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의원내 화상의 진단과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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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의원내 화상의 진단과 대처
  • 승인 2023.04.2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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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호

전상호

mjmedi@mjmedi.com


지금까지 화상, 외상(절단)후 피부괴사, 욕창 등 저희 한의원의 치료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해드렸습니다. 그동안의 증례를 보면서 중증 상처도 한의학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렸다면, 오늘은 원장님들께 조금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원내에서 부항, 뜸, 온열요법, ICT나 TENS 등의 치료를 하고 나서 화상을 입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후에 여러 경로를 통해 저희에게 이런 원내 화상의 치료방법과 예후를 문의하거나 전원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화상은 초기에 적절한 처치를 하고, 얼마나 심한 화상인지 잘 진단해서 대체하는게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은 화상의 진단 기준을 확인해보고, 여러 화상 사례를 통해 원내에서 생기는 화상중 어떤 화상이 가벼워서 직접 치료가 가능한지 , 어떤 화상이 전원이 필요한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화상의 분류

1도 화상

 

1도 화상은 피부의 표피층만 손상이 된 상태로, 붉게 보이고 통증이 심한 특징이 있습니다. 여름에 해변에 놀라가서 햇볕을 많이 쬐거나, 미지근한 물이 닿아서 빨갛게 생기는 상처가 1도 화상입니다. 1주일정도 안정을 취하면 표피가 한번 벗겨지면서 회복되거나, 붉은색이 사라지면서 낫게 됩니다. 통증만 괜찮다면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잘 낫습니다.

 

표재성2도 화상

 

물집이 생기면 그때부터 2도 화상입니다. 물집 밑으로 비쳐보이는 피부색이 어떤색인지가 중요합니다. 붉게 보이는 경우는 피부의 표피가 손상되고 진피층에 빨갛게 염증이 생긴 깊지 않은 화상입니다. 1-2주 잘 치료하면 대부분 잘 회복됩니다. 원내에 자운고가 있다면 마르지 않게 자주 환부에 도포하거나 메디폼을 붙여서 치료하면 됩니다.

 

심재성2도 화상

물집 밑에 비쳐보이는 피부색이 노란색, 흰색, 회색, 심하면 갈색인 경우입니다. 열에 의해 단백질 변형이 되어서 피부조직 손상된 상태이고, 파인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진물이 굳으면서 딱지가 생기기도 합니다. 심재성2도 화상은 범위가 꽤 다양한데, 가피(열로 손상된 피부조직이나 진물이 굳어서 생기는 막)의 색이 진하면 진할수록 깊은 화상입니다. 이 경우 화상전문 병원에 전원하면 피부이식수술을 권유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3도 화상

3도 화상은 피부뿐만 아니라 지방, 근육, 인대 같은 피하조직까지 손상된 상태입니다. 심재성2도 화상에서 치료가 잘 안되면 3도 화상으로 깊어지기도 합니다. 원내에서는 특히 핫팩에 의한 저온화상이나 왕뜸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심재성2도 화상과 비슷하지만 검붉게 보이는 조직이 관찰되고, 10-20일 시간이 지나면 가피가 딱딱해지면서 색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한의원내에서 발생할수 있는 화상

가벼운 화상일 가능성이 높은 경우 - 부항 치료 후에 수포가 생긴 경우, 간접구가 쓰러져서 피부에 닿은 경우, ICT나 TENS후 빨개진 경우, 통증이 심한 경우

심한 화상일 가능성이 있는 있는 경우 - 뜸을 뜨고 나서 몇 시간에서 하루 이틀 후 물집이 생긴 경우, 핫팩 후에 큰 물집이 생긴 경우, 통증이 별로 없는 경우

위의 왼쪽 사진은 한의원내에서 뜸을 뜨고 생긴 화상환자로 저희 한의원에 전원하셔서 치료한 환자입니다. 1도 내지 표재성2도 화상으로 가벼운 화상입니다. 우측 사진은 약간 하얀 가피가 관찰되지만 대체로 표재성2도 화상으로 심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잘 낫고, 흉터도 거의 남지 않습니다.

위 사진의 왼쪽은 한의원내에서 핫팩을 하고 난 후에 생긴 화상입니다. 가피가 굳어서 검게 보이는 깊은 화상으로 심재성2도 화상에 해당합니다. 우측은 집에서 뜸을 뜨다 화상을 입고 치료받다가, 피부이식수술을 하루 앞두고 내원한 환자분입니다. 검붉은 괴사 조직이 관찰되고, 노란 가피가 보이는 심재성2도 화상입니다. 핫팩이나 뜸은 이렇게 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원내에서 할 수 있는 처치

가벼운 화상은 물집이 생기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통증이 있기 때문에 자운고를 처방해서 두껍게 틈틈이 도포하도록 해주시면 통증이 많이 사라집니다. 물집이 생긴 경우는 침이나 란셋으로 군데군데 구멍을 내서 수포액만 배액해주시고, 수포 껍질은 4-5일정도 벗겨지지 않도록 하는게 좋습니다. 수포 껍질이 벗겨지면 환부가 건조해지면서 깊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포는 1-2일 후에 생기기도 해서 화상이 의심되는 경우 자주 내원해서 예후를 관찰하면서 수포액이 차면 배액하고, 노란 가피가 생기는지 확인하는게 좋습니다.

초기에는 수포껍질 때문에 화상의 깊이를 잘 파악하기 어렵지만 이렇게 수포액을 빼내고 밑에 비쳐보이는 색을 통해 화상의 깊이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의 경우는 대부분 빨갛게 비쳐보이는 가벼운 화상이지만 가운데 부분이 하얗게 가피가 비쳐보이는 심재성2도 화상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부에 직접 자침(약 3-5mm정도)를 해서 통증이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벼운 화상은 자침을 하면 찌르는 느낌이 들지만, 깊은 화상은 묵직한 압력만 느껴지거나, 아무 느낌이 없습니다. 가벼운 화상일 경우는 이렇게 환부에 직접 자침을 하고, 자운고를 도포하거나 메디폼을 붙이면서 관리하면 대부분 잘 낫습니다.

 

전원이 필요한 경우

앞서 설명드린대로 심재성2도나 3도 화상의 경우는 화상전문병원에서 피부이식수술을 권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심한 화상입니다. 이런 깊은 화상을 직접 치료하다가 더 깊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심한 화상으로 판단된다면 바로 전원하는것이 더 좋다고 판단됩니다.

 

전상호 / 자연재생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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