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전쟁은 ‘설마’가 아니라 ‘혹시나’
상태바
[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전쟁은 ‘설마’가 아니라 ‘혹시나’
  • 승인 2023.05.19 0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현효

이현효

mjmedi@mjmedi.com


도서비평┃이미 시작된 전쟁

4월 중순, 나는 타이완의 ‘까오슝’을 여행했다. 타이페이는 자주 가보았지만, 까오슝은 대만의 남부이기에, 늘 궁금해 하던 차였다. 리엔츠탄도 구경하고, 아이허에서 배도 탔다. 숙소에서 TV를 보는데, 대만해협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내용을 연일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었다. 무척 의아했다. 아니 저 정도로 군사적 긴장이 심각한데, 한국의 언론에서는 왜 기사화가 잘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다 이철 박사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매우 신선했다.

이철 지음, 페이지2북스 펴냄

책을 그냥 웃어넘기기엔 주석만 1000개가 넘게 달린 ‘팩트’들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간단하다. 중국이 타이완을 합병하여 통일과업을 완성하겠다는 국가전략을 갖고 있으며, 평화적인 방법이 아니라 전쟁이라는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2021년 7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시진핑은 타이완의 통일을 완성하고 공식적인 독립을 위한 어떤 시도도 분쇄하겠다’고 엄중히 밝혔다.

중국도 평화통일을 위해 나름 노력했다. 1992합의가 그것인데, 타이완 기업이 중국대륙에 진출하여 경제활동을 하게 하려는 타이완정부의 목표와 타이완을 경제적으로 종속시켜 영향력을 확보하고자 한 중국 정부의 목표가 만난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타이완의 농산물을 대거 수입해갔다. 그러다 타이완 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단이 들어서며 갈등은 시작된다. 타이완의 파인애플 수입을 금지했고, 타이완의 대기업 위엔동 그룹이 타이완 독립 강경파 쑤정창 행정원장의 선거를 지원했다는 명분으로 대규모 벌금을 부과헀으며, 더 이상 관광객도 보내지 않았다. 대신 군함과 전투기들이 타이완의 영공과 영해를 조금씩 더 날아들기 시작했고, 범위과 규모는 커졌다.

그럼 중국의 타이완 점령전쟁은 우리에게 강 건너 불구경이 될 수 있는가?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하려면, 한국군과 주한미국의 발을 묶어야 한다. 그래서 쓰이는 카드가 북한이다. 북한은 중국과 협의하여 한반도에 대규모 군사적 긴장을 일으킬 것이다. 또한 한국의 사드는 중국에게 가장 중요한 공격대상이다. 한국 내 사드가 존재하는 한 인민해방군의 미사일 공격이 모두 탐지되고 추척, 격추되기 때문이다. 최근 주한미국 사령관 폴 라캐머 라는 중국의 타이완 침공 시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일본은 전쟁 가능한 국가가 되기 위해 미중갈등을 이용하고 있는데, 일본의 군사력은 공군과 해군에 집중되어 있고, 미군의 지휘에 따라 후방에서 정찰과 보급을 하도록 훈련되어 있다. 한국은 한국전쟁이후 수십 년 간 국가 전체가 전시체제로 살아왔다. 재래식 무력은 세계6위다. 오랜 기간 미군과 훈련해왔고, 연합사로 통합되어 있어 일사분란한 지휘통제가 가능하다. 미국과 일본은 한국의 무력을 중국과의 전쟁에 투입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우리는 아무런 전략이 없어 보인다. 마이클 포터는 가장 위험한 전략적 상태는 무전략 상태라고 한바 있다. 최선의 길은 무엇인가? 저자는 중국의 타이완 공격이나 사드공격 시 어설프게 미군을 따라 타이완 해협으로 나가기보다 북한을 먼저 공격해 북진통일을 하자고 주장을 한다. 물론 생각해보지 않은 황당한 주장일 수 있지만, 글을 읽다보면 탄탄한 논리에 수긍하게 됨도 부정할 수 없다. 중국의 양안 전쟁가능성을 ‘설마’가 아니라 ‘혹시나’로 바꾸고, 미중 G2의 여건변화에 따라 우리의 대중, 대북전략을 미리 세워야 할 때이다.

 

이현효 / 활천경희한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