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29] 한의원다운 인테리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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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29] 한의원다운 인테리어(3)
  • 승인 2005.01.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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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한의원 -

■ 아름답다는 것

한자나 한글이 비록 표의(表意)와 표음(表音)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언어는 소리와 뜻 그리고 형상을 갖추기 마련입니다.
한글에 뜻이 없을 수 없고, 한자에 소리가 없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아름답다’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형용(形容)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알이 움튼다는 ‘알움’에 대한 것으로, 내면에 지닌 그다운 바가 움터 외형으로 드러난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긴 설명을 다는 이유는, 아름다움에 대한 현재 가치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실보다는 외양을, 그것도 자꾸만 겉으로 뜨는 감각기관을 판단의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눈을 포함한 오감에 의지하는 것도 위험한 것이라 하여 경계했던 것이 옛사람들의 감각법이었는데, 지금은 수많은 것이 착종된 상태로 우리의 눈과 코와 피부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내부 질서를 어떻게 따르고 있는가로 평가될 뿐입니다. 실용적인 한의원이라면, 적어도 건강과 생명을 생각하게 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이 필요합니다. 한의원의 조형미는 건강한 아름다움이 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것이 기존 인테리어풍에 대한 한의원다운 인테리어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아름다움은 조화

디자인프로세스를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에 남는 문제가 마감재 선택입니다. 바닥재와 벽면 그리고 천장을 어떤 소재와 방법으로 마감할 것인가의 문제는 그간의 인테리어 공정에 대한 옷을 입히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구와 소파를 포함한 비품을 배치하는 일도 어떤 소재와 색감으로 하는가에 따라 전체적인 어울림이 좌우되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한의원의 제 1 조건은 내외의 조화입니다. 진료전략이나 CI 및 디자인 컨셉에 따라 내부 공간을 구조적으로 시공했다면, 그 분위기와 일치하는 소재와 색채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원주(院主)의 기운과 한의원의 진료전략 그리고 입지 성격에 맞는 이미지 작업이 중요합니다. 멋있다는 표현도 아름답다와 다르지 않습니다. 바닥과 벽면 그리고 천장을 마치 천지인(天地人)의 관계처럼 어울리게 디자인하는 것도 멋있는 일 가운데 하나가 될 것입니다.

외양이 내면의 반영이라면, 여러 색채와 모양으로 연출된 한의원은 곧 그 한의원다운 얼굴이 됩니다. 어떤 진료를 중심으로 하는지, 한의사의 기운은 어떠한지, 해당 지역의 성격은 어떠한 지에 따라 오행적인 요소로 조화시키는 방법론도 있습니다.
공간별 특색에 따라 무거움과 가벼움 아니면 정(靜)과 동(動)과 같은 분위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 분위기에 어울리는 소재와 색채 그리고 장식으로 마감하는 것으로 아름다움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 오행(五行)의 연출

마감재 소재와 색채 등을 선택할 때 적용할 전통적인 원리가 있습니다. 동양에서 사물을 분류하는 방식으로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오행이고 다른 하나는 사대(四大)입니다. 이 두 가지는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이고, 기본적으로 하나의 대상에 대한 두 가지 시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사물을 구성하는 방식에서 오행은 기본 원리로 활용되었습니다. 지금도 예외는 아닙니다. 오히려 인체의 기운을 고려한 인테리어 작업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습니다. 한의원 인테리어에서 이러한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오행을 이해하는 방식이나 정도에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진료전략이나 원주의 기운 등의 가치와 어울리게 외양으로 배치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오행에 익숙한 생활이 아닌데, 오행적인 질서를 나타낸다고 외화(外化)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오행은 다섯 가지 요소로 나뉩니다.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이렇게 다섯 가지로 분류하는 것은 물질이 지닌 운동성격에 따라 분류한 방식입니다.
모든 사물에는 오행적인 요소가 있으며 어느 것이 중심인가 하는 구성방정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인체 장부도 그 나름의 성격에 따라 오행에 각각 배속되듯이, 모든 사물들은 오행적인 성향과 기운을 지니고 있고, 그것을 외양으로 나타내는 색깔이나 형체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한 색감이나 형상의 배치가 곧 어울림의 방법론이고, 내면의 생각을 외화시키는 기제가 됩니다. (참조:고구려벽화와 단청)

■ 나아갈까 머무를까

유행하는 인테리어풍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고,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력도 있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진료전략에 맞는 이미지를 선택합니다. 치과에는 치과다운 인테리어가 있고, 산부인과라면 그다운 인테리어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격식을 따지는 양식이 반드시 편안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의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한식이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대사회 그리고 현대인의 조건에서 보면 양식 스타일과 미니멀 스타일이 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왜 그렇게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있는 인테리어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의원이기 때문에 한국적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건강한 아름다움 그리고 한의학적 원리를 반영할 수 있는 인테리어가 가장 한의원에 적합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최근 황토가 좋다하여 황토집이나 황토방 등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오행으로 보면 황토방은 토(土)에 해당하여 풀림과 퍼짐의 작용을 합니다. 몸 안에 있는 기운을 그렇게 풀어줍니다. 하지만 오래 있으면 독기만이 아니라 정기마저 빠져나가 탈진하게 됩니다.
인테리어에는 한의사나 디자이너의 생각이 배어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 시대의 상황과 사람들의 건강상태 그리고 지역이나 진료전략에 대해 궁구하는 마음이 멋있고 이상적인 한의원 공간을 연출하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집이 우리의 몸을 지켜주는 곳이라면, 인테리어는 사람의 기운을 어떻게 풀어주고, 모아주고, 내려주고, 올려줄 것인가에 대한 배치가 됩니다. 정성을 다해 쉬지 않는 가운데 아픈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지어지게 됩니다. <계속>

김 도 환
(주)아반프러스 대표
02)323-5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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