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약은 간수치를 올리는 약일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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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약은 간수치를 올리는 약일까? (4)
  • 승인 2023.03.17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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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이정훈

mjmedi@mjmedi.com


생기능의학, 한의계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20)

한약은 간수치를 올리는 약일까? (4)                                            23 3 13

사람들은 각자의 인생의 변곡점이 있다. 그런 경험들이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신체적인 변화를 야기하기도 한다. 어떠한 사건이든 긍정적인 방향으로 좋은 길을 가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pemphigus vulgaris를 앓았던 30살에 인생의 변곡점을 겪었고 한번의 변곡점을 작년 2022년에 겪었다고 생각한다. 수능을 다시보기로 결심하고 부모님께 말씀 안드리고 몰래 수능을 봤는데 결과적으론 한의대에 오고 지금의 한의사가 되었지만 내 인생이 내 것만은 아니라 부모님과 주위사람들과 같이 만든 것 이란걸 배웠고 작년의 22년은 여러 고민 속에 ‘장’으로서의 책임감과 같이 일하는 분들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돌고 돌아 좋은길로 오지만 돌지 않아야 하고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그 길의 길이를 줄여야 나를 지탱해주는 모든 사람들이 힘들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약은 간수치를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있다. 특히 한약은 compound로 되어있어 단일성분의 약재가 여러물질과 함께 추출되어 문제가 되는 경우도 고려해야한다. 물론 필자가 쓰는 처방도 간수치를 올릴 수 있고 내릴 수 있다. 그렇지만 처방하는 의료진은 병리와 생리를 알면 환자의 치료를 끌고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의원급 한의원에서 말초채혈로 측정가능한 간단한 기기들과 의료기기로서 적합성도 갖추지 못한 기기들로 진료를 할 수는 없다. 한약치료 전후로 간수치의 이상없음을 티칭하는것도 의미가 있지만 치료도구로서 검사를 해석하기 위해선 정확한 검사기계가 필요하고 환자분들의 병리 생리에 적용할 수 있으며 어려운 질환에도 환자분의 삶을 추측하며 치료할 수 있다.

CBC, LFT, 호르몬 수치의 교과서적인 의미는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한다. 수치의 변화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거기에 그쳐서는 환자의 삶을 볼 수 없다. 수많은 환자의 통증의 표현을 이해해야하고 많은 표현 중에 악화요인 완화요인을 체크해야한다. 어떤 액팅에 증상이 완화되고 악화되는지를 통해 환자의 병리를 이해하고 병리를 완화해줄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쉽게 구할 수 있고 그러한 약품들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아야한다. 같은 성분에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의 경계가 농도차이인 약들도 있고 건강기능 식품이지만 장복했을 경우 약물과 같이 작용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상급 의료기관에서 치료가 안되서 한의원에 내원 하시는 환자분의 병리는 여러 가지가 뒤섞여 있다. 한가지의 원인이 아니라 여러 가지 원인이 복잡한 병리를 만들어 냈고 그것의 악화 완화요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이렇게 실타래같이 얽혀있는 환자분의 병리를 고민할 때 환자분의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이 무엇이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GGT가 300까지 올라갔던 환자의 경우 초기 증상은 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약간의 불편함과 통증의 완화를 위해 일반의약품을 자주 드셨을 것이고 이것이 반복되면서 소화효소의 부족으로 인한 복부 팽만감, 그리고 복강내의 높아진 압력이 호흡량의 부족을 만들었고 담음두통과 같은 증상을 만드는게 시작이었을 것이다. 복부팽만감을 내리기 위해 소화제를 복용하고 어지러움을 해결하기 위해 진통제를 복용하고 이러한 복용이 복부팽만과 두통을 증가시키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었을 것이다. 

<그림1. 23.3.3일의 LFT검사 결과_GGT가 300까지 올랐던 환자분은 GGT 120로 줄어들었다.  환자분은 부천 시내의 한의원 의원 S대학 병원의 진료 경험이 있다.>

P: ATx, 보구 건비탕 가미방 (한의원 원내 처방: 인진, 택사, 백출, 맥아, 저력, 목향, 반하, 후박 ETC.)

이번 환자의 경우는 소개를 받고 오신 환자분이시다. 사업을 하시는 대표님이시고 빡빡한 스케줄을 버티기 위해 시간을 아끼며 일을 하며 삶을 버텼고 체력저하로 나타나는 두통을 아세트아미노펜과 카페인의 조합인 일반의약품과 복부 팽만감을 소화제로 버티며 살아왔다. 부종지수인 ECW는 높아져 있었고 TG 수치가 올라가 있었다. 환자분의 삶을 추론하면 처음에는 과로가 곂쳐 몸살이 났지만 몇 일 쉬고나면 괜찮았을 것이다. 이러한 스케줄이 반복되고 식사는 일반 식당에서 맵고 짠 고염분의 식사를 했을 것이다.(우리나라 일반식은 염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일반 식당은 간을 짜게 하는 경향이 있다.) 몸의 염증 수치는 높아지고 몸의 높아진 농도로 인해 수분의 재흡율이 올라가 혈압도 오르고 그에 따른 두통과 부종이 생겼으며 몸이 붓는듯한 느낌과 소변색깔의 변화가 나타나고 다시 몸의 피로를 이기기 위해 아세트 아미노펜과 고카페인의 조합인 판피린이나 판콜S같은 일반의약품을 드셨을것이다. 그러면서 간에도 부담이가서 소화액의 변동이 생기고 식사 후의 복부팽만감이 느껴지고 그에 따라 횡경막의 압박으로 호흡 또한 부자연스러워져 충분한 산소공급이 안되어 두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염증이 높아진 상태는 아침에 근육의 산통이 나타났으며 어떤 날은 일이 밀려 저녁 늦게까지 일을해서 집에 도착했을때는 늦은 저녁이고 저녁식사를 못하거나 저녁식사를 했어도 공복감이 느껴져 야식을 먹고 피곤함에 곧바로 잠이 들면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진 채로 잠이들었을 것이다. 이러한 삶이 반복되어 호르몬의 민감도가 떨어지고 대사증후군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림2. 23.2.20일의 LFT검사 결과_소개받고 오신 남성 환자분은 TG값이 500까지 올라가 있다. 이 남성 환자분은 피로감과 소화불량을 주증으로 내원하셨다. 이 환자분도 강서구의 한의원 부천 시내의 한의원 의원 상급 병원의 진료 경험이 있다.>

P: ATx, 보구 평위산 가미방 (한의원 원내 처방: 창출, 진피, 황련, 선학초, 반하, 후박 ETC.)

<그림3. 23.3.7일의 LFT검사 결과_소개받고 오신 남성 환자분은 TG값이 173으로 떨어졌고 증상의 완화가 있었다. 이 남성 환자분은 피로감과 소화불량을 주증으로 내원하셨다. 이 환자분도 강서구의 한의원 부천 시내의 한의원 의원 상급 병원의 진료 경험이 있다.>

몸의 대사가 나빠질때 나타나는 지표가 있다. TG값의 변동이 커진다. TG값이 변동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지방대사가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간기능이 저하되고 있다는 신호이다. 이러한 일상이 반복되면 우선 GGT의 변화폭이 커진다. 그리고 GPT, GOT비율이 변하기 시작하고 기질적인 변화가 시작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증을 이겨내고 힘든 일상을 버티기 위해 습관성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많이 사용되는 진통제 또는 해열제가 아세트아미노펜인데 아세트아미노펜은 하루에 4g이하가 적정복용량이다. 그러나 주의해야할 점은 하루에 4g미만으로 복용했다 하더라도 환자가 식사를 하지 않았을 경우, 또는 환자의 영양상태가 악화된 경우에는 간이 손상될 수 있다. 아세트 아미노펜을 복용한후 간 손상이 발생하면 혈액속에 GOT, GPT수치가 급격히 올라갔다가 시간이 경과하면 빠르게 내려가서 체크하기 쉽지않다. 

간기능의 저하가 나타나면 위궤양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는 간문맥의 압력이 상승하여 혈액이 위의 정맥에서 간문맥으로 흘러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위의 점막에서 피가 정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위점막의 정맥의 흐름이 나빠져 위벽에 대한 산소 및 영양의 공급이 좋지 않아서 위나 십이지장 점막이 약화되어 소화기 장애가 더욱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GGT가 300까지 올랐던 여성환자분과 지금 치료하는 TG값이 500까지 올라갔던 남성환자분의 병리는 유사하지만 치료방법은 다르다. 여성환자분은 GGT값이 꾸준히200대를 유지하였고 간기능의 기질적 손상이 나타난 상태여서 간기능의 회복을 돕는 처방으로 치료를 해야한다. 남성분의 경우 아직은 간기능의 기질적 손상이 뚜렸히 보이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잘 덜어내는 치료를 해야한다. 이번 환자의 경우 소화기능이 너무떨어져 있어 평위산 계열에 소함흉탕의 합방으로 치료했다. 반하, 과루인, 황련, 선학초는 복부 팽만감을 내리는 좋은 약재이며 이러한 조합을 처방한 후에는 저녁에 공복을 하며 생활할 수 있는 식욕을 조절해주는 처방을 한다. 저염식으로 바꾸고 저염식 단점인 식후의 포만감을 느낄 수 없는 것을 보완하여 간헐적인 공복을 유지할 수 있는 처방으로 수면중 혈당이 떨어질 수있도록 처방하고 환자분의 꾸준한 피드백을 보면서 치료한다.  

희귀병을 겪은 당시인 31살에 여러 병원들과 한의원에 진료를 받으면서 생각과는 다른 경험을 했다. 일반화 할 수 없는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한의사들은 질병의 무게를 가볍게 여긴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한의사들은 대부분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경험해보지 못하고 로컬에 나오다보니 환자의 삶과 질병의 무게를 가볍게 볼 수 있고 한의대의 단점인 지방에 위치하고 그곳에서만 생활한 다음 남자의 경우 공보의로 타지생활을 하다보니 적절한 사회화와 원‘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배우지 못한채 로컬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임상케이스의 환자들은 절대로 원장의 진단 처방으로 병이 낫지 않는다. 병원입구의 느낌, 데스크선생님들의 첫응대, 검사의 정확성, 세심한 진료, 사람을 이해해주는 실장님의 상담, 치료실 선생님의 따뜻한 응대와 치료, 나갈 때의 만족감과 환자와의 지속적인 전화연락 이 모든 것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의사의 진단 처방은 병원의 일부일 뿐이다. 같이 치료하는 것, 그것을 가능하게 해야 ‘장’의 역할을 하는것이라 생각한다. 구름 한점 없는 따뜻한 날씨에 동료 원장님들 실장님 선생님들과의 즐거운 하루를 보낼 것을 생각하며 이번회를 마친다. 

<그림4.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처방들. 한의원의 치료는 원장혼자 하는 것이 아닌 모든 선생님들과 같이 하는 것이고 그분들의 삶과 행복을 같이 할 책임이 있는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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