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용화 사향, 이 시대의 ‘맞춤 보약(補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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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용화 사향, 이 시대의 ‘맞춤 보약(補藥)’
  • 승인 2023.04.0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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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

김민서

mjmedi@mjmedi.com


현대인의 보약, 사향에 담긴 ‘개규성신(開竅醒神)’의 과학적 의미 규명
<strong>김민서</strong><br>​​​​​​​한의사<br>
김민서
한의사

1. 사향의 수용화 공법, 항염증 효능을 3배로

약물 제형의 변화

동서비교한의학회(회장 김용수)는 지난 십수년간 한약의 제형 변화를 위한 꾸준한 연구성과를 쌓아왔다. 이번 수용화 사향의 개발 및 사향의 새 지표물질의 확인은 그간의 결실을 디딤돌 삼아 이루어졌다 할 수 있다. 동서비교한의학회는 물에 약재를 넣고 끓이는, 즉 액상(液狀) 열수(熱水) 추출 방식의 탕약(湯藥)을 환제(丸劑), 정제(錠劑 ; tablet), 농축제제(extract) 등등의 복용이 편리한 형태로 전환하는 것은 물론, 발효농축공법, 나노분자공법, 리포좀화(lipisom化), 저온추출공법, 수용화공법, 유효성분 증폭기술 등등, 한약의 효능은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일선 한의원에 보급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제형 변화를 이루고자하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최신 연구 중에 하나가 이번 사향 수용화 공법 관련 2종의 특허 및 관련 논문들이며 이를 바탕으로 하여 조제된 수용화 사향에서 학술적·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들이 도출되었다.

 

44종의 주요 단백질의 발견, 사향의 새로운 지표 제시

유의미한 항염증 효능을 보이는 농도에서 수용화 처리된 사향의 성분을 분석하여, 사향을 사향답게 만드는 특별한 44종의 주요 단백질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는 사향 연구에 있어 세계 최초의 결과물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향의 약리 효능이 휘발성이 강한 엘-무스콘 보다 물에 잘 녹아 드는 단백질 성분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사향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식약처에서 인증한 천연사향과 수용화 처리된 사향을 약물로서 사용하였을 때의 의미를 비교한 실험에서 세포 독성은 줄고 용해도는 증가하여 생체 이용률이 향상되고, 강력한 라디칼 소거능으로 항산화 효능은 증가됨을 확인하였다. 더불어 수용화 사향을 처리한 대식세포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이 현저히 줄어 3배 이상 증강된 항염증 효과를 입증해 내었다. 이는 수용화 처리가 같은 효능 대비 이용 가격은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사향으로 상용화 될 수 있다는 획기적 공법임을 뜻한다.

◇그림. 세포활성도 평가. 수용화 기술을 적용 시킨 사향을 처리하였을 때가 수용화 기술을 적용시키지 않은 사향을 처리하였을 때보다 RAW 264.7세포에서 더 큰 세포 활성도를 나타낸다.

 

◇그림.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수용성 사향의 나노 리포솜화된 입자

 

2. 개규성신(開竅醒神) 효능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다.

사향의 ‘개규성신 (開竅醒神)’ 즉, 막힌 곳을 열고, 정신을 깨우는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핵심 펩타이드로 G protein-coupled receptor (GPCR)와 그 하위 분류인 Cannabinoid receptor 1 (CB1R), adrenergic β-2 receptor (ADRB2), glutamate receptor 8 등이 발견되었다.

 

수면 및 생체 시계의 조절

GPCR은 세포막 또는 세포 내 소기관의 세포막에 존재하며 막을 7번 관통하는 특징적인 구조를 가진다. GPCR의 활성을 변화시키는 대표적 약물은 심부전, 천식, 두통 등을 포함한 다양한 치료제 들이며, 현재 신경질환, 염증성 질환, 암, 대사성 질환 등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 개발의 표적으로 전세계 200위권 약물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응용 범위가 넓다.

특히 이중에서도 사향에 존재하는 GPCR 176은 시신경 교차 상핵 (SCN, suprachiasmatic nucleus)에 다량 분포하는데, SCN은 일중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생체시계 역할을 한다. 이 생체시계의 오작동은 수면-각성 리듬의 장애를 비롯해 비만, 당뇨, 고혈압 및 암 등 다양한 질병과도 관련되어, 일중 시계의 ‘속도’를 설정하는 역할인 GPCR 176은 칠정, 불면을 비롯한 대사질환에서 인체 시계의 리듬을 미세 조정하는 목적으로 잠재적 영향이 크다.

 

의료용 대마와 카나비노이드 수용체

카나비노이드1 수용체(CB1R)는 대마초에서 발견되는 화합물 그룹인 카나비노이드에 의해 활성화되는 수용체에서 이름 붙여졌다. 이 수용체는 대뇌피질이나 해마, 시상하부, 소뇌, 기저핵, 뇌간, 척수 등에서 고농도로 발견되며 인지장애와 운동기능 저하에 대한 카나비노이드의 효능에 기여한다.

놀랍게도 인간의 뇌는 자체적으로 내성 카나비노이드 (endo-cannabinoid)라는 천연 화학물질을 합성한다. 뇌 속에 마리화나가 존재하는 셈이다. 내성 카나비노이드는 기억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과거 경험에 의한 나쁜 감정이나 고통을 없애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다. 예컨대 체내에 카나비노이드 수용체가 너무 적게 있거나 내성 카나비노이드의 분비에 이상이 있을 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나 공포증, 만성 통증, 만성 흥분상태나 스트레스에 빠진다.

CB1R의 흥분은 뇌와 척수, 말초의 신경절에서 통각전달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어 미국에서는 마리화나 사용 등록자의 대다수가 만성통증 조절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CB1R 수용체 항진으로 BNDF(뇌유래신경영양인자)를 증가시켜 헌팅턴 병의 증상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도 대마의 의료적 사용을 지지하는 결과이다.

CB1R의 흥분이 체온하강, 자발활동 감소와 함께 근 강직, 발작증상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대마 흡연자들의 증상에 관련 있는 현상이다. 대마 중에서도 THC 성분 즉, 마약 성분의 탐닉적 추구가 위와 같은 정신과적 증상을 유발하지만, 천연 카나비노이드 성분은 신경질환 및 대사장애의 예방과 치료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카나비노이드 수용체의 효능제와 길항제들이 합성된 제품들, 예컨대 ‘나빌론’(nabilone)이나 ‘드로나비놀’(dronabinol) 같은 의료용 합성 마리화나 성분이 개발되고 있으나 효과는 탁월하지만 표적 부위가 일정하지 않아 졸림, 집중력 저하, 나른함 등의 부작용을 동반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따라서 천연물에서 CB1R을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은 내성 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을 통해 인공 합성물 대신 뇌의 신경 물질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개규(開竅)와 호흡기 치료

아드레날린 베타2 수용체의 역할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있고, 임상에서도 면역조절의 문제나 천식에 작용하는 약물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자가면역 질환에서는 수용체 발현을 증강시켜 류머티즘이나 다발성 경화증에 활용하고, 기관지 확장을 유발하여 천식 발작의 기관지 경련을 완화시키는데 쓰이는 약물에 포함된다. 사향에 포함된 방향성, 휘발성 물질로 코가 뻥 뚫려서 시원하다고 느끼는 것 뿐만 아니라, 기관지 평활근을 조절하고 면역 불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의 근거가 뒷받침 되어 활용하는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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