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물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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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물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환상
  • 승인 2023.01.06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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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아바타: 물의 길
감독 : 제임스 카메론출연 : 조 샐다나, 샘 워싱턴,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감독 : 제임스 카메론
출연 : 조 샐다나, 샘 워싱턴,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13년 전, 친구들과 <아바타>를 3D로 관람하려고 했으나 좌석이 없어 겨우 예매를 했던 기억이 있다. 결과적으로 좌석은 앞자리 밖에 없었고, 안경을 쓴 필자는 3D 안경을 덧쓰고 봐야 하는 매우 불편한 상황에서 영화를 봤는데 지금 기억나는 것은 어지러웠다는 정도 밖에 없다는 것이 웃프다.

13년이 지나 <아바타> 2편이 ‘물의 길’이라는 부제를 달고 상영되고 있는데 대략 5000억 원이라는 제작비가 투여되고, 전작의 인기로 인해 흥행이 담보될 수 있는 작품임에도 놀랍게도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 개봉을 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영화 중 최초로 천만관객을 넘어 1,33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전작의 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를 포함한 문화계 전반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어 더욱 더 뜻 깊게 느껴진다.

그러나 전작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속설과 함께 숏폼 영상이 대세로 자리 잡은 요즘 같은 시대에 3시간 12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을 가진 영화가 과연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있어 관람을 주저하기도 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면 속칭 ‘순삭(순식간에 삭제됨)’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1편을 안 봤거나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도 영화 보기 전 아바타의 세계관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화장실만 잘 다녀온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으니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전작에서 판도라의 숲을 배경으로 아바타가 된 설리(샘 워싱턴)와 나비조의 네이티리(조 샐다나)가 결혼을 하면서 끝을 맺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그들이 네 아이들과 함께 가족을 이루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전작에서 사망했던 쿼리치(스티븐 랭)가 아바타로 다시 태어나 설리와 네이티리에게 복수를 감행하자 그들의 가족은 숲을 떠나 바다에서 살고 있는 멧케이나족과 함께 살기로 결정한다. 그로인해 <아바타: 물의 길>은 바다를 배경으로 본격적인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데 영화를 보고 있다 보면 과연 어떻게 촬영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정교하고 멋지면서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게 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실제처럼 보이는 수중세계 촬영을 위해 340만 리터의 물탱크를 만들어 배우들이 직접 물속에서 연기하게 했고, 배우들은 프리다이버 교육을 받았고, 그 중 케이트 윈슬렛은 7분 14초 동안 숨을 참고 물속에서 연기를 했다고 한다. 또한 실제 인간으로 등장하는 스파이더(잭 챔피언)를 제외하고 아바타의 역할을 한 배우들은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움직임을 촬영하고, 페이셜 퍼포먼스 캡처를 통해 표정 등을 촬영한 후 컴퓨터 그래픽으로 다시 한 번 입혀 완성된 작품이다. 그로인해 73세의 시고니 위버가 14살 키리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앞선 기술과 함께 모든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가족을 주제로 한 스토리텔링이 영화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하고 싶었다는 제임스 카메론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어우러지며 또 하나의 대작이 탄생하며 많은 영화학도와 관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만약 아직도 상영시간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면 걱정하지 말고 꼭 극장에서 관람하길 추천한다. 마치 아쿠아리움에 들어온 듯한 느낌과 함께 게임 같은 전투 장면들이 쉴 틈 없이 스크린을 수놓기 때문에 시각적 즐거움을 느끼기에는 극장이 최적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가족을 강조하는 주제는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감동까지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무자비하게 그려지는 지구인들과 자칫 민폐 캐릭터로 인식 될 수 있는 설리 가족의 이미지가 조금 아쉽게 그려지고 있다는 부분도 있으니 다양한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본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내년에 3편이 개봉되고, 앞으로 5편까지 기획되었다고 하니 <아바타> 시리즈가 또 어떤 세계관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갈 것인지 사뭇 궁금해진다. 2023년, 영화의 내용처럼 언제나 건강하고 모든 가족들과 행복한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한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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