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재의 임상8체질] 체질침에서 신경방의 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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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의 임상8체질] 체질침에서 신경방의 운용
  • 승인 2023.06.03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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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이강재

mjmedi@mjmedi.com


8체질의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_75

체질침에서 심경(心經)과 소장경(小腸經)으로 자화를 조절하는 자화방(自火方)과 심포경(心包經)과 삼초경(三焦經)을 통하여 상화를 조절하는 상화방(相火方)을 통상적으로 신경방(神經方)이라고 부른다.


말의 고삐

권도원 선생은 1999610일에 열린 상지대학교 강연에서 우리 장기의 자율신경의 부교감신경과 교감신경은 모든 것을 통솔하고 있는 하나의 말의 고삐와 같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부교감신경과 교감신경을 마차에 비유한다면 한 마리의 말에 연결된 양쪽의 고삐에 해당한다. 한쪽의 고삐가 부교감신경이면 다른쪽의 고삐는 교감신경이 될 것이다. 교감신경긴장체질이거나 부교감신경긴장체질인 체질의 경향성은 오른쪽의 고삐가 늘 긴장되어 있거나, 혹은 왼쪽의 고삐가 늘 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대로 두면 오른쪽이거나 왼쪽으로 서로 다르게 진행할 수밖에는 없다. 그래서 부교감신경이 과도한 긴장상태가 되면 과도한 부교감신경의 긴장을 해소해야 하고 교감신경의 과도한 긴장은 교감신경을 조절해야만 한다. 이런 자율신경의 불안정한 구조를 조절하는 것이 체질침의 신경방이다.

 

길항관계

자화와 상화의 관계는 체질장기의 양단(兩端)’처럼 서로 길항(拮抗)한다. 이것은 둘 중 어느 한쪽에 대한 조치만으로 자화나 상화를 조절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심사(心瀉)는 심포보(心包補), 소장사(小腸瀉)는 삼초보(三焦補)가 된다.

 

8체질의 고향별

지구를 기준으로 해서 태양계 행성으로 상징한다면, 수성(水星)과 금성(金星)은 태양 상화를 향한 공전궤도가 가까워서 태양 상화의 영향력(引力, 구심력)이 강하며, 목성(木星)과 토성(土星)은 공전궤도가 멀어서 그만큼 행성 자체의 자화(抗力, 원심력)가 강하다. 8체질에서 수양체질과 수음체질은 수성을, 금양체질과 금음체질은 금성을, 목양체질과 목음체질은 목성을, 토양체질과 토음체질은 토성을 닮았다.

 

부교감신경긴장형과 교감신경긴장형

8체질을 크게 둘로 나누면, 목양체질(Hep.)과 목음체질(Cho.), 토양체질(Pan.)과 토음체질(Gas.)은 부교감신경긴장체질이고, 금양체질(Pul.)과 금음체질(Col.), 수양체질(Ren.)과 수음체질(Ves.)은 교감신경긴장체질이다. 8체질 간에는 자화의 양()이 상대적으로 편차를 보인다. 부교감신경긴장체질은 교감신경긴장체질에 비하여 자화가 강하고 상화의 영향력이 약하며, 교감신경긴장체질은 상대적으로 상화의 영향력이 강하고 자화가 약하다는 것이다.

 

자화방과 상화방

병근(病根)이 되는 장부가 신장(腎臟)인 토양체질과 수양체질, 대장(大腸)인 금음체질과 목음체질의 경우는 자화방인 심방과 소장방이 동원되고, 병근이 되는 장부가 간()인 금양체질과 목양체질, ()인 토음체질과 수음체질의 경우에는 상화방인 심포방과 삼초방이 동원된다. 금양체질과 목양체질, 토음체질과 수음체질의 경우에는 내장구조에서 심장의 위치가 중간장기라서 심방과 소장방을 쓸 수가 없다.

 

최강장기

각 체질의 이름을 최강장기에 따라 정하는 것처럼, 8체질에서 자화의 특성은 각 체질의 최강장기에 기인한다. 예를 들어, 토양체질(Pancreotonia)이라면 자화가 강하므로 그 신경방은 자화를 억제하거나 상화를 증강하여야 하는데, 토양체질의 병근장부는 신()이므로 자화방으로 심사방(心瀉方)과 소장사방(小腸瀉方)을 응용한다.

최강장기의 영향력은 해당 체질에 있어, 교감신경긴장체질인지 부교감신경긴장체질인지를 규정하고 있다. 이런 8체질 각각의 자율신경 불안정구조 상에서 그 적당한 불안정구조를 유지하는데 자화방과 상화방이 동원된다.

 

자율신경조절법의 변화

지난 신문 1379에서, 62 논문을 통해서 체질침에 자율신경조절법이 도입된 역사적 배경에 대하여 말하였다. 그런 후에 1차 논문에서는 처음 수정된 내장구조를 바탕으로 체질침의 기본방 체계를 보고하였다. 논문의 본문에서는 심포와 삼초에 관한 설명을 생략하였다. 다만 각주에서 내부적인 화와 외부적인 화에 따른 보조적인 치료가 있다고 하였다.1) 이것은 62 논문에서 부증(副證) 치료처방을 제시한 것과 유사한 개념이었다고 판단된다. ‘보조적(assistant)’이라고 표현한 것이 그렇다.

 

2차 논문

2차 논문2)에서는 ‘8체질이란 바로 4종의 부교감신경긴장형과 4종의 교감신경긴장형을 의미하는 것이며, ‘체질침 치료가 지적하는 자율신경불안정(Vegetative Stigmate)은 여덟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분류되는 8종의 불안정상태라고 하였다.

기본방과 정신부방이 조합된 2단방 정신방은 간질을 제외한 정신질환과 자율신경 이상을 개별적인 목표로 가지고 있다. 정신부방은 네 양체질에서는 심방과 심포방으로 장방(臟方), 네 음체질에서는 소장방과 삼초방으로 부방(腑方)으로 구성하였고, 자율신경조절방(정신부방)은 각 체질당 하나의 처방만 있다.

 

2차 논문의 비밀

체질침 체계에서 내장구조가 두 번째로 변화된 시기는 1973년이다. 2차 논문에 이에 관한 비밀이 숨어 있다. 명대논문집에 실은 국역문3)의 각주에서, 체질 사이의 상관성과 유사성을 설명4)하였다. 그런데 이 내용은 1차 논문의 내장구조에서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수용하지 않고서는 이해하기가 곤란하다. 1973년의 어느 날 권도원 선생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내장구조가 변화했지만, 변한 내장구조를 2차 논문에 실은 장부방 체계에는 미처 반영하지 못했던 것이다. 체질침 신경방의 선혈은 8체질의 내장구조를 고려한 것인데, 2차 논문에서 상대되는 체질의 신경방이 정반대라는 것은 내장구조가 변했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두 종류의 신경방

1992년 말에 현재 사용되는 체질침의 장부방과 신경방의 치료체계가 완성되었다(고 짐작한다). 이후에 각 체질에 각각 장방(심방/심포방)과 부방(소장방/삼초방)으로 신경방을 두 종류5)로 운용하게 되었다. 신경방에 선택된 두 수혈의 오행 속성은 네 양체질은 토()와 수()이고, 네 음체질은 금()과 목()이다. 이런 선혈 원칙은 2차 논문부터 그대로 유지되었다.

 

새로운 시도

그러다가 2006년 후반기에서 2007년 전반기에 금양체질과 목양체질의 신경방과 토음체질과 수음체질의 신경방을 바꾸어서 시도한 때가 있었다. 즉 신경방을 운용하는 오행 속성을 금양체질과 목양체질은 토와 수에서 금과 목으로, 토음체질과 수음체질은 금과 목을 토와 수로 바꾸었던 것이다. 권도원 선생이 이렇게 일정 기간 바꾸어서 운용하다가 원상태로 복귀하였다고 전하는데 그 연유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다만 해당 체질의 고단방 운용에서 무엇인가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들이 도출되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만 할 뿐이다. 권도원 선생은 체계를 만들고 수정하고 또 있던 것을 어느 순간 갑자기 없앨 수도 있었다. 선생은 체질침의 창시자이니 당연히 그런 권능을 가졌다.

 

신경방의 쓰임

현재 체질침의 체계에서 신경방의 쓰임은 2단방 정신방에서는 장염방과 결합하여 정신부방이 된다. 3단방에서는 3단에 위치하여 자화 또는 상화를 조절하는 신경방이 된다. 5단방에서는 처방의 중앙인 3단에 위치한다. 기준5단방을 난치병 치료에 운용할 때는 5단이 자체로 set이 된다. 이것을 기본방으로 하여, 임상방에서는 1단과 2단을 반복하면 7단방이 되고, 1단과 2, 4단과 5단을 함께 반복하면 9단방이 된다. 이때 처방 중에서 신경방을 반복하는 방법은 없다. 이런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만약에 9단방이라면 장부방은 8회가 시술되는 동안 신경방은 1회를 쓰는 셈인데 자극량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지난 1379에서 신경방이 우주에 충만한 생명의 근원과 연결된 처방이라고 했다. 신경방의 자극 회수보다는 처방 중에서 쓰이는 위치가 중요하다.

이강재 / 임상8체질연구회

 
각주
 

1) Dowon Kuan, 「A Study of Constitution-Acupuncture」 
   『國際鍼灸學會誌』 醫道の日本社 1966. 6. p.164 
   (8) Besides these 8 there are assistant therapies concerning both the internal and the external ignis. However, they are omitted in the present thesis.

2) Dowon Kuan, 「Studies on Constitution-Acupuncture Therapy」 
   『中央醫學』 중앙의학사 1973. 9. p.327~343

3) 權度沅, 「體質針 治療에 關한 硏究」 (國譯文) 『明大論文集』 제7집 1974. 1. p.583~625

4) “금양체질과 금음체질은 선천적으로 완전히 독립된 두 체질이며, 상관성을 비교하면 이 두 사이보다 금양체질과 토음체질이, 그리고 금음체질과 수양체질이 더 가까운 내장구조로 되어 있다.”

5) 고단방을 운용할 때 1단에 장방(K/D/F/Z)이 오면 심방과 심포방을, 1단에 부방(K'/D'/B/V)이 오면 소장방과 삼초방을 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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