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Jin 등 한의사가 주도하는 한‧양방 융합기술 발전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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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Jin 등 한의사가 주도하는 한‧양방 융합기술 발전 추구”
  • 승인 2023.03.23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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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정회원학회 인준 받은 융합한의학회 양웅모 회장

융합한의학연구회 설립 이후 학회로 발전…ES한약 및 체질별 약침 출시 예정
◇양웅모 회장(앞 줄 가운데)
◇양웅모 회장(앞 줄 가운데)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대한한의학회는 지난 11일 개최한 제10회 정기총회에서 대한융합한의학회를 정회원학회로 인준했다. 한의학과 현대과학의 융합을 추구한다는 이 학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양웅모 회장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한융합한의학회가 어떤 학회인지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학회 비전에서 ‘임상한의사’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대한융합한의학회는 IT와 BT 등 융합의 흐름 속에서 우리 한의학과 현대과학의 융합을 통해 한의학 위상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학회다. 현재 정회원이 약 500명으로, 첫 시작임에도 많은 수의 회원들이 참가하고 있다. 초기에는 연구 중심의 교수들로 구성되어 시작되었으며, 이번 정회원학회 인준을 계기로 임상한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타 학문과의 융합을 통해 혁신적인 진단 및 치료기술을 연구 개발 보급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2019년 학회 창립이후 2020년 6월 LIPOSA 약침 출시, 2021년 7월 Ye-Jin 임상시험 수행, 2023년 Ye-Jin 오픈 등 많은 일이 있었다. 현재도 많은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이다. 한의사들은 대부분 1차 진료의이기에 현재 정체되어있는 한의계 임상 현장에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나아가 치료 영역이 확대되어 한의학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학회에서 연구개발한 것을 임상에 적용하여 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한 것을 추구하고 있기에 ‘임상한의사’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학회의 비전은 비한의계가 주도하는 한의학의 현대 과학화가 아닌, 한의사가 주도하는 한‧양방 융합기술의 발전이다. 임상 한의사가 진료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진단 및 치료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며, 이를 통해 임상한의사의 치료영역을 확대하고 의료계에서의 한의학 경쟁력을 제고 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바이다.

 

▶학회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그동안 어떤 학술 활동을 해왔나.

과거 한약분쟁에서 천연물신약에 이르기까지 역사는 ‘주체적으로 융합을 주도하지 못하면 그 과실은 다른 이가 가져간다’는 교훈을 남겼다. 우리는 의료계 뿐 아니라 급기야 홍삼 등 각종 건강기능식품마저 경쟁상대로 삼아야 할 만큼 뒤쳐져 왔다. 이제는 한의사가 주체적으로 현대과학의 성과를 활용해야 한다. 단순히 양방 지식을 동원해 환자를 티칭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한의학의 진가를 한‧양방 융합적으로 설명하고 진료 현장에 응용해야 한다. 이것이 옛 틀에 갇혀 점점 고립되고 있는 한의학을 부흥할 수 있는 길이라는 믿음에 학회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08년부터 관련연구를 해왔으며, 어느 정도 결실이 나온 2018년 9월 경에 융합한의학연구회를 설립한 이후, 뜻을 같이하는 분의 참여로 2019년 대한융합한의학회가 시작되었고, 이후 정기적인 학술대회 및 학회지 발간을 통해 학술활동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한의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혁신 한약제제에 관심을 가지고 비만분해약침인 ‘리포사’를 개발했는데, 이에 대해 설명 해 달라.

‘리포사’는 우리 학회에서 연구하는 여러 분야 중 가장 먼저 출시된 약침 제제다. 약침은 봉침을 제외하고는 그 역사가 길지 않은 만큼 더욱 더 한의학적 원리에 입각해야 하며 동시에 현대 과학적 데이터도 중요한 분야다. 비만에 효과적인 약재들을 한의학 문헌 고찰을 통해 1차로 선정했고, 동물실험을 포함한 수많은 실험을 통해 가장 효과가 좋은 약재를 선정하여 ‘리포사’를 출시해 학회 회원에게 공급하고 있다. 리포사는 한의학적 원리뿐 아니라 SCI논문 게재, 특허 출원 등 과학적 근거를 확보했다. 특히 올해는 기존의 리포사와 더불어 한의학 원리에 입각한 체질별 약재를 달리하여 새로운 ‘리포사T’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한의학적 원리와 진단을 현대과학적 데이터로 검증한 약침 제제를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하고 있다.

 

▶변증 기반 한의 정밀 진단 플랫폼인 ‘예진’이 얼마 전 출시되었는데, 이는 어떠한 기능을 구축하고 있나.

‘예진 Ye-Jin’은 개인 증상에 기반한 한의학 분야 최초의 CDSS(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즉 임상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이다. ‘예진’은 변증법을 기반으로 한 정교한 진단 플랫폼으로, 3월에 출시되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한의학 원리 등을 접목해 종합적인 진단과 치료 지도를 제공한다. 또한 개별화된 환자 평가, 치료 계획 수립, 환자 진행 상황 실시간 모니터링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플랫폼은 실무자가 환자에게 정확하고 개인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우리는 지도책을 보면서 길을 찾아 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네비게이션을 이용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시대다. 그러나 우리는 스마트폰을 쓰고 챗GPT를 쓰면서도 진료를 할 때는 도구 하나 없이 환자의 증상을 물어보고 직접 문헌을 찾아가며 진료를 한다. 이에 ‘망문문절’의 진단 중 변증에 중요하고 시간이 많이 필요한 ‘문진’을 IT의 도움을 받아 환자의 증상 데이터(PHR)를 정확하게 수집하고, 수집된 환자 개개인의 증상을 다시 한 번 진단 플랫폼의 도움을 받아 미리 입력된 방대한 한의학적 지식을 이용하여 환자의 변증 및 치료 약재의 추천까지 해주는 진단 치료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최근 데이터 및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digital transformation, 즉 디지털 전환의 시대로 빠르게 급변하고 있으며, 의학분야에서도 기존의 근거중심의학에서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맞춤의학, 즉 정밀의학으로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 한의학은 수천 년의 경험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경험이 데이터로 쌓이지 못하고 파편화되어왔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한의학 진단의 핵심인 환자 표현형 증상에 집중하였고, 증상을 기반으로 변증 및 치료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해 증상 분류부터 각종 한의학 문헌까지 7년 정도의 세월이 걸렸다. 한의사 개인의 주관적인 진단이 아닌 한의학 기반의 객관성 재현성 확보를 위해 수많은 자료와 연구 분석이 필요했다. 이러한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빅데이터 전문가, 프로그램 개발자들과의 융합을 통해 비로소 올해 ‘예진’이라는 서비스가 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14일 출시되었다.

‘예진’은 환자의 증상을 ‘카카오톡’을 통해 미리 제공받고, 환자와의 대면 진료 시 한의사가 망진, 설진, 복진, 맥진 등을 입력하면 정량화된 변증 결과가 제공된다. 이를 통해 한의사가 한명의 환자 치료를 위해 수많은 문헌을 검색하는 효과를 1초 안에 낼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환자의 증상 및 변증에 맞추어 맞춤 약재를 추천함으로서 한의사의 처방 단계에까지 도움을 준다. 한의사에게는 편리하고 환자에게는 신뢰감 있는 진료 현장을 만들어 줄 것이다.

허준을 도와주는 예진 아씨처럼, 현대 한의사들의 임상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예진’이 될 수 있도록 조만간 ‘예진’의 개발 과정과 작동원리, 기본 사용법 및 실전 활용법 등 안내 자료를 제작, 배포할 예정이다.

 

▶새로운 농축 제형인 ES한약도 개발하여 출시한다고 들었다. 이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 부탁한다.

세상이 변했다. 천연물을 건기식이나 일반 식품으로 만들 때에도 농축 동결건조 등의 공정과 엄격한 지표관리를 통해 제조하는 시대다. 또한 날이 갈수록 양의계의 공격과 폄하는 줄지 않는다. 그렇다고 한약의 가치가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수천 년 우리의 진료 경험은 현대의 평가에 비해 훨씬 고귀한 것이다. 한의학의 가치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현대과학과의 융합을 시도한 제형이 새롭게 출시하는 ES한약이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약재 하나하나를 온도 시간을 달리하여 추출하면서 가장 최적화된 조건을 찾았고 그 조건에 따라 약재를 개별로 농축하여 약재의 약효를 오롯이 담은 농축 진액으로 제조한다. 이후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자동화된 조제 시스템으로 농축 추출된 약재를 배합하여 조제했다.

25ml의 스틱포장으로 한약이 조제되어 보관 복용이 편리하고 성분 분석 및 미생물 관리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의 한약이 그 효능에 대한 근거를 충분히 내세우며 약재의 효능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한의사들이 편하게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기대한다.

내달부터는 협력 원외탕전실을 통해 ES한약이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 다만 약재를 개별로 농축하는 과정으로 인해 초기에는 100여종부터 시작하여 점점 더 처방가능 약재를 늘려갈 계획이다.

 

▶2019년에 학회를 설립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학술대회를 유튜브와 Zoom 등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등 학회 활동에 제약이 있었다. 이와 별개로 코로나19로 약국에서 코로나 관련 한약 매출은 급증하는데 반하여, 치료 영역에서는 한의학과 한의사가 배제되는 현실을 보며 더욱 더 현대과학과의 융합을 통해 진단 치료에서 한의학의 가치를 높일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학회 내부에 확고해졌다. 올해부터는 학회 행사를 오프라인에서 본격적으로 진행하여 학회 내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한의학회 신규 정회원학회로서의 활동계획과 앞으로의 포부를 말해달라.

우리의 계획과 향후 포부는 회원 기반의 확대, 다양한 협력의 촉진, 그리고 한의학의 가치와 위상을 높이기 위하여 한의학을 기반으로 타 학문과의 융합을 통해 혁신적인 진단 및 치료 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실용적인 임상 현장 활용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임상 한의사의 실천을 강화하며 글로벌 의료계에서 한의학의 가치를 확장하는 등 국민건강 증진과 한의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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