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과 한의학에 대한 小考-세 번째 이야기-
상태바
압력과 한의학에 대한 小考-세 번째 이야기-
  • 승인 2022.12.02 0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 쓴 한의학 이야기(45)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α receptor와 혈관저항

나이가 들면서 고혈압이 잘 생기는 이유는 혈관이 딱딱해지고 잘 팽창하지 않아서 말초 혈관저항이 증가해서 생긴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일생을 통해서 일어나는 현상이고 단기적으로 말초 혈관저항이 증가하는 것은 교감신경의 흥분에 의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교감신경 종말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하면, 노르에피네프린은 주로 α수용체를 흥분시키고 β수용체는 적게 흥분시킨다. 한편 에피네프린은 두 타입의 수용체를 거의 같게 흥분시킨다. 이때 이 α수용체의 흥분은 말초혈관을 수축시켜서 혈관저항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인체가 열발산을 억제하고 체온을 상승시켜야 할 경우에는 교감신경의 흥분 중에서도 특히 이 α수용체를 활용하게 된다. 날씨가 추워져서 중심체온이 떨어지려고 할 경우에도 우선 α수용체를 흥분시켜서 혈관을 수축하게 된다. 그 외에도 인체가 평소보다 높은 체온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도 α수용체를 흥분시켜서 혈관을 수축하게 된다. 대표적인 경우가 감염으로 인해서 발열이 생기는 경우이다. 이때 인체는 열발산을 억제하고 열생산을 증가시켜서 중심체온을 높이게 된다.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이나 월경주기에서도 마찬가지로 고체온기를 형성할 경우에는 열생산의 증가와 함께 α수용체가 흥분하면서 열발산을 억제하게 된다. 반대로 알코올을 과다 섭취할 경우 혈관이 확장되어 저체온증이 되기 쉬워진다.

 

발열

감염시 나타나는 발열현상은 체온조절기전이 파괴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체온조절의 목표가 되는 기준온도(set point)의 상승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발열환자는 상향조정된 기준온도에 따라 더위나 추위에 반응하게 된다. 체온조절의 기준온도가 갑자기 상향조정되면(그림 1) 체온은 미처 상승하지 못하였으므로 조절시스템은 기준온도까지 체온을 상승시키기 위하여 운동을 증가시키고 피부혈관을 축소시키며 발한을 억제한다.

발열에서 교감신경의 역할은 α수용체가 흥분하여 혈관이 수축하면서 열발산을 억제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β수용체 역시 흥분하면서 심박수와 심장수축력을 증가시키고 떨림(shivering)도 이루어져 적극적으로 열생산을 증가시키게 된다.

그림1
그림1

 

일주기리듬과 고체온기

체온은 안정하고 누워있더라도 하루 주기의 변화가 있다. 진폭은 1℃내외로서, 오전 5~6시에 가장 낮고 잠에서 깬 후 서서히 올라가 오후 3~6에 가장 높게 된다. 이것을 체온의 일주기리듬이라고 한다.

코티솔은 수면에 의해 영향을 받는 특정한 일주기 리듬을 가지고 있다(그림 2). 일반적인 생리학에 따르면 수면 초기에는 낮은 수준의 코티솔이 존재하는 반면 수면 기간이 끝날 때 증가하여 개인이 깨어나기 몇 분전에 최고에 도달한다. 이 리듬은 수면-각성 주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형성된다. 코티솔은 노르에피네프린에 반응해 혈관 평활근이 수축하는 능력을 높이기 때문에 말초 저항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림2
그림2

 

물론 코티솔만이 체온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인체가 깨어나서 체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말초저항이 증가하는 것은 열발산을 억제해서 체온이 상승하는 것을 돕게 된다.

 

월경주기와 고체온기

여성의 체온은 월경, 배란에 따라 체온이 변한다. 월경부터 배란까지 낮은 상태의 기초체온을 유지하다가 배란과 함께 0.25도나 0.5도 상승한다. 올라간 기초체온은 다음 월경 때까지 유지되며, 월경과 함께 다시 낮은 상태로 내려간다. 배란을 하면, 여포(follicle)가 발달하여 황체(corpus luteum)가 되는데 이곳에서 여성호르몬 중에 하나인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이 분비 된다(그림 3). 프로게스테론이 기초체온을 상승시키는 원인이며, 다음 월경과 함께 황체가 퇴화하면서 프로게스테론의 분비량도 줄기 때문에 기초체온이 내려간다.

그림3
그림3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 모두 대사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열생산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에스트로겐은 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열발산을 촉진하게 되는 반면에 프로게스테론은 열발산을 억제해서 체온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말초에 작용하는 프로게스테론의 효과는 명확치는 않지만 시클로옥시게나아제(cyclooxygenase)에 의해 매개되는 α 아드레날린 반응을 향상시켜 혈관수축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과 저체온증

말초혈관이 수축하여 저항이 높아지게 되면 열발산이 억제되어 체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말초혈관이 확장하여 저항이 낮아지게 되면 열발산이 증가하게 되어 체온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된다. 알코올 과다음용으로 인해서 생기는 저체온증은 말초저항이 낮아지면 열손실이 증가되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정상이하로 내려가 심부 온도가 35.0℃ 미만인 상태를 말하는데, 낮은 온도에의 노출, 알코올 과다음용, 열생산의 감소, 열손실의 증가, 체온조절의 손상 등이 원인이 된다. 그리고 저체온증의 33~73%는 알코올에 의해 악화된다. 알코올 소비는 혈관확장제로 작용하기 때문에 저체온증의 위험도가 증가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신체의 피부와 사지로 가는 혈류가 증가하여 몸은 따뜻함을 느끼는 반면에 열손실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

※ 칼럼의 내용을 검토해준 경희대학교 침구학교실 이승훈 교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준 군자출판사 김도성 차장님, 유학영 과장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참고문헌 1) 의학계열 교수 32인 공역, Guyton and Hall 의학생리학 12판, 범문에듀케이션, 2017. 2) 라이프사이언스 편집팀 옮김, Vander's 인체생리학 15판, 라이프사이언스, 2021. 3) 대한피부과학회 교과서 편찬위원회, 피부과학 제 7판, 정우의학서적, 2020. 4) Baker FC et al, Temperature regulation in women: Effects of the menstrual cycle. Temperature (Austin). 202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