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 아이는 왜 잠을 푹 못 잘까요_소아 청소년의 수면장애·불면증 진료법(1)
상태바
[기고] 우리 아이는 왜 잠을 푹 못 잘까요_소아 청소년의 수면장애·불면증 진료법(1)
  • 승인 2023.04.07 0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정훈

이정훈

mjmedi@mjmedi.com


생기능의학, 한의계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21)
이정훈
한의사

임상을 처음 시작하는 의료인이라면 소위 ‘명방’이라는 처방을 환자에게 처방했으나 잘 안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증상이 나타날 때 환자를 보지 않고 증상만 본다면 동일 증상에 여러 처방이 떠오를 것이고 처방 중에서 환자의 설문지에 따른 한의학의 진단방법 중 하나인 변증으로 처방을 선택할 것이다. 세심한 설문지와 분류로 환자의 병리를 진단하고 처방이 잘 들어 증상이 호전될 수도 있지만 환자의 증상의 변화가 크지 않은 상태라면 한약 처방을 계속 권유하기가 쉽지 않고 그것은 환자에게도 곤혹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수 백 가지의 병리가 원인이 되지만 증상은 몇 가지로 나타날 수 있고 환자의 병리를 잘 판단하였다 하더라도 처방의 선택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병리가 유사해 보이는 처방을 동의보감과 같은 의서에서 선택했다 하더라도 처방이 만들어지고 기록된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의학사나 각가학설을 보면 상한론이 쓰여진 상황과 온병학이 쓰여진 상황이 전혀 다름을 알 수 있다. 상한병이 주를 이룬 중국 북부의 기후와 온병이 주를 이뤘던 중국 남부의 기후는 전혀 다르고 기후에 따른 식생활이 전혀 다름을 고려하지 않으면 환자에게 효과가 있었던 처방을 찾았다 하더라도 다른 환자에게 적용하였을 때 같은 효과가 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윤세X (3세/F)

C/C: 야제 (수면장애 하루에 2~3번씩 꼭 깬다.)

S: 어릴때 부터 잠들다가 2~3번 깼다. 입에서 구취가 나고 올챙이배가 심하다. 저녁에 고기를 먹이고 재웠으며 가스가 나와 잠을 잘 못잔다. 소화기 장내 세균총 군집이 아직 완성이 안됐는데 영양소 때문에 양방에서 고기 많이 먹이라는 말씀 듣고 매일 고기를 먹이고 잔다.

O: 배에 가스가 차서 복부 압력이 높아 잠에서 깬다.

A: 적외선 체열검사

한약처방 :

4/4 2023년 2월 20일. 보구양위진식탕 수면 호전, 거의 안깬다 비타민 마그네슘 복용 가능함 티칭.

3/4 2023년 1월 10일. 보구양위진식탕 수면 식욕 호전 컨디션 호전 2일전 약간의 열 감기증상. 하루 일과 8시반 기상, 아침식사 9시반, 어린이집 4시 반 귀가 저녁 5시반 이후 과일 젤리 등 섭취 8시 반에 눕고 잠. 약 복용 아침 어린이집 가기 전, 저녁 식후 7시쯤 복용 2번 복용할 것 티칭. 입냄새 체크할 것.

2/4 2022년 12월 20일. 보구양위진식탕 호전 먹는것 평이 수면중 깨는 시간도 호전 아이가 많이 놀고 뛰어다님 컨디션 호전.

1/4 2022년 12월 6일. 보구양위진식탕 (한의원 원내처방:산사(초), 신곡, 맥아, 백복령, 진피, 감초, etc.)

 

<그림1. 22년 12월 24일의 소아의 적외선 체열검사 부천, 서울의 소아과 한의원의 진료를 받았으나 증상의 개선은 없고 갈수록 수면의 질이 나빠지는 중이었다.>

 

환자는 수면 중 자주 깨고 부모가 느낄 정도로 컨디션이 떨어지는 3세의 여아였다. 보통 아이들의 병리는 성인의 병리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아이의 행동과 발달 정도를 유심히 관찰하지 않는다면 처방의 선택에 난해함을 겪는 경우가 많고 약성이 강하지 않은 약들로 처방했다 하더라도 처방에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야제라고 해서 무조건 감맥대조탕을 처방한다면 처방이 만들어진 시대와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대의 야제는 감맥대조탕의 환자와는 다른 병리로 인한 야제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그림2. 2023년 2월 20일의 소아의 적외선 체열검사 부천, 서울의 소아과 한의원의 진료를 받았으나 증상의 개선은 없고 갈수록 수면의 질이 나빠지는 중이었으나 본원 치료후 수면의질과 컨디션이 개선되었다.>

 

특별한 질환을 제외하고 소아 처방의 핵심은 간심비폐신의 허약아 유형 중에 어느 허약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고 아이의 생활패턴을 아이의 입장에서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아이가 밥을 안 먹는다면 첫째로 소화가 안돼 식후 복부팽만감으로 안 먹는 경우가 있고, 소아 변비로 인해 화장실 가는 게 불편해 밥을 안 먹는 경우가 있고, 엄마가 한 밥이 맛이 없어서 안 먹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확인 하는데는 여러 방법들이 있는데 엄마 밥이 맛이 없어서 안먹는 경우라면 집에서는 밥을 잘 안 먹는데 할머니 집에 갔을 때에 밥을 잘 먹는다면 이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아이가 좋아하는 식재료와 식감을 관찰하고 고기반찬을 할 때 불고기처럼 갈아서 동그랑땡 형태로 주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게 필요하다.

이번 칼럼의 소아는 비계, 폐계허약아에 해당하는데 부천과 서울의 양방 소아과에서 잘못된 티칭을 듣고 충실히 아이를 돌봤으나 증상은 악화되어 다시 부천과 서울의 여러 소아과와 한의원 등을 다니며 진료받았으나 증상이 갈수록 나빠져 내원한 환자다. 환자는 1차 처방 1주일이후 증상이 드라마틱하게 잠을 잘자고 아이의 컨디션이 호전되었고 4차 처방까지 나간 현재 증상은 없어졌고 수면의 질도 매우 좋아져 환자와 유사한 증상이 있는 소아를 소개하여 유사한 증상의 여러 환자들을 진료중이다.

소아가 열이 뜨는 경우는 매우 흔한 일인데 1년에 몇 번씩 열이 뜨는 열성 감기 증상이 나타난다. 아직 항상성을 유지하는 면역체계가 발달하지 않아 외부의 환경변화에 체온 변화가 민감하게 발생하고 이부프로펜이 성분인 부루펜시럽으로 열이 떨어진다면 면역체계가 발달하면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다. 칼럼의 환자는 초기 열로 인한 소아과 진료가 잦았고 소아과에서 또래에 비해 성장이 늦기 때문에 단백질로 이루어진 식사를 하는 것을 제안했고 그에 따라 부모님은 소아에 맞지 않는 단백질 식단을 꾸준히 주었다. 부모의 반응에 민감한 아이는 소화를 잘 못 시킴에도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였고 복부팽만감으로 인해 횡경막을 압박해 수면 중 자주 깨곤 했다. 올챙이배 체형은 호흡과 연관되어 있다. 아이가 활발하게 움직인 후 배가 나오는 것은 호흡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숨를 들이마시면 폐가 늘어나면서 횡격막이 아래로 내려가는데, 이 과정에서 복부 근육 및 호흡과 관련된 코어 근육이 배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해 복부가 팽창한다. 가령 한참 배밀이를 한 아이를 안아보면 급작스럽게 호흡량이 늘어나 평상시보다 배가 더 나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소아식적의 판단기준>

✅배를 눌렀을 때 단단한 느낌이 든다.

✅명치끝과 배꼽 주위를 누르면 아파한다.

✅치과나 이비인후과 질환이 없는데도 입냄새가 심하다.

✅신트림을 자주 한다.

✅식사 중에 물을 많이 먹는다.

✅화장실을 자주 가나 대변은 나오지 않고 방귀만 뀌고 나온다.

✅배에서 물 내려가는 소리가 자주 들인다.

✅방귀가 잦으며 냄새가 심하다.

✅혀에 백태가 자주낀다.

✅변비나 설사 등 매일 대변 상태가 좋지 않다.

※10가지 항목에서 7개 이상이 해당 된다면 식적을 의심할 수 있으니 전문의를 찾아 상담받을 것을 권한다.

 

최근의 경기의 불황과 한의계의 상황이 나빠짐에 따라 많은 원장님들의 고민을 듣곤 한다. 그에 따라 원장님들은 본인의 진단 실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진료 강의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임상경험과 환자의 삶을 보지않는 강의도 있고 소중한 임상경험을 나눠주시는 강의도 있다. 임상에서 1만명 이상의 환자를 경험한 원장님이 하시는 강의는 그 경험을 나눠주시는 좋은 강의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소위 질환을 잘 보는, 환자가 많이 찾는 원장님의 강의가 나온다면 강의를 청하고 열심히 듣고 본인의 진료 스타일에 맞춰 커스터마이징 한다면 원장님들을 찾아주는 환자분들에게도 소중한 치료가 될 수 있다. 다음 편에는 비계·폐계 허약아의 수면장애, 야재의 병리를 소개할 것을 약속드리며 이번 회를 마무리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