음악에 재능이 있다. 약물에 부작용이 나거나 특정한 물질에 알레르기성 반응을 가진 경우도 많다. 뒤통수와 목덜미 부위가 발달된 경우가 많고 흉곽이 상대적으로 넓고 부피가 크다. 그리고 만성적인 소화불량을 갖고 있고, 튀지 않고 별 재능과 특징이 없는 듯 보이는 경우도 많다.

 

이강재 / 임상8체질연구회

 

각주

1) 'Til touchdown brings me' round again to find

I'm not the man they think I am at home

Oh, no, no, no

I'm a rocket man

Rocket man, burning out his fuse up here alone

「Rocket Man」 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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