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이용자 니즈 파악 위한 객관적 시선에 책이 도움 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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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이용자 니즈 파악 위한 객관적 시선에 책이 도움 줬죠”
  • 승인 2022.10.27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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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책 사람을 잇다(22) 메디스트림 콘텐츠팀 김종훈 한의사

인생의 책, 의학의 철학-행복의 정복-단순한 삶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김종훈 한의사를 만난 곳은 한의 플랫폼인 ‘메디스트림’이 위치한 위워크 선릉 2호점의 로비였다.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 임상의로 진료를 하다가 IT기업의 직장인이 된 지 약 7개월째라는 그는 메디스트림에서 교육콘텐츠 등을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가 담당했던 대표적인 콘텐츠가 바로 우수한 한의 강의를 선정해 시상하는 ‘도전! 베스트 강의’였다.

김종훈 한의사는 “진료를 하던 시절부터 늘 한의학 대중화에 관심이 있었는데 좋은 기회를 얻어 메디스트림으로 오게 되었다”며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있어 책이 도움이 된다. 콘텐츠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필요할지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시선을 가지는 데 독서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콘텐츠기획을 직업으로 삼게 된 것은 이직을 한 이후이지만 사실 그는 공중보건한의사 시절부터 ‘글’이라는 콘텐츠를 만들어왔다. 글을 쓰는 플랫폼인 ‘브런치’에서 ‘core’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브런치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공보의 시절,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단순히 읽기만 하면 내용이 흩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기록을 남기기 위해 브런치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일반인이 잘 모르는 한의계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거나 일상생활을 다루기도 한다”고 밝혔다.

김종훈 한의사는 “내가 책을 좋아하게 된 데는 국어교사인 어머니의 영향이 있었다”며 “덕분에 한국고전이나 근현대문학을 일찍 접했던 것 같다. 대학에서도 인문학 서적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역시 한의대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원전학은 어려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가장 관심이 있는 책은 인문학이나 에세이라고 했다. 서점을 종종 방문해 무작위로 책을 펼쳐보고 끌리는 내용이 있으면 읽는 편이라고 했다. 에세이류는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비교적 검증된 작가 위주로 읽는다고 한다.

다만 최근에는 워낙 바쁘다보니 시간을 내서 읽기보다는 출근시간에 지하철에서 짬을 내서 이런저런 책을 읽고, 집과 회사에 여러 책을 두고 병행해서 읽는다고 했다. 그에게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신수정의 ‘일의 격’, 리처드 이스털린의 ‘지적 행복론’,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롭 무어의 ‘레버리지’를 소개했다. ‘일의 격’을 두고는 “직장인이 되면서 회사생활을 이해하고 싶어서 읽고 있다”고 했다.

그의 책장은 집과 회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친척이 운영하는 역삼역의 책 바(Bar) ‘마이리틀케이브’의 북큐레이션을 맡고 있다. 이 바에 가면 그가 추천하는 책이 책장 한 칸을 채우고 있고, 책 속 내용에서 좋은 문구가 있으면 이를 발췌해 소개하기도 한다.

그는 “연초에는 ‘자기’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이 나의 루틴”이라며 “그래서 올해는 페터 비에리의 ‘자기결정’을 추천했고, 지난해에는 에리히 프롬의 ‘자기를 위한 인간’을 읽었다”고 말했다.

인생책을 골라달라고 질문하자 그는 자신이 ‘인생책’이라는 개념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그는 “단순히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해서 많은 것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인생책이라 할 만큼 좋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돌이켜보니 그 정도의 가치를 지니지 않았던 책도 있다”며 “다만 인생책을 논하려면 일단 많이 읽어야 한다. 많이 읽다보면 그 때 그 순간의 나에게 필요한 책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인생책으로 최종덕의 ‘의학의 철학’과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 샤를 와그너의 ‘단순한 삶’을 소개했다.

진화생물학과 의철학을 공부하고, 독립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최종덕 상지대교수가 쓴 ‘의학의 철학’은 의학이라는 학문이 가진 철학적 가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 대해 김종훈 한의사는 “한의사가 양의사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과학에만 근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입장을 환기시킬 수 있는 책”이라며 “과학만으로는 치료는 할 수 있을지라도 치유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20세기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다루고 있는 행복론이다. 김종훈 한의사는 “버트런드 러셀이 살던 20세기 초반도 사회의 많은 것들이 급변하고 있던 시대인데, 이는 현대에서도 적용되는 부분이 많다”며 “사람은 각자 자신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정의하며 살아야 하는데, 그런 면에 있어 기념비적인 책”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독일의 목사인 샤를 와그너가 쓴 ‘단순한 삶’에 대해서는 “이 책 역시 19세기 후반에 출간된 오래된 책인데, ‘행복의 정복’처럼 고전이지만 현대에도 적용되는 내용이 많다”며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해답을 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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