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1050> - 『加減痘新方』①
상태바
<고의서산책/ 1050> - 『加減痘新方』①
  • 승인 2023.03.18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200년 전 조선을 구한 역병 대책

  지난 3회에 걸쳐 이어진 ‘痘編要覽’이란 책은 1817년 李鍾仁이 『時種通編』을 간행하기 이전에 작성된 ‘時種統編’이란 고본으로 악질 역병에 대응해 새로운 치료법을 추구해 나가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한 이 뿐만 아니라 현전 간본이 나오기 이전, 정고본이 마련되어 가는 과정을 살필 수 있기에 문헌가치가 한층 더 크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 『가감두신방』
 ◇ 『가감두신방』

  오늘 또 다시 거론하는 이유는 바로 이제껏 얘기해 온 사본 ‘두편요람’의 본문이 끝나고 나서 다시 새로운 이름의 초사본이 함께 붙어있기 때문이다. 서명은 ‘가감두신방’으로 전혀 알려지지 않은 미확인 원고본이랄 수 있다. 이 책은 앞서 소개한 ‘두편요람’이나 ‘시종통편’과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는데, 첫머리 서문을 대신한 짤막한 두창론에 그 까닭을 설명해주는 언급이 들어있다.

  서설은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한다. “포천선생이 말하길, 전부터 지금까지 아이들 100명에게 종두를 접종했더니 99명에게서 종두가 순탄하게 지나갔으며, 한 아이 정도 예후가 좋지 않았을 뿐이다. 時痘에 이르러서는 만 명에 하나도 살아나기 어려웠다.”

  또한 “그 부모가 아이에게 향하는 마음인즉 자식이 당초부터 낫지 못할 것을 깨닫지 못하고 병을 얻어 요절한 것만을 한탄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러나 대개 접종해서 순조롭지 못한 경우가 어찌 감히 시행 두창에 發表되기를 바라다가 죽게 되는 것에 미치겠는가. 이치가 매우 명백한 것이다.”라며 종두를 권장했다.

  이 말인즉, 두창에 걸려 발열이 3~4일 지속된 뒤, 두창(痘點)이 겉으로 드러나면서 차례로 부풀어 올라야 예후가 순증인데, 발표되지 않으면 역증으로 목숨이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100명에 하나 불응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두창에 걸린 뒤에 막연하게 투발되기를 기다리다 죽게 된 다음에 운명을 한탄하지 말고 종두를 접종해 두창 발병을 미연에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같이 종두 접종 후 경과에 대한 예후와 처치에 관해 언급한 유사한 내용을 『시종통편』의 발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종두법은 낫지 않는 경우가 없이 예후가 순조롭고 길하다. 만일 100명의 아이에게 접종한다면, 1~2명 예후가 험악하거나 역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종두 탓이 아니라 곧 종두를 시료한 자가 조심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라며 불량반응을 분석했다.  또 이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종두 의원에게 먼저 두창치료법을 알려주고 다음으로는 접종이 가능한 아이를 살피게 해야 하니, 중병을 앓는 자가 새로 감염된 경우나 기혈이 허약한 아이는 감염을 피해 다른 곳으로 내보내거나, 혹은 미리 허로를 보충해서 반드시 기혈이 충실해지기를 기다렸다가 조심해서 접종할지를 살피고 혹 險症이 보이거든 처방을 가려서 치료한다면 거의 만에 하나도 실패하지 않을 것이며, 만전을 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언급에 대한 상세한 지침은『시종통편』에 수록되어 있으니 ‘종두시종범례’가 바로 그것이다. 10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종두범례는 종두 대상아 선정으로부터 순역증 처치, 종두후 반응, 겸증 처치법과 처방, 조리법, 예후판정에 관해 자세히 기술했다.

  전호에 밝힌 바 있지만, 여기 등장하는 ‘포천선생’이란 통행본 『시종통편』에 저자로 등재된 李鍾仁의 아우(家弟)이자 ‘議定’의 역할을 맡았던 이다. 『두편요람』의 서설에서도 이미 ‘‘포천선생 李鍾元’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이렇듯 이종원의 언사로써 서두를 시작한 점을 고려할 때, 이 책과 『두편요람』은 모두 이종원에게서 종두법을 배워 익힌 이가 기록한 것임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