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보건사업]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에 쓰인 정신건강 측정 설문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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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보건사업]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에 쓰인 정신건강 측정 설문 도구
  • 승인 2022.1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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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경

한은경

mjmedi@mjmedi.com


그림 출처: https://pillarsofwellness.ca/psychotherapy/what-are-the-7-components-of-good-mental-health/
그림 출처: https://pillarsofwellness.ca/psychotherapy/what-are-the-7-components-of-good-mental-health/

환자의 우울감을 질문하기란 언제나 그렇듯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일이지요. 보건사업 현장에서는 개별적인 면담 환경을 구성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아 자신의 대답이 주변 참여자들과 공유될 것을 염려하여 충분히 대답하지 않는 환자들도 종종 보게 됩니다. , 건강증진사업이 일정기간 동안 주기적인 회차로 진행되는 경우, 회차당 출석율이 다양하여 충분한 설문 결과를 얻지 못하기도 합니다. 특히 이 사업이 대상자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보다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정신건강 요소를 포함한 건강증진사업을 설계할 때부터 이런 점들이 고려되어야 하겠습니다.

한의약건강증진사업의 경우 행정 구분상 임산부, /유아, 아동, 청소년, 성인, 노인, 그리고 장애인 대상 건강증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내용별로 살펴보면 개별 사업에서 정신건강 측정 요소를 조금씩 포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보건복지부의 <한의약건강증진사업 안내서> 2020년판1)에서는 아동이나 청소년의 건강수준이 증진되었는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에서 그 평가 도구 중에 소아청소년 우울척도를 포함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임산부의 심신 건강 증진을 주제로 하는 건강증진사업에서는 산후 우울척도를 통해 출산 후 건강 개선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명시적으로 정신건강을 측정하는 척도가 아니라고 해도 문항 중 정신건강 관련 항목을 포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삶의 질을 측정하는 5문항짜리 EQ-5D의 한 문항은 불안/우울 정도를 측정하며, 갱년기 여성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쿠퍼만 지수(Kupperman Index, KI)에도 우울 여부를 질문하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2년에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발간한 <생애주기별 한의약건강증진 표준프로그램 우수사례집>에서는 표준프로그램 구성을 소개하고 역대(2015-2019) 우수사례를 재편집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정신건강에 관련된 상태를 평가하여 점수화하는 도구 중에서 일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 현장에서 실제로 쓰였다고 보고된 도구(PSS-10, PHQ-9, GDSSF-K, SGDS-K, K-CES-D, BDI)들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본인이 스스로 인지(지각)하고 있는 스트레스 정도를 점수화하는 도구인 PSS-10은 지각된 스트레스 척도(Perceived Stress Scale)2)3) 라고도 부릅니다. 우울증 선별도구(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PHQ-9)1999년에 Spitzer 등이 PHQ를 개발한 이래 9문항으로 구체화되었고, 기존 우울증 선별도구보다 문항 수가 적어 검사시간이 단축되는 것4)이 장점입니다. GDSSF-K는 한국판 노인 우울 척도 단축형(Geriatric Depression Scale Short Form Korea version)이라는 이름으로, 노인에게 적용하기 위한 설문도구입니다. 기백석의 1996년 연구5)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노인 우울 평가도구인 단축형 노인 우울 척도(Korean version of the short form of Geriatric Depression Scale, SGDS-K)와는 문항수와 설문 세부내용, 대상자 평가에 관심을 두는 기준 기간 등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CES-D(The Center for Epidemiological Studies Depression Scale)는 원래 미국 국립정신보건원이 18~65세의 일반 성인에서 우울증을 평가하여 우울 장애를 선별하는 목적으로 개발6)되었던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BDI(Beck Depression Inventory)Beck에 의해 개발된 후 전세계적으로 주로 청소년과 성인에게 쓰이면서 많은 개정판과 단축형 평가도구가 파생되어 있습니다.

정신건강 및 우울에 관해 설문하는 만큼, 이들 도구에서 측정한 결과들은 서로 통계적인 상관성을 띠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PSS의 연구자들은 지각된 스트레스 정도와 우울감, 불안감과의 상관성을 통해 높은 스트레스 정도는 우울장애, 불안장애 등과 같은 정신질환과 관련성이 있음을 추측하며, 이들 도구의 사용이 적절한 예방 조치 및 정신 질환의 발생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고찰합니다.1)

 

 

PSS-10

PHQ-9

GDSSF-K

K-CES-D

7)

SGDS-K

BDI

문항수

10

9

15

20

15

21

총점

40

27

15

80

15

63

관심기간

지난 한 달

지난 2

NA

지난 1

지난 1

지난 2

 

이들 설문도구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증상과 관련된 구체적인 기간(2, 1, 또는 1달 등)을 질문하고 있습니다. 사업현장 또는 진료실에서 설문도구를 사용하시게 되면 설문문항이 가리키는 구체적인 기간을 미리 알려주고 환자로 하여금 응답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보건사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데 있어서 관건은 설문도구의 길이가 되고 있습니다. 시간의 제약이 많기 때문에 문항수가 많을수록 통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적 문제입니다. 또 노인이나 아동 대상 설문조사는 응답자와 소통하는데 추가적인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요. 건강문해력, 건강 커뮤니케이션의 차원뿐만 아니라 노인의 경우 청력도 조사시간의 관건이 됩니다. 이러한 점에 대응하기 위해 설문 측정도구를 시행할 수 있는 웹/모바일 플랫폼이 확대될 필요가 있고, 현장에서 한의사는 대체로 진료를 병행하게 되므로 가능하다면 설문도구 평가자를 별도로 지정하여 연속성 있게 수행하는 것이 결과보고에 유리하겠습니다.

한은경/호영보건의료연구소

 

각주

1)https://www.khealth.or.kr/kps/publish/view?menuId=MENU00890&page_no=B2017003&pageNum=1&siteId=&srch_text=&srch_cate=&srch_type=ALL&str_clft_cd_list=&str_clft_cd_type_list=&board_idx=10602

2)  Cohen S, Kamarck T, Mermelstein R. A global measure of perceived stress. J Health Soc Behav. 1983 Dec;24(4):385-96. PMID: 6668417.

3)  이종하, 신철민, 고영훈, 임재형, 조숙행, 김승현, 정인과, 한창수. 한글판 스트레스 자각척도의 신뢰도와 타당도 연구. 정신신체의학 2012;20(2):127-134.

4)  안제용, 서은란, 임경희, 신재현, 김정범. 한국어판 우울증 선별도구(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PHQ-9)의 표준화 연구. 생물치료정신의학 제 19 권 제 1 호, 2013 47-56.

5) 기백석. 한국판 노인 우울 척도 단축형의 표준화 예비연구. 신경정신의학 1996;35(2):298-307.

6)  조현주, 채정호, 전태연. 우울증 관련 평가도구의 개관. 신경정신의학 2007;46(2):110-121.

7) CES-D의 번역판이 K-CES-D이며, 현재는 K-CES-D-R(DSM-IV에 따른 개정 이후 한글 번역판)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산, 오승택, 류소연, 전진용, 이건석, 이은, 박진영, 이상욱, 최원정. 한국판 역학연구 우울척도 개정판(K-CESD-R)의 표준화 연구. 정신신체의학 2016;24(1):8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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