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그림을 보자 마치 자신이 바다의 폭풍우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어떻게 이런 훌륭한 작품을 그리셨습니까?”
킹슬리의 질문에 터너가 대답했다.
“한 어부에게 폭풍우가 오면 배를 태워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날 배에 오른 저는 갑판 돛대에 제 몸을 묶어 달라고 어부에게 부탁했죠. 정말 굉장한 폭풍우였습니다. 배에서 도로 뛰어 내리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묶여 있는 상태라 그럴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이겨내면서 폭풍우를 몸으로 직접 생생하게 느꼈을 뿐만 아니라, 폭풍우가 제 몸을 감싸 안고 저 자신이 폭풍우의 일부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킹슬리는 더 이상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목숨을 걸고 예술혼을 불태운 한 화가의 눈물겨운 열정 앞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터너는 끝까지 자신의 신념대로 일을 추진했기때문에 그런 명작을 그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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