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M, 준비만큼 평가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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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M, 준비만큼 평가도 중요하다
  • 승인 2003.03.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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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동양의학자 200여명 국내한의사 8000여명 참석.”

“논문 300여편 이상 발표.”

“대통령의 환영 리셉션 참석.”

제11차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의 성과를 나태나는 표현들이다. 그러나 ICOM의 성과를 몇 가지 통계나 사례로 나타낼 수 있으랴! 겉으로 보이는 성과 못지 않게 눈으로 측량하기 어려운 성과들도 많다. ICOM행사가 끝난 지금 우리 한의계는 최대의 국제 동양의학 학술대회의 성과를 평가하고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해야 할 때다.

준비기간 2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과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규모 대회를 준비하는 기간 치고 2년은 결코 긴 시간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마냥 짧은 기간만도 아니었다. 이 기간 동안 쏟은 땀방울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대회가 커다란 대과없이 무난하게 끝난 것은 대회 집행진과 실무자들, 전문기획사, 그리고 일선 한의사들의 지지와 성원이 더없이 컸다. 관계자들의 노고와 헌신은 나흘간의 행사로 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다. 대회를 치르면서 터득한 노하우는 한의학이 살아있는 그날까지 두고두고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다. 대회가 끝난 지금 손님들은 모두 떠나고 텅빈 대회장만 남았다고 결코 슬퍼할 일은 아니다.

이번 대회는 여러 가지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양질의 논문이 많이 쏟아져 나왔던 것은 무엇보다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서양의학이 치료하지 못하는 난치성 질환에 한의학의 우수성이 인정되고 있는 추세지만 그것이 논문으로 발현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볼 때 좋은 논문의 발굴은 한의학이 세계 보편으로 발전하는 데 커다란 밑거름이 될 것이다.
국제학술대회가 그렇듯이 학술대회는 학술 그 자체로만 끝나지 않는다. 하나의 행사이기 때문에 국제학술대회는 인적 교류와 국제적 감각을 획득하는 무대이다. 굳이 중국의 사례를 들먹이지 않아도 그런 사실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

나라를 대표하여 김대중 대통령이 환영 리셉션 장에 참석하여 전세계에서 온 국제 동양의학자들을 격려한 사실은 한국이 세계동양의학의 선두주자로서 자리매김을 하는 데 기여할 것임은 물론 보건복지부 주최의 정부포럼도 전통의학국가간 유대와 협력을 공고히 하는 데 절대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대규모 국제행사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도 보이지 않는 귀중한 성과라 할 수 있다. 한의협은 여건이 허락하면 10년 내리 한국에서 개최하는 방향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에 차 있다.

몇 가지 긍정적인 평가는 매우 현상적인 평가에 불과하다. 대회의 열기 속에 묻힌 결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드러날 것이다. 지나치게 성급하게 성과를 재단할 필요는 없다.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려 작은 성과를 부풀리거나 귀중한 성과를 간과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것이다. 준비기간이 길었던 만큼 평가기간도 충분해야 하리라고 본다. 아직 한의계가 가야 할 길은 멀다. 더욱 침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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