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보건사업] 꿀잠으로 슬램덩크, 슬립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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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보건사업] 꿀잠으로 슬램덩크, 슬립테크
  • 승인 2023.05.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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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경

한은경

mjmedi@mjmedi.com


이미지 출처: https://www.korea.kr/multi/visualNewsView.do?newsId=148891005

진료실에 찾아오는 환자에게 ‘잘 주무십니까’ 라고 물으면 여러 가지의 대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평소 코를 고는 줄도 몰랐던 환자가 녹음을 해서 들어보니 코를 많이 골더라 같은 이야기들이 벌써 과거의 에피소드가 될 만큼, 수면의 양과 질을 진단하고 나아가 개선하기 위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슬립테크(sleeptech)라는 단어가 많이 보이는군요.

슬립테크는 수면(sleep)과 기술(technology)이라는 두 단어를 합친 말이지만 아직까지 그 범위 등이 뚜렷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실용화된 슬립테크 제품들을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 목적으로 이해됩니다. 수면 데이터 측정, 수면 환경 개선(베개, 매트리스, 조명 등을 포함), 그리고 생체에 직접 영향을 주는 직접적인 수면 개선입니다.

수면 부족 및 불면증 치료와 관련된 통계가 많아질수록, 수면 부족이 일으키는 사회적 비용의 규모에 대해서도 여러 연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관련 산업의 규모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단어를 사용해 나타내기도 합니다. 자료에 따르면 이미 우리나라의 수면관련 시장 규모가 연 3조원대라고 하네요.

수면의 양과 질을 측정하기 위해서 초기 슬립테크 제품들은 워치 같은 웨어러블이 대표적이었죠. 센서를 몸에 부착하고 자는 방식은 병원에서 하루 자면서 진행하는 수면다원검사보다 간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불편감이 남았기 때문에,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측정법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지요. 스마트폰을 베개 옆에 두고 자면서 숨소리를 녹음해 분석하는 여러 종류의 앱이 나온 것처럼 말입니다. 사용후기 등을 보면 어떤 앱은 베개와 거리가 멀어질수록 주변 소음에 민감하게 반응해 이불이 움직이는 소리도 같이 분석하는 바람에 실제 수면과는 다소 다른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다만, 기술의 목적이 분명한 만큼 차후에 더 발전하겠지요. 이번에 미국에서 열린 CES 2023 박람회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 하는 국내기업 ‘에이슬립’이 소개하는 바, “호흡 소리는 스마트폰의 마이크로 녹음하고, 흉부와 복부의 움직임은 와이파이 신호 차이를 통해 파악한 뒤 AI가 분석해 수면의 질을 측정”1) 합니다. 앞으로 우리의 진료 현장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까요.

측정된 자료를 보여주면 환자들의 반응은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잘 수 있나요?’가 될 것입니다. 내가 이렇게 잠을 잘 못 자는구나, 라고 확인하는 데서 끝내고 싶어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환자들과 관련되는 한, 측정도 중요하지만 결국 슬립테크는 수면 개선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어떤 디지털 기술이든, 임상적으로 증상의 완화와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때 부가가치가 커지겠지요. 기술과 결합한 불면증 치료란 어떤 모습일지, 차별화된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한층 커진 사회적 수요를 반영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한은경 / 호영보건의료연구소

 

각주

1)동아일보. (2022.5.22.) 수면 질 진단하려면? 호흡소리-배 움직임으로 숙면 상태 파악.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20510/113333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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