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1036> - 『新醫學要鑑』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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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1036> - 『新醫學要鑑』②
  • 승인 2022.12.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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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독극약품 취급과 醫生의 입지

  앞서 말했다시피 이 책에는 저자가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 않고 서문도 붙어 있지 않아, 간행경위나 본문 내용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알기 어렵다. 다만 약명이나 의학용어가 일본식 어투로 표기되어 있고 한문투에 한글토만 붙인 형식인 것으로 보아 일본에서 통용되던 의학교재를 번역해 편집한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 『신의학요감』
 ◇ 『신의학요감』

  본문은 제1편 解剖及生理로부터 시작하는데, “人體는硬部,軟部及液體로成하야가지고다시頭,軀幹(胴)及四肢로分하니라.”라는 해설문구가 곁들여져 있다. 경부에는 골조직과 인체의 구간별 명칭을 표시한 그림, 그리고 관절과 인대, 전신골격, 두개골부위도, 척추와 추골상세도, 흉골과 늑골, 상하지 등 각종 도해로 가득하다.

  연부는 피부, 점막, 장액막, 결체조직, 지방, 근육, 신경, 혈관 및 내장을 말한다고 규정했는데, 여기에서도 피부점막의 도해를 비롯해 상박부 근육의 움직임, 뇌조직과 신경, 안면부 혈관 분포, 안구의 단면구조와 누선분포, 귀의 구조와 內耳圖, 혀와 미각세포의 구조, 흉선, 폐조직, 갑상선, 심장혈관분포, 치아의 발생과 연령, 구강부터 위십이지장, 소대장에 이르는 소화기계, 콩팥과 요로, 난소와 자궁, 수란관, 혈구세포 등 30여종 도해가 실려 있다.

  약물학은 도량형으로부터 시작하는데 “凡物의 長短輕重을 測함에는 必히 一定한 標準에 據치 안이치 못 할지라 然이나 恒常 同一한 標準으로써 測할 時는 其得한 數는 過大를 成하거나 又는 過少를 成하야 稱號上 不便함이 有할안이라…”(필자 띄어쓰기.)

  위에서 인용한 글은 도량형의 기본단위와 보조단위를 설명하는 것인데, 한문투에 토씨만을 붙여 띄어쓰기도 하지 않은 글은 읽어내기에 몹시 껄끄럽다. 또한 도량형에는 척관법과 메-도루(미터)법이 있다고 설명하고 여기서는 의학상 필요한 척관법으로 도량형의 단위를 비교해 보인다고 말해 시대의 간극을 느끼게 된다.

  특히 척관법 말미에는 다음과 같은 언급이 덧붙여져 있다. “朝鮮에서 從來로 慣用하는 重量의 單位는 錢이오 其補助單位는 兩, 分, 厘, 毛라 一錢은 一匁에 相當하고 一兩은 十匁이니 以下命名量 共히 前者와 同하니라.”하였다. 또한 메-도루법(미터법)은 “萬國이 共通으로 用하는 것이니 醫師가 通常使用하는 度量衡은 總히 此法에 依하는지라 ……”라고 하여 관용적인 방식과 국제통용 법 사이에서 통일성을 갖지 못하고 2중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는 毒藥及劇藥品目이 등장하는데, 첫 번째 항목에는 ‘總督府令으로 지정된 독약 및 극약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을 정도여서 당시 독극약에 대한 취급제한이 매우 엄중하게 실시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 설명에는 “藥品及藥品營業取締令 제13조에 의한 독약, 극약 등의 품목은 日本藥局方 제2표, 제3표에 게재한 것과 左에 게재한 약품으로 함.”이라고 되어 있어 모든 규제와 제한 조건이 일본 내에서의 통용준칙에 의거하였음을 알 수 있다.

  독약에는 지안수소산, 지안가리움 기타지안화합물제제, 후오로루수소산, 아마니진화합물제제, 아도레나린염류, 아모루히네, 비소, 아도로, 부루징, 간다리징, 고루히겡, 고니잉, 구라-링, 지기다링, 에메징, 호모도로빙 등의 화합물과 제제류가 지정되어 있는데 일본식 발음표기라서 이름만 보아서는 빨리 알아보기 어렵다.

부칙에 보면 大正10년5월25일부터 總令 곧 총독부령 제85호로 시행한다 했으니 1921년부터 이 규제법령이 전면 적용된 것이다.

  또 약물편에는 약물의 용량과 極量(적용한도 최대량), 소아와 노인에 대한 약물 분량, 각종 처방과 1회 분량 등이 규정되어 있다. 의생은 의사와 약제사, 그 중간 어디쯤에 있었던 것일까.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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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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