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스타트…공단 “4가지 개선 모형 새로 적용” 의약단체 “통보 아닌 협상해야”  
상태바
수가협상 스타트…공단 “4가지 개선 모형 새로 적용” 의약단체 “통보 아닌 협상해야”  
  • 승인 2023.05.11 13: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mjmedi@mjmedi.com


한의협 “추나요법 본인부담금 개선 및 사법부 판결 난 행위 급여 차별”
“코로나 팬데믹 기간 정부 지원 대책서 의료인들 소상공인서 배제”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2024년도 수가협상을 위해 가입자와 공급자간의 만남이 시작됐다.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의약단체들은 적정한 인상률을 요구했고 공단은 올해는 4가지 개선 모형을 적용할 것이고 관행적으로 진행되던 밤샘 협상을 없애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직무대리 현재룡)은 11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의 성공적인 체결을 위해 의약단체장들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고 오찬을 함께 하였다.

이 자리에는 대한한의사협회장(홍주의), 대한의사협회장(대참 김봉천 대외협력부회장), 대한병원협회장(윤동섭), 대한치과의사협회장(박태근),  대한약사회장(최광훈), 대한조산협회장(이순옥) 등 6개 의약단체장이 참석했으며, 공단에서는 현재룡 이사장 직무대리, 이상일 급여상임이사, 김남훈 급여혁신선임실장, 박종헌 빅데이터운영실장이 참석하여 의약단체장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현재룡 건보공단 이사장 직무대행.
◇현재룡 건보공단 이사장 직무대행.

현재룡 건보공단 기획상임이사는 “올해는 그동안 제기된 제도개선 요구에 대해, 수가조정률 설정의 객관적 준거가 될 수 있는 모형과 협상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가입자, 공급자,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활용할 예정이고,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첫째, 수가조정모형을 다양화해 보건의료현황과 경제상황이 반영되고 객관적으로 수가밴드가 설정될 수 있도록 현행 SGR모형과 함께 GDP모형 등 4가지 개선모형(SGR개선모형, GDP증가율 모형, MEI증가율 모형, GDP-MEI 연계모형)으로 산출한 결과값을 수가밴드를 결정하는 재정소위원회에 제시하고 ▲둘째, 그간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던 밤샘 협상을 탈피할 수 있도록 협상 마지막 날 재정소위원회 개최시간을 앞당기고 ▲셋째, 그간 꾸준히 제기되어온 공급자와 가입자 간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재정소위원회 위원들과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공급자-가입자-공단 간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의사협회는 건보 점유율이 3.1%인 점과 본 사업이 진행 중인 추나요법의 높은 환자 본인부담금, 초음파 등 사법부에서 한의사의 사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진료 행위에서 수가가 제외 됐다는 것을 토로했다.

홍주의 한의사협회장은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보호하고 지켜나가는 데 있어서 당장의 어떤 치료 범위나 행위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도 고려를 해야 하는 것이 건보공단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운을 뗐다.
 
이어 “3년 여의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국민들과 함께 의료진들도 많은 고통을 겪었으나 정부가 지원해 주는 여러 지원 대책에서도 의료인들은 소상공인에서 배제됐다”며 “그렇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은 민간에서는 충분히 고려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시범사업도 아니고 보험 급여가 이미 진행이 된 추나요법은 비정상적인 본인부담금 체계가 적용되고 있다. 80%라는 본인부담금은 국민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비정상적인 현실이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경제원리를 떠나서 다른 급여 행위에 대한 행위들에 대한 형평성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법부에서 한의사가 쓸 수 있다고 판단한 행위들은 이미 유효성과 안전성이 검증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의과와 급여의 적용 부분에 있어서 차별을 받고 있다”며 “무엇보다 한의 건강보험 진료율이 약 3.1%까지 하락했다. 한의계가 무너지지 않고 한의 진료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봉사하고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유지 시켜 주길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병원협회는 공단이 의료공급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윤동섭 병원협회장은 “최근 WHO는 코로나19 국제 공중보건 위기 상황 해제를 발표했다.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병원 위기 대응을 통해 얻은 방역 경험을 바탕으로 일상 의료 체계로의 전환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병원은 여전히 의료 수익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운 가운데 지난해부터 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라는 경제적으로도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필수 의료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고심하고 있고 병원계에 많은 협조와 정책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코로나 대응에 이미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노력을 기울인 병원계는 다시 한 번 운영상의 어려움을 우려하고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은 계속된 흑자로 안정된 누적 재정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필수 보건 인프라 구축과 예측 불가능한 감염병 등에 대한 상시 대응체계 마련이 필요한 시점에서 적극적인 재정 운영을 통해 안전한 경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말했다. 

또한 “현 수가 계약 제도는 제도적으로 정보의 접근성 등에서 공단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협상 당사자인 의료 공급자에 대한 많은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여러 번 건의를 한 바도 있다”며 “밤샘 협상이 안 되게 여러 가지 배려를 하겠다는 현재 직무대행의 말은 상당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공단이 협상 당사자로서 실질적인 협상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양측의 입장과 균형을 조율하는 가교 역할을 해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협회는 최소 5.0% 이상의 인상을 해오라는 대의원총회의 주문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필수 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김봉천 의사협회 대외협력부회장은 “의사협회는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총회는 올해 수가협상에서 최소 5% 이상의 결과물을 가져오라는 주문이 있었다”며 “이러한 회원들의 요구는 그동안의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을 의미하고 있다. 지난 정부와 달리 이번 정부에서는 필수의료 강화에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응급의료 체계를 개편하고 안전한 진료 환경 조성을 위해 의료사고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등의 필수 의료 지원 대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의료현장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논의되는 수가협상에 회원들은 많은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 “협상은 통보가 아니라 진정한 협상이어야 한다.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최선의 협상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치과의사협회는 의료인들의 희생을 전제로 보험 제도의 명맥이 이어져 가는 것이 아니라 자랑스럽게 진료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박태근 치과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3월 치러진 제33대 협회장 선거 과정에서 만난 회원 현실은 2년 전의 상황보다 훨씬 참혹했다”며 “무한 경쟁의 시장에 내몰린 치과 업계는 비보험 진료가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바뀐 지 이미 오래됐고 정상적인 진료와 정상적인 습관을 받는 치과 의원이 오히려 비정상으로 내몰리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미국과 비교하면 국민 소득이 미국의 2분의 1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발치 등의 진료비는 20분의 1 수준이다. 이것이 미국 대통령도 부러워한 대한민국 의료보험 제도의 민낯이고 의료인들의 희생을 담보로 시작한 의료보험 제도의 실상”이라며 “비급여 진료비로 버텨왔던 보험 수가는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마땅히 보험 수가에 반영돼야 하고 가치만큼의 대가를 제대로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덧붙여 “올해 당장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3년, 5년 후에는 의료인들의 희생을 전제로 보험 제도의 명맥이 이어져 가는 것이 아니라 의료인들도 자랑스럽게 진료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지금부터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약사회는 지난해 행위료가 증가했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단발적 현상이고 적정한 수가 인상을 해달라고 했다. 

최광훈 약사회장은 “지난해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창궐하면서 의료기관과 약국은 확진자 진료와 조제 투약으로 쉴 틈 없이 바쁜 나라를 보냈던 것을 모두가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겨내 지금 이렇게 마스크를 벗게 되는 안정화된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국의 경우 2022년도에 확진자 폭증으로 전년 대비 행위료가 증가했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상대적으로 증가했지만 이는 2022년도에만 단발적으로 발생한 현상으로 코로나 확진자의 영향이 빠진 올해에는 약국의 진료비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회의론은 다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협상에서는 전년 대비 진료비가 얼마나 늘었는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난 3년간의 코로나19라는 특수성과 장기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현재 여러 현안으로 어려운 보건의료계의 합리적으로 적정한 수가 인상을 통해 일말의 희망을 보여줄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